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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종훈의 빌드업] (8) ‘직업이 임대생’ 안양 조석재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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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재가 보란색 유니폼을 입고 챌린지 무대로 돌아왔다. [사진=FC안양]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정종훈 기자] 프로 3년차임에도 불구하고 원소속팀에서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임대생 신분만 벌써 3년째. 전북현대에서 FC안양으로 둥지를 옮긴 ‘직업이 임대생’ 조석재(24)가 그 주인공이다.

조석재는 신갈고-건국대를 거쳐 2015시즌 전북에 입성했다. 그는 고교왕중왕전 MVP(2011) 수상, U-20 터키월드컵(2013) 출전 등 발군의 활약을 보였다. 좌우 측면과 최전방 스트라이커를 두루 볼 수 있는 자원으로 기대감을 모았다. 하지만 등록 마감을 앞둔 그해 3월 충주 험멜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오히려 조석재에게 임대는 기회였다. 프로 새내기가 K리그 클래식, 그것도 리그에서 가장 좋은 스쿼드를 보유한 전북에서 자리를 잡기란 쉽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임대는 대성공이었다. 리그 36경기 19골 5도움. K리그 챌린지 득점 부분 4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충주가 리그 최하위에 머물렀던 점을 고려하면 조석재의 활약은 더욱 값졌다. 자연스럽게 자신감이 부쩍 붙었다. 리그에서의 활약을 토대로 올림픽 대표팀까지 승선했다. 겹경사였다.

하지만 전북에서 조석재의 자리를 찾긴 힘들었다. 또 다시 임대를 떠났다. 이번에는 K리그 클래식 전남 드래곤즈였다. 팀을 다시 옮겼지만, 클래식에서 자신의 기량을 확인할 수 있음에 기뻐했다. 팀의 신뢰도 두둑했다. 주전 공격수를 의미하는 등번호 9번을 조석재에게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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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재는 지난해 전남 드래곤즈에서 9경기에 출장, 1골을 기록했다. [사진=뉴시스]


시작은 좋았다. K리그 클래식 3라운드 울산현대와의 경기에서 기회를 잡았다. 클래식 데뷔전 첫 번째 슈팅을 데뷔골까지 잇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이후에 전남이 계속된 부진으로 리그 하위권으로 추락하면서 선수기용에 다소 소극적으로 변했기 때문. 리그 중반이후부터 전남이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지만 허용준과 새로 영입된 자일 등에게 자리를 내줬다.

2016시즌은 리그 9경기 1골로 마감했다. 이에 대해 조석재는 “충주에서 잘하고 와서 자신감이 있었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내가 많이 부족했다. 남 탓을 하고 싶지 않다. 자만심에 빠졌던 것 같다”며 지난 시즌을 돌아봤다.

시즌 종료 후 조석재는 전북으로 돌아갔다. 레오나르도, 로페즈의 전력 이탈로 전북의 스쿼드가 다소 얇아졌지만 고무열, 이승기, 마졸라 등은 여전히 조석재가 넘기엔 큰 벽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시즌을 준비하는 두바이에서 근육이 찢어지는 부상으로 동계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결국 다시 눈을 돌렸다. 그러던 중 K리그 챌린지 FC안양이 조석재에게 손을 건넸다.

그렇게 2017시즌 조석재는 보라색 유니폼을 입게 됐다. 빠른 복귀를 위해 재활에 열을 올렸다. 3라운드 안산 그리너스 전에 후반 교체 투입되어 피치를 밟았다. 이어진 지난 25일 성남FC와의 4라운드도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후반 5분 안양 김종필 감독은 조석재를 투입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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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두 번째 경기인 지난 25일 성남FC 전에서 조석재는 멀티골을 작렬했다. [사진=FC안양]


절치부심했다. 조석재는 ‘원샷원킬’의 모습을 여지없이 뽐내며 본인의 존재감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단 두 번의 슈팅으로 멀티골을 작렬한 것. 그의 장점인 수비 뒷공간 침투, 골 결정력 그리고 판단력의 삼박자가 빛났다. 안양은 조석재의 멀티골을 앞세워 소중한 시즌 첫 승을 거뒀다. 김종필 감독은 조석재에 대해 “보완할 점만 보완한다면 대표팀도 갈 수 있는 선수다”라며 극찬했다.

마지막으로 조석재는 지난 시즌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더 이상 변명하고 싶지 않다. 전북에서 부족하니까 다시 챌린지로 온 것이 맞다. 토트넘의 해리 케인도 3년 동안 임대를 갔다 왔다고 하더라. 그것으로 위안을 삼고 있다. 선수라면 경기를 뛰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더 노력해서 내년에는 다시 클래식에 도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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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을 넣고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는 조석재. [사진=FC안양]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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