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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스터 선두 질주, 개인보다 위대한 조직력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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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터시티의 조직력은 맨체스터시티의 개인능력을 무력하게 만들었다. 사진=EPL 홈페이지


더 이상 레스터시티의 순위가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은 없을 듯싶다.

레스터시티가 6일 에티하드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5라운드 맨체스터시티와의 경기에서 3-1로 완승을 거두었다. 로베르트 후트가 세트피스 상황에서만 두 골을 몰아쳤고, 마레즈 역시 이번 라운드 최고 골로 회자될 만한 장면을 연출하면서 팀의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2위 그룹과의 격차(6점)는 더욱 벌어졌다.

이번 라운드 최고의 빅매치로 꼽힌 경기였다.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아직까지도 선두를 지키고 있는 레스터시티와 이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는 2위 맨체스터시티와의 경기였다. 전력상으로는 물론 ‘호화군단’ 맨시티가 우위에 있었지만 레스터시티가 보여주는 경기력이 워낙 뛰어났기 때문에 쉽사리 결과를 예측할 수 없었다. 이번 경기의 승자가 사실상 EPL 우승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었다.

이른 시간부터 골이 터졌다. 전반 3분 패널티박스 오른쪽 바로 바깥 부분에서 얻은 프리킥 상황에서 마레즈의 킥을 후트가 기가막힌 힐킥으로 첫 골을 뽑아냈다. 데미첼리스의 느린 판단을 노리고 후트가 순간적으로 앞으로 잘라 들어온 것이 주효했다.

첫 득점 이후에 볼 점유율은 맨시티에 내줬지만 그 누구도 레스터가 밀린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수비 상황에서 최전방의 제이미 바디와 오카자키 신지까지 3선으로 내려오면서 조직적인 수비라인을 구축했다. 그로 인해 레스터의 수비간격은 매우 촘촘했고 맨시티가 자랑하는 호화멤버들은 이를 도저히 뚫어낼 수 없었다. 앞 선에 바디와 오카자키를 제치더라도 그 뒤에는 드링크워터와 칸테가 버티고 있었다.

맨시티 선수들의 문제점도 바로 드러났다. 선수들의 활동량이 극히 적었다. 특히 이번 시즌 들어 급격히 폼이 저하된 야야 투레는 이번 경기에서도 역시 설렁설렁 뛰었다. 공격진들의 움직임이 적다 보니 패스를 줄 공간이 나오지 않는 것이 당연했다. 플레이메이커 역학을 해줘야 될 다비드 실바 역시 칸테에게 꽁꽁 묶이면서 위협적인 장면은 연출되기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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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개인기로 골을 터트린 리야드 마레즈. 사진=EPL 홈페이지


볼 점유율 29%임에도 불구하고 완벽한 전반전을 보낸 레스터는 후반에서도 역시나 최고의 모습을 선사했다. 그렇게나 많이 뛰고도 여전히 엄청난 활동량을 자랑했다. 맨시티의 양 쪽 풀백인 콜라로프와 사발레타가 사실상 윙포워드처럼 플레이했지만 레스터 역시 올브라이튼과 마레즈가 마치 풀백인 것처럼 수비를 하면서 안정적으로 막아냈다.

수비를 잘 해낸 레스터는 자신의 장기를 다시 한 번 발휘했다. 후반 3분 역습상황에서 칸테가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면서 마레즈에게 내줬다. 패스를 받은 마레즈는 맨체스터시티의 두 센터백(오타멘디, 데미첼리스)를 현란한 개인기로 제친 후 오른발 슈팅으로 갈랐다. 바디를 주 루트로 이용하지 않았을뿐 레스터가 자랑하는 역습형태를 느낄 수 있는 모습이었다. 이어서 후트의 추가 헤딩골까지 나오면서 이른 시간에 이미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맨시티는 이헤나초와 페르난두를 동시에 투입하면서 4-4-2형태로 포메이션을 변경했지만 크게 달라진 점은 없었다. 케빈 데 브라이너와 헤수스 나바스의 부상공백이 크게 느껴졌다. 실바와 데 브라이너의 공존이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는 평이 많았지만 이날 같은 경기에서는 실바에게 많은 압박이 가해졌기 때문에 두 명의 플레이메이커를 두는 것이 더욱 효율적이었을 것이다. 스털링 역시 컨디션이 좋지 않았지만 그 자리를 대체해줄 나바스의 부상으로 인해 풀타임을 뛰어야 했다. 아구에로가 후반 막판에 만회골을 넣었지만 위안을 삼기에는 부족했다.

막판에 집중력을 조금 잃었지만 레스터 입장에서는 기분 좋은 승리가 아닐 수 없다. 그동안 바디-마레즈의 팀이라는 인식을 완전히 불식시켰다. 칸테와 드링크의 홀딩조합은 맨시티를 완전히 압도했고 오카자키 역시 엄청난 활동량으로 자신의 진가를 충분히 발휘했다. 아스날과의 격돌이 바로 이어지지만 리버풀, 맨시티를 연달아 넘으면서 충분히 아스날과의 대결에서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논란의 여지가 많았던 레스터의 리그 우승도 점차 현실화가 될 분위기다. [헤럴드스포츠=임재원 기자 @jaewon7280]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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