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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병두의 해축야화] 축구의 라이벌전: 올드펌더비, 수페르클라시코, 슈퍼매치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박병두 기자] 축구계에는 많은 라이벌이 존재한다. 특히 구단 간의 라이벌 관계는 많은 스토리를 낳는다. 레알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엘클라시코, 리버풀과 맨체터유나이티드의 노스웨스트더비 등 축구팬들이라면 누구나 열광할만한 라이벌 매치가 존재한다. 역사적 배경이 얽히며 축구 이상의 무언가가 존재하는 라이벌 매치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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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과 종교 갈등의 산물 올드펌더비. [사진=셀틱 페이스북]


올드펌더비(셀틱 vs 레인저스)
올드펌더비는 스코틀랜드를 대표하는 셀틱과 레인저스의 맞대결을 칭한다. 셀틱과 레인저스는 각각 47회와 54회로 가장 많은 리그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스코티시 프리미어리그를 양분하는 팀들이다. 두 팀 모두 글래스고에 연고를 두고 있어 글래스고더비라고 불리는 경우도 간혹 있지만 올드펌더비가 더 널리 쓰인다. 레인저스가 2012년 파산하며 4부리그로 강등된 이후로는 올드펌더비가 펼쳐지지 않았다. 지난 시즌 FA컵에서 맞대결이 성사되긴 했으나 리그에서는 만날 수 없었다. 올 시즌 레인저스가 승격했기 때문에 최소 3차례 이상의 올드펌더비가 예정되어 있는 상태다.

셀틱과 레인저스의 올드펌더비는 인종과 종교의 갈등이 축구로 이어져 생긴 라이벌전이다. 셀틱과 레인저스는 각각 구교와 신교를 대변한다. 셀틱은 카톨릭 신자인 아일랜드 이주민들이 만든 구단이다. 셀틱의 팀명은 아일랜드인의 조상인 켈트족에서 따왔고, 유니폼의 흰색과 초록색 줄무늬는 아일랜드 국기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되었다. 레인저스는 개신교를 믿는 스코틀랜드인들의 팀이다. 레인저스는 1989년 스트라이커 모리스 존스톤을 영입하기 전까지는 카톨릭 신자인 선수를 영입하지 않았을 정도로 보수적인 정책을 펴기도 했다.

초창기의 올드펌더비에서는 큰 갈등이 없었다. 그러나 1차 세계대전 이후 북아일랜드에서 글래스고로 이주한 신교도 근로자들이 생겨나며 격렬한 더비로 변모했다. 셀틱의 골키퍼로 활약했던 아르투로 보루치가 올드펌더비 시작 전에 성호를 긋는 의식을 하자 성난 레인저스의 팬들이 폭동을 일으켜 경기 시작이 지연되는 사태도 발생했다. 역대전적은 159승 97무 145패로 레인저스가 앞서있는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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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에노스아이레스의 패권을 놓고 다투는 수페르클라시코. [사진=리버플레이트 홈페이지]


수페르클라시코(보카주니어스 vs 리버플레이트)
아르헨티나 축구팬들의 73%는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연고로 하는 보카주니어스와 리버플레이트의 팬이다. 많은 팬들을 보유한 팀들답게 맞대결 역시 매우 치열하다. 2004년 영국의 한 언론은 수페르클라시코를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50가지 스포츠 이벤트’ 중 첫 번째로 꼽으며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더비가 있는 날이면 올드펌은 초등학교 공차기가 된 것처럼 보인다’고 표현했다.

전통적으로 보카주니어스는 노동자계층이 지지하는 클럽이었고, 리버플레이트는 중산층의 팬을 보유한 팀이었다. 수페르클라시코가 펼쳐지는 날 보카주니어스의 팬들은 리버플레이트의 팬들을 가시나스(gallinas, 닭들)라고 조롱한다. 리버플레이트의 팬들은 보카주니어스의 팬들을 로스 푸에르코스(los puercos, 돼지들)라고 부른다. 실제로 경기장에 닭과 돼지를 끌고 오는 팬들도 있다.

수페르클라시코는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1968년 6월 23일 리버플레이트의 홈구장 엘 모누멘탈에서 경기가 끝난 뒤 12번 출입구에서 74명의 희생자를 낸 ‘푸에르타 도세의 참극’이 발생했다. 0-0으로 경기가 끝나고, 관중석 상부에 있던 보카주니어스의 팬들이 아래로 불이 붙은 종이를 던졌다. 이를 피하려던 관중들이 12번 출입구로 몰리며 많은 희생자와 부상자가 발생했다. 아르헨티나 축구협회에 속한 68개의 구단들은 모금운동을 통해 유족들에게 성금을 전달하며 애도를 표했다. 역대전적은 122승 102무 107패로 보카주니어스가 앞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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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최고의 흥행카드 슈퍼매치. [사진=뉴시스]


슈퍼매치(수원삼성 vs FC서울)
국내 축구팬이라면 너무나 익숙한 FC서울과 수원삼성의 슈퍼매치다. FC서울의 전신인 안양LG와 수원삼성은 모기업 간의 라이벌 의식이 대단했다. 안양과 수원의 사이에 위치한 의왕시의 지지대라는 언덕 이름을 차용하여 지지대더비라 불렀다. 1999년 수원삼성 소속이었던 조광래 코치(現 대구FC 단장)가 안양LG의 감독으로 부임했다. 이에 더해 안양LG 소속이었던 서정원(現 수원삼성 감독) 선수가 유럽생활을 마치고 수원삼성에 입단하며 두 팀의 앙숙관계를 심화시켰다.

2004년 안양LG는 서울로 연고를 이전하여 FC서울을 창단했다. 수원삼성의 팬들은 연고지 이전에 강한 반발심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두 팀의 라이벌 의식은 더욱 심해졌다. 늘 뜨거운 응원전이 펼쳐지는 것은 물론이고, 폭력사태도 여러 차례 발생했다. 폭력은 잘못된 것이지만 두 팀 사이의 강한 적대감을 느낄 수 있는 사건이었다. 적대감이 너무 강해 선수간 이적도 거의 없는 상태다. 2006년과 2013년 FC서울에서 뛰던 백지훈과 이종민(광주FC)이 수원으로 이적한 것을 제외하면 다른 팀을 거치지 않고 바로 이적한 경우는 없다.

슈퍼매치는 K리그 역사상 최다 관중을 기록한 10개의 경기 중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흥행에 성공했다. 가장 최근에 펼쳐졌던 슈퍼매치 역시 약 4만 8천 명 가량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으며 역대 9위를 기록했다. 역대 전적은 32승 19무 27패로 수원삼성이 근소하게 앞서있는 상태다.

축구 라이벌전에 대해서는 ‘축덕들이 만드는 축구 팟캐스트 해축야화’를 통해 더 자세히 들을 수 있다. 해축야화는 매주 금요일에 1부가 토요일에 2부가 업로드 되며, 팟캐스트 어플 ‘팟빵’을 통해 들을 수 있다.

■축덕들이 만드는 축구 팟캐스트 해축야화 다시듣기
http://www.podbbang.com/ch/10698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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