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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종훈의 빌드업] (17) 매탄고 우승을 이끈 두 남자, 주승진과 전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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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탄고가 2017 아디다스 K리그 주니어 전기리그 A조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최지영]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인천)=정종훈 기자] 극적인 우승이었다. 매탄고(수원삼성 U-18)가 지난 27일 오후 인천중구국민체육센터에서 펼쳐진 ‘2017 아디다스 K리그 주니어 전기리그’ A조 대건고(인천UTD U-18)과의 최종라운드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주장 전세진은 후반 35분 결승골을 터뜨렸다.

매탄고는 이날 꼭 승리가 필요했다. 승점 19점으로 리그 선두에 있었지만, 2위 대건고(승점 18점), 3위 오산고(FC서울 U-18, 승점 18점)와는 최종전 결과에 의해 순위가 뒤바뀔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오산고의 최종 라운드 상대는 약체로 꼽히는 부천FC U-18로, 매탄고와 대건고가 승부를 내지 못했을 경우 오산고가 정상에 오를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양 팀 모두 활발하게 공격을 진행했지만, 소득은 없었다. 승부는 후반 말미에야 결정됐다. 매탄고가 페널티킥보다 가까운 곳에서 얻어낸 간접프리킥을 주장 전세진이 골로 연결했다. 대건고는 마지막까지 투혼을 발휘하며 매탄고 골문을 노렸지만, 끝내 만회골을 넣지 못했다.

매탄고는 지난해 K리그 주니어 후기리그 우승을 시작으로 총 5번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5경기 연속 무패 기록과 함께 K리그 주니어 전기리그도 무패로 리그 정상에 우뚝 섰다. 그 과정에는 매탄고 주승진 감독과 주장 전세진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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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탄고 주승진 감독은 매탄고에서 벌써 우승 트로피를 6개나 들어 올렸다. [사진=정종훈]


‘우승 청부사’ 주승진 감독

주승진 감독은 지난해 매탄고 감독으로 부임했다. 부임한 첫해 매탄고를 3관왕에 올려놨다. 하지만 주 감독은 만족하지 않았다. 선수들을 더 독려했고, ‘ONE TEAM’으로 만들고자 했다.

27일 경기 후 주승진 감독은 “우승하는 과정에서 선수들이 너무 많은 희생을 치러서 미안하다. 3학년한테 미안하고, 그것을 또 참고 이겨내 준 선수들에게 너무 고맙게 생각한다. 팀이라는 것을 운영한다는 게 어렵네요(웃음)”라고 말했다.

이날 주승진 감독은 이른 시점에 교체 타이밍을 가져갔다. 전반이 끝나기도 전에 교체카드 2장을 사용했다. 주장 전세진과 1학년 이광인을 투입한 것이다. 이에 대해 주 감독은 약속된 전략이었다고 밝혔다.

“30분 단위로 빠르게 변화를 주려고 했다. 90분을 3등분으로 나눴을 때 (교체)타이밍이었다. 상대가 전반 끝나기 직전 집중력이 떨어질 때 세진이하고 광인이한테 찬스를 만들고 싶었다. 효과적이었던 것 같다.”

매탄고는 매 경기 포메이션에 많은 변화를 줬다. 지난해 전반기 왕중왕전 때부터 3백과 4백을 혼용해서 사용했다. 경기 도중에도 선수 구성원에 따라 변화를 주며 상대를 교란했다. 주 감독은 “처음에는 선수들이 힘들어했는데, 변화에 있어서 익숙해져야 한다. 축구가 많이 변화하고 있으므로 맞춰가야 하지 않나. 대신 우리 것을 버리면 안 된다. 변화가 있을 때 선수들에게 (지켜야 할)기본적인 패턴이나 밸런스들을 이야기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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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탄고 전세진(10번)이 골을 성공시킨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큰 경기에 강하다’ 주장 전세진

전세진은 올 시즌 매탄고 10번으로 주장 완장과 함께 팀을 이끌고 있다. 스스로 주장을 자처했을 정도로 의지가 강력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대표팀에 소집된 그는 정정용 18세 이하(U-18) 감독의 꾸준한 부름을 받고 있다.

지난 5월 초에도 전세진은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다녀왔다. 하지만 대표팀 소집 기간 말미에 부상을 당해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갔다. 그 과정에서 매탄고는 승점을 제대로 쌓지 못하면서 우승을 내줄 위기에 처했다.

전세진은 2주의 재활을 끝내고 대건고와의 경기를 앞두고 복귀했다. 몸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탓에 교체로 피치를 밟았다. 주 감독은 “미흡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전세진이)있는 것과 없는 것에서 무게감 차이가 나는 것 같다”며 신뢰를 보냈다.

그는 주장과 팀 에이스답게 감독의 신뢰에 결과로 보답했다. 후반 35분 간접 프리킥 상황에서 전세진은 벤치로 달려가 주 감독에게 자신이 차겠다며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결과는 대성공. 대건고 수비진이 빼곡하게 골문을 막았지만, 전세진은 침착하게 빈 곳을 향해서 슈팅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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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진은 경기 후 잘 따라준 동료들에게 고맙다고 소감을 전했다. [사진=정종훈]


경기 후 전세진은 “작년 후반기 우승을 하면서 형들과 저희의 시너지가 좋았다. 올해 3학년이 되면서 2학년들이 잘 도와주고, 3학년 들 중에는 경기를 좀 뛰지 못한 선수들도 있는데 원팀이 되어서 서로 응원해주는 마음이 컸고 힘이 나서 우승을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주승진 감독과 전세진의 인연은 고등학교 1학년을 제외하고 스승과 제자로 최근 5년을 함께 했다. 이 기간 트로피만 무려 15개를 들어 올렸다. 주 감독은 큰 경기에 늘 전세진을 내보냈고, 전세진은 그 믿음에 항상 보답했다. 그 누구보다도 둘은 서로를 잘 알고 신뢰한다.

이런 둘은 경기 전 작은 트러블이 있었다고 밝혔다. 전세진은 “제가 생각이 좀 부족했다. 오해도 있었고, 제가 어렸던 것 같다”며 “이번 계기를 통해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었고, 그런 부분에 신경을 더 쓰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종료휘슬이 울리자 전세진은 털썩 주저 앉았고, 주승진 감독은 가장 먼저 전세진에게 달려갔다. 항상 좋을 수는 없다. 소통 통한 갈등 해결로 한 층 더 가까워지고 교감할 수 있게 된다. 스승과 제자가 함께할 남은 기간은 약 6개월. 둘은 또 다른 목표를 위해 다시 뛸 준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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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승진 감독은 경기 휘슬이 울리자마자 전세진에게 달려갔다. [사진=정종훈]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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