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축구 브랜드 엄브로는 지난 7월 21일 ‘엄브로 메두사2(Umbro Medusae 2)’를 해외에서 선보였다. 국내에는 데상트로리아를 통해 출시됐다. 작년 2월 가벼움과 터치감을 동시에 지닌 축구화로 첫 선을 보인 엄브로 메두사 시리즈는 TV를 통해 대대적인 광고를 하며 그 시작을 알렸다. 18개월 만에 출시된 두번째 모델은 기존 컨셉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소재를 대거 적용했다.

유투브에 공개된 ‘엄브로 메두사2’의 광고 영상을 보면 두 단어로 이 축구화를 소개한다. 스피드와 터치. 다양한 소재가 적용되었지만 어쨌든 가볍고 뛰어난 터치감을 위한 것이라는 얘기다. 자세히 살펴보면 갑피의 소재와 제작 장식이 상당히 업그레이드 되었다. 최근 트렌드에 맞춰 갑피에는 두 가지 소재가 적용되었다. 볼터치가 많은 발 부분에는 천연가죽이, 볼터치가 상대적으로 적은 발 중간부터 뒷부분까지는 니트소재가 적용되었다.

먼저 천연가죽이 적용된 앞 부분을 보면, 봉제선이 없는 매끈한 가죽 안으로 다이아몬드 패턴의 실루엣이 눈에 띈다. 가죽 안에 EVA소재의 폼(Foam)이 삽입된 것이다. 가죽 안쪽에 삽입된 폼은 봉제선이 없어 다소 밋밋해 보일 수 있는 가죽에 굴곡을 줘 디자인적 효과뿐만 아니라 볼터치에도 효과적인 역할을 한다. 봉제선이 없기 때문에 실밥 사이로 물이 스며들거나 이물질이 달라 붙는 것을 방지한다.


발 중간부터 뒷부분까지 적용된 니트(Knit)는 최근 가장 인기있는 소재 중 하나이다. 신축성이 있어서 설포(텅, Tongue) 없이도 발의 모양에 맞게 꽉 잡아주는 것이 장점이다. 니트 위에 방수소재가 얇게 올라가 수중전에도 문제없다. 안쪽에는 엄브로 특유의 기술인 A-frame이 적용되어 발 중간 부분을 확실히 잡아준다.

이렇게 갑피의 소재를 두 가지로 나누는 것은 축구화 디자인의 유행으로 자리잡았다. 가볍고 내구성이 좋은 합성가죽이 개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볼터치에 있어서는 천연가죽의 터치감을 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갑피의 소재를 두 가지로 나누면 디자인적으로도 다양한 변화를 줄 수 있어 많은 브랜드가 이러한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아웃솔의 경우 스피드라는 콘셉트에 맞게 기존 엄브로의 스피드 계열 축구화인 ‘벨로시타(Velocita)’에 사용하는 것을 그대로 적용했다. 페박스(Pebax) 소재를 사용해 가볍고 복원력이 뛰어나다. 일반적으로 아웃솔 개발에는 비교적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갑피보다 개발주기가 긴 편이다. 나이키나 아디다스 같이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는 브랜드는 새로운 신발이 나올 때마다 아웃솔도 변경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기존의 것을 그대로 적용하는 경우도 많다.


디자인 측면에서 보면 비스듬히 누워있는 다이아몬드 로고와 그 것보다 눈에 띄는 하키스틱 형태의 노란라인이 다소 눈에 거슬린다. 사선들과 함께 중간에 균형있게 자리잡은 로고와 그 뒤에 숨긴 에이-프레임(A-frame)의 실루엣이 조화를 이루던 첫번째 모델과는 달리 메두사 2는 그 요소들의 조화가 다소 어색함을 불러온다.

매장에서 착용해본 결과 비교적 발볼이 넓고 발등을 감싸주는 느낌이 탁월했다. 경기에 착용해보진 않았지만 상당히 기대되는 축구화임에 틀림없다. 엄브로 메두사2는 엘리트(Elite), 프리미어(Premier), 프로(Pro), 클럽(Club). 총 4등급으로 나뉘며 ‘엘리트’와 ‘프리미어’는 천연가죽이 사용되었고, ‘엘리트’는 니트소재가 발목을 감싸주는 반면, ‘프리미어’는 일반 축구화와 같이 설포가 있는 형태이다.

올시즌을 앞두고 레알마드리드에서 터키 베식타스로 이적한 페페가 이 축구화를 착용하고 있다.



■ 엄브로 메두사2의 유투브 영상



* 글쓴이 이상현은 신발 아웃솔 전문 디자이너로 활동 후, 현재 3D프린팅 맞춤인솔 전문회사인 ‘피츠인솔’에서 설계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다. 축구화에 대한 남다른 열정으로 개인블로그와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 중이다. 디자이너와 축구팬의 관점에서 축구화에 대한 다양한 스토리를 전하고 싶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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