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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복싱] 편파해설 논란 황현철 SBS 해설위원, '복싱에 대한 관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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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스포츠채널의 복싱해설을 맡고 있는 황현철 KBM 대표. [사진=채승훈 기자]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유태원 기자] "제이콥스의 편을 들다니요, 당치도 않은 일이죠."

황현철 SBS 복싱 해설위원은 최근 곤욕을 치렀다. 지난 19일(한국시간) 챔피언 게나디 골로프킨(35 카자흐스탄)과 다니엘 제이콥스(30 미국)의 WBC-WBA 미들급(72.57kg) 통합타이틀전에서 도전자를 편드는 해설을 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 경기에서 골로프킨은 3-0 판정으로 승리, 37전 37승(33KO)을 기록했다.

황 위원은 도전자로 나선 제이콥스가 밀리는 경기를 하자 "너무 소극적으로 플레이하고 있다", "골로프킨을 몰아붙일 필요가 있다"는 언급을 했다. 경기 중반 이후부터는 제이콥스가 반격에 나서자 "제이콥스가 효과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가드를 내리고 도발하는 건 자신감을 되찾았다는 것과 같다"는 해설을 했다. 경기 후 몇몇 누리꾼이 이를 문제 삼았다. 한 누리꾼은 "유효타는 골로프킨이 훨씬 좋았고 다운까지 있었는데 어떻게 제이콥스가 더 잘했다는 듯이 해설을 하냐"며 지적했다. 누리꾼들이 이렇게 생각하는 데에는 배경이 있다.

첫 번째는 경기 전 이루어진 계체 문제다. 원래 이 경기는 IBF(국제복싱연맹) 미들급 타이틀도 걸려 있었다. IBF는 WBC(세계복싱협의회)나 WBA(세계복싱협회)와 달리 경기 당일에도 계체를 실시하는 규정이 있다(한계체중을 10파운드(약 4.5kg) 이상 초과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제이콥스는 대회 당일 계체에 응하지 않았고, IBF에서는 자연스럽게 이 경기의 인증을 취소했다. 당일 계체에 맞춰 체중을 조절한 골로프킨이 손해를 본 것이다. 이는 링 위에 선 두 선수의 체격 차이에서 드러났다.

두 번째는 골로프킨이 한국계 혼혈 선수라는 점이다. 골로프킨은 고려인 어머니와 러시아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 2004 아테네 올림픽 은메달, 세계선수권 우승 등 화려한 아마추어 경력에, 프로데뷔 후 가공한 연승행진, 그리고 기록적인 23경기 연속 KO로 역대급 선수라는 찬사를 받는 선수가 한국인의 피를 가졌다는 사실에 국내팬들은 그를 응원하는 것이다.

이런 배경 때문에 황 위원의 해설은 자칫 '편파'라는 오해를 살 수 있었던 것이다. 해설을 하다보면 양 선수의 입장에서 분석하곤 하는데, 제이콥스에 대한 긍정평가는 반발을 야기했다. 황현철 위원은 "링 위에 오른 제이콥스는 눈대중으로 봐도 80kg은 족히 돼 보였다. 체격에서 열세를 띤 골로프킨이 고전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제이콥스는 예상을 뛰어넘는 선전을 펼쳤다. 스포츠정신에 반하는 제이콥스의 꼼수가 효과를 냈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경기 중계를 하면서 12라운드 내내 이것만 지적할 수도 없다는 사실이다. 냉정하게 경기를 평가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황 위원은 "복싱이 어려운 시대인 만큼 팬들의 비판은 어떠한 것이든 겸허히 받아들인다. 한국계선수를 두고 왜 미국인인 제이콥스를 편드냐고 반문하는 것도 이해한다. 다만 객관적 입장에서 해설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은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의 복싱정보사이트 <복스렉>의 한국위원이고, 차분하고 해박한 해설로 유명한 황현철 위원은 좋던 나쁘던, 심지어 자신이 도마에 올라도 복싱이 화제가 되는 것을 나쁘지 않게 생각하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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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콥스(카모플라쥬 트렁크)가 4라운드에서 골로프킨의 오른손 펀치에 쓰러지고 있다. 19일 경기에서 골로프킨이 3-0 판정으로 승리하며 전승 행진을 이어갔다. [사진=AP 뉴시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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