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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축구이슈] ‘팀 성적 좌지우지’ 볼란테 전성시대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복권빈 기자] 시간이 지날수록 현대축구에서 점점 더 중요해지는 포지션이 있다. 바로 포르투갈어로 ‘볼란테’로 불리는 수비형 미드필더다. 그들은 가장 강한 압박을 받으며, 공을 차단한 후 역습이 시발점 역할을 해야 한다.

특히 지난 15일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파리생제르망(PSG)과 바르셀로나의 경기는 수비형 미드필더의 중요성을 여실히 입증했다. 언뜻 보기에는 2골을 터트리며 파리생제르망의 대승(4-0)을 이끈 앙헬 디 마리아의 활약이 돋보였다. 하지만 가장 큰 차이는 수비형 미드필더의 활약에서 발생했다. 파리생제르망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마르코 베라티는 공수 양면에서 맹활약했지만, 바르셀로나의 세르히오 부스케츠는 상대의 압박을 견뎌내지 못하면서 팀 패배의 결정적인 빌미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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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생제르망의 미드필더 마르코 베라티. [사진=AP뉴시스]


볼란테에 웃는다 - 첼시, R마드리드, 뮌헨, 유벤투스, 토트넘, 세비야


시야를 넓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유럽 각국의 2016-2017시즌을 봐도 좋은 수비형 미드필더를 가진 팀은 대부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팀은 프리미어리그의 선두 첼시다. 지난 시즌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됐던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 레스터시티의 우승을 이끌었던 은골로 캉테를 데려오면서 리그를 평정하고 있다. 캉테의 영입은 엄청난 나비효과를 불러일으켰다. 후방이 안정되면서 지난 시즌 부진했던 에당 아자르와 디에고 코스타가 완벽하게 부활했으며, 역시 부진했던 게리 케이힐과 의문을 가지게 만들었던 다비드 루이스까지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레알마드리드 역시 수비형 미드필더 카세미루의 존재가 현재 라리가 1위를 달리고 있는 원동력이다. 이미 지난 시즌 지네딘 지단 감독 부임 직후 카세미루가 출전한 20경기에서는 18승 1무 1패로 90% 이상의 승률을 기록했고, 이는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훌륭한 수비형 미드필더 한 명이 팀 성적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제대로 보여주는 사례다.

이외에도 분데스리가 1위 바이에른뮌헨과 라리가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세비야, 프리미어리그의 토트넘, 세리에A의 선두 유벤투스 등이 훌륭한 수비형 미드필더를 보유하면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먼저 바이에른뮌헨은 여전히 건재한 사비 알론소와 아르투로 비달 등 월드클래스 수비형 미드필더를 여럿 두고 있다. 세비야의 돌풍에는 수비형 미드필더 스티븐 은존지의 활약이 독보적이다. 이번 시즌 라리가에서 가장 많은 패스를 성공하며 기량을 만개하고 있는 은존지는 최근 라리가 1월 선수로 선정됐다. 토트넘 역시 올 시즌 상승세의 결정적인 이유는 수비형 미드필더 빅토르 완야마 때문이다. 클라우디오 마르키시오와 사미 케디라라는 걸출한 수비형 미드필더를 보유한 유벤투스도 독보적인 리그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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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퇴장으로 팀에 어려움을 주고 있는 아스날의 그라니트 샤카. [사진=AP뉴시스]


볼란테 없어 불안하다 - 아스날, 바르셀로나, 레스터시티


반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두고 있는 팀들은 대부분 수비형 미드필더의 무게감이 떨어진다. 리그에서의 부진과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대패로 궁지에 몰린 아스날이 대표적다. 지난 시즌 주전으로 떠오른 프란시스 코클랭은 준수한 실력을 가졌지만 빅클럽에서 뛰기에는 ‘2%’ 부족한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또한 이번 시즌 야심차게 영입한 그라니트 샤카는 팀에 해만 끼치고 있다. 어설픈 태클로 벌써 이번 시즌 퇴장만 두 번 당했으며, 패스 능력도 기대 이하다.

불안한 수비에 항상 발목을 잡히는 리버풀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조던 헨더슨은 훌륭한 패스능력을 갖췄지만, 수비 능력이 떨어진다. 바르셀로나도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부스케츠의 기량 하락과 함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결정적으로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팀은 레스터시티는 주요선수를 붙잡았지만 캉테를 잃은 것 때문에 강등권으로 추락했다.

훌륭한 수비형 미드필더를 보유한 팀은 어떤 팀이라도 꺾을 수 있는 자신감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어느 팀에게도 패할 수 있다. 최근 수비형 미드필더의 가치가 부각되면서 그들은 팀의 조력자가 아닌 중심이 되어가고 있다. 앞으로도 축구는 더욱 빨라지고 복잡해질 가능성이 크기에 수비형 미드필더는 지금보다도 더 중요해질 것이다. 수비형 미드필더가 발롱도르를 받을 날도 멀지 않은 듯싶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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