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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태원의 KBO 핫클립] 후반기 ‘24G 19승’, 두산의 이유 있는 반전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유태원 기자] 미쳐도 단단히 미쳤다. 두산 베어스의 PS행 열차가 쾌속 질주하고 있다.

두산은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7월 18일부터 8월 13일까지 24경기에서 19승 1무 4패를 기록했다. 8할 승률(0.826)을 달성함은 물론 NC 다이노스를 밀어내고 130일 만에 2위 자리에 올랐다. 전반기 종료 때만 하더라도 두 팀 간 승차는 5경기였는데, 두산이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이를 뒤집은 것이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한 두산은 올 시즌 절대 1강이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그만큼 전력이 좋았다. 하지만 보우덴의 부상 이탈, 약화된 공격력 등이 맞물려 시즌 초반부터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그 결과 5위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예상과 달리 부진한 성적에 야구팬들은 ‘자칫 두산이 가을야구 티켓을 놓칠 수도 있겠다’는 염려를 하기도 했다.

모든 우려를 불식시킨 두산의 후반기 수직상승 요인에는 무엇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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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월간 MVP에 선정된 김재환은 후반기 가장 ‘핫’한 타자다.


■ 공격력 대폭발, 후반기 공격 지표 단연 1위

후반기 두산은 팀 타율 0.310으로 1위를 달렸다.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3할을 넘겼다(2위 KIA 타이거즈 0.296). 타점(167), 득점(173), 장타율(0.498), OPS(0.867) 모두 독보적인 1위다. 홈런도 30개의 아치를 그려내 이 부문 1위 SK 와이번스(183개)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활화산처럼 폭발한 두산 타선의 중심에는 4번타자 김재환이 있다. KBO리그 최초 13경기 연속 타점 기록을 쓴 김재환은 후반기 24경기에서 타율 0.404 9홈런 28타점을 기록했다. 시즌 30홈런으로 이 부문 1위 최정(SK 38개)과의 격차를 좁혔다. 2위 로사리오(한화 이글스 31개)와는 단 1개 차이.

같은 기간 팀 내 타율 1위(0.442)에 오른 박건우, 그리고 외국인 타자 닉 에반스(0.362), 민병헌(0.360) 등도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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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기 함덕주의 페이스는 그야말로 ‘니퍼트급’이다. 선발진의 마지막 퍼즐 조각을 맞춘 두산은 한국시리즈 3연패 도전에 탄력을 받게 됐다.


■ 난공불락 ‘요새’ 완성한 마운드

두산은 지난해 ‘판타스틱4’라 불리는 막강한 선발진(니퍼트-유희관-장원준-보우덴) 덕분에 선발 평균자책점 1위(4.11)를 차지했다. 이들은 선발 70승을 합작함과 동시에 모두 15승 이상씩 올렸다(니퍼트 22승-보우덴 18승-유희관 15승-장원준 15승). 한 팀에서 선발 15승 이상 투수 4명을 배출한 것은 두산이 KBO리그 최초다.

아쉬운 점은 불펜이었다. 지난해 불펜 평균자책점 5.08로 5위에 그쳤다. 그런데 올 시즌은 다르다. 15일 현재 두산의 선발 평균자책점(4.50)과 불펜 평균자책점(4.59)은 모두 리그 3위다. 후반기로 범위를 좁히면 선발(3.88) 2위, 불펜(3.70) 3위로 난공불락의 요새를 구축했다.

5선발 함덕주(22)는 전반기 20경기에서 3승 4패 평균자책점 4.23을 기록한 반면, 후반기에는 5경기서 패전 없이 4승을 따냈고 평균자책점도 3.08로 끌어내렸다. 두산은 판타스틱4에 함덕주가 가세하면서 선발 로테이션의 완성을 이루었다.

4월 25일 안면 골절상을 입은 이후 7월 26일에 복귀전을 치른 김명신(23)도 후반기 두산의 필승조 역할을 훌륭히 수행 중이다. 그는 후반기 12경기에 출전해 1승 2홀드 평균자책점 2.79로 훨훨 날고 있다. 시즌 초반 시속 130km 후반에 머물렀던 구속이 후반기에 140km 초반으로 좋아졌다. 또 한 명의 불펜 김강률도 후반기 1승 2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1.59로 각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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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선수단.


■ 잔여 38경기, 2위 굳히기 들어간다

106경기를 치른 두산은 정규시즌 38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1위 KIA와 6경기 차인 만큼 두산이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할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 상위권 팀들 간에는 2~3경기 차도 쉽게 따라잡지 못하기 때문이다.

현실적인 목표는 2위다. 1위 탈환도 좋지만 2위만 차지해도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기에 두산으로서는 이 자리가 탐날 수밖에 없다. 두산은 NC(3위)에 반 경기 앞서 있고, 4위 LG와는 무려 6.5경기 차다. 유일한 경쟁 상대 NC와의 다툼에서 승리해야 한다. 두 팀의 대결은 3차례만 남아 있다. 두산은 올 시즌 NC에 8승 5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더 높은 곳을 올려다보고 싶다”며 “할 수 있는 한에서 최대한 많은 승리를 챙기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두산의 쾌속 질주가 시즌 종료 때까지 이어질까.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에 불을 지핀 디펜딩챔피언의 후반기 저력 덕에 야구팬들은 즐겁다. [사진=두산베어스 공식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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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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