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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구이슈] 한국 남자농구 아시아 3위의 비결

  • 2017-08-25 08:20|유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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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남자 농구 대표팀. [사진=국제농구연맹 홈페이지]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박건우 기자] 한국남자농구대표팀은 2017 FIBA 아시아컵을 3위로 마쳤다. 허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지난 21일(한국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열린 뉴질랜드와의 3-4위 결정전에서 80-71로 승리했다. FIBA 세계랭킹 30위 한국은 예선전 승리(76-75)에 이어 뉴질랜드를 연거푸 물리치는 성과를 거뒀다. 비록 뉴질랜드가 1군 전력을 가동하지는 않았지만, 한국의 상대를 압도하는 경기력은 분명 인상적이었다.

# 확 바뀐 선수 구성

이번 대회에 나선 대표팀은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동안 태극마크를 달았던 터줏대감 양동근(37), 조성민(35), 윤호영(34) 등 2년 전 2015 FIBA 아시아컵(중국 창사)에 출전했던 선수들이 대거 빠졌다. 대신 그 자리를 평균연령 26세의 젊은 선수들이 채웠다.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오세근(31), 김선형(30), 이정현(31), 박찬희(31)부터 임동섭(28), 김종규(27), 전준범(27), 허웅(25), 최준용(24), 이종현(24), 그리고 대표팀의 유일한 대학생이자 막내 양홍석(21)이 대표팀에 합류했다.

양동근처럼 팀의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베테랑은 없었지만 선수 개개인의 색깔이 팀 전체에 녹아들었다. 허재 감독은 이들이 최대한 자유롭게 자신의 농구를 할 수 있게끔 묵묵히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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슛을 시도하고 있는 허웅. [사진=국제농구연맹 홈페이지]


# 새로운 활을 장착한 ‘양궁 농구’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경기당 평균 25개의 3점슛을 던져 10.4개를 성공시켰다. 무려 41.7%의 높은 성공률. 이는 일본(43.2%)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기록이었다. 하지만 일본이 평균 20.2개의 3점슛을 던진 것을 감안하면 한국의 기록이 주목할 만한 것임에는 틀림없다.

한국은 통상적으로 국제대회에 나가면 골밑의 열세에 빠졌다. 이 열세를 외곽에서 만회하려는 대표팀의 모습은 ‘양궁 농구’라 칭해졌다. 물론 3점슛에만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부정적 의미도 포함이다. 하지만 이번 대표팀의 ‘양궁 농구’는 달랐다. 빠른 공수 전환과 3점 능력을 동시에 극대화했다. 외곽에서 폭탄 돌리기를 하다가 3점슛을 시도하는 단순한 농구에서 벗어난 것이다. 공수 전환을 빠르게 해 흐름을 주도하고 의도한 대로 공간을 창출해 슛을 던졌다. 슛만 잘한 게 아니라 공간을 창출하기 위해 무수히 많은 움직임을 가져갔다는 뜻이다.

실제로 빅맨의 스크린과 가드들과의 투맨게임이 그 움직임에 큰 역할을 했다. 오세근의 포스트업을 통한 골밑 공략, 김종규와 가드의 투맨게임, 그리고 김선형의 스피드를 통한 돌파까지 공격 루트가 다양했다. 더 이상 예전의 농구가 아닌, 새로운 활을 장착한 대표팀의 ‘양궁 농구’를 완성시켰다.

3-4위 결정전에서 3점슛 5개 포함 20득점을 올린 허웅은 이번 대회 경기당 2.3개의 3점슛을 넣으며 47.1%의 적중률을 보였다. 이란과의 준결승전에서 1쿼터 끌려가던 팀의 분위기를 반전시킨 전준범도 경기당 2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며 성공률 46.7%를 기록했다. 바로 앞에 선수를 두고 올라가고, 기회가 나면 얼리 오펜스로 3점슛을 시도하는 전준범의 강한 멘탈을 엿볼 수 있었다. 돌파 장인 김선형도 경기당 평균 1.3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며 성공률 60%를 마크했다. 이처럼 모든 선수들이 골고루 폭발했기에 ‘양궁 농구’가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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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베스트5' 오세근. [사진=국제농구연맹 홈페이지]


# 빅맨들의 맹활약

오세근(200cm)의 중거리슛은 대표팀에게 다양한 공격 옵션을 허락했다. 오세근은 경기당 11개의 2점슛을 시도하여 62.3%의 성공률을 기록했다. 오세근은 경기당 16점, 5.7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대회 ‘베스트 5’에 이름을 올렸다. 발이 느린 하다디와 같은 빅맨을 상대로 큰 효과를 보았다. 여기에 이승현(197cm)도 경기당 1개의 3점슛을 성공시켰다. 상대팀 입장에서는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빅맨의 외곽슛 능력은 상대 수비를 외곽으로 끌어내 가드들이 쉽게 돌파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같은 ‘스페이싱’이 이루어졌기에 김선형, 이정현, 박찬희의 적극적인 돌파가 가능했던 것이다.

최준용(200cm)은 이번 대회 한국이 거둬들인 최고의 수확이다. 그는 리딩 능력과 함께 리바운드까지 해냈다. 하프코트까지 공을 운반하며 가드들의 체력 안배에 힘썼고, 탑에서 공을 돌리며 박찬희(5.0개), 김선형(4.6개)에 이어 팀 내 3번째로 많은 경기당 3.7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리바운드도 오세근(5.7개)에 이어 가장 많은 3.6개를 기록했다. 공격과 수비에서 다양한 역할을 소화한 결과이다.

김종규(206cm)는 빅맨임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스피드와 움직임으로 2대2 공격을 주도했다. 상대팀에서 어떤 가드가 나오든 자신의 플레이를 했다. 박찬희, 김선형, 이정현 모두와 호흡이 잘 맞았다. 특히 필리핀 전에서 스크린 이후 박찬희와의 앨리웁 플레이는 ‘2017 FIBA 아시아컵 BEST PLAY TOP10’ 에도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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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크슛을 성공하고 있는 김종규. [사진=국제농구연맹 홈페이지]


# 성공에 도취하긴 이르다

앞서 언급했듯 한국남자농구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통해 세대교체에 성공했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이란을 꺾고 우승한 이후 3년이나 걸렸다. 물론 이번 대회에서는 우리가 2014년 승리했던 이란에게 4강에서 무릎을 꿇었다. 이타적인 플레이를 기반으로 1쿼터 기울어졌던 전세를 뒤집으며 역전까지 성공했으나 역부족이었다. 로테이션 수비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 외곽포를 많이 얻어맞았다. 외곽 수비에 부족함이 있었던 것을 부정할 수 없다. 오프더볼 상황에서 토킹이 되어야 로테이션을 갈 수 있는데, 이 점이 잘 안 됐다. 한국 남자농구는 오는11월 FIBA 월드컵 예선에서 뉴질랜드와 첫 경기를 치른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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