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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구이슈] 관심 높아진 얼리 엔트리, 역대 얼리 엔트리는?

  • 2017-09-07 00:03|유병철 기자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배성문 기자] 얼리 엔트리(Early Entry)에 대한 관심이 다시 한 번 높아지고 있다.

대학생활을 모두 마치기 전 일찍 프로무대로 간다는 의미의 ‘얼리 엔트리’. 지난 4일 한양대의 에이스 가드 유현준(20)이 얼리 엔트리로 프로무대 진출 의사를 밝혔다. 올해 드래프트는 ‘황금 세대’로 불렸던 지난해 드래프트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허훈 드래프트’라고 불릴 정도로 허훈(22 연세대) 외에는 크게 두각을 드러내는 졸업반이 없다. 하지만 제물포고 시절부터 각급 대표팀을 거쳤고, 지난해 대학농구리그 신인상을 거머쥐며 ‘제2의 김승현’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유현준이 얼리 엔트리로 드래프트에 참가하며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에 역대 프로농구연맹(KBL) 얼리 엔트리 선수를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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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전설' 주희정. [사진=KBL]

■ 얼리의 전설(?) 주희정

엄밀히 따진다면 주희정(41 은퇴)은 얼리 엔트리는 아니다. 프로 초창기 얼리 엔트리에 대한 KBL의 규정은 ‘대학 3학년 과정을 수료한 자’였다(이후 개정으로 학년 제한이 없어졌고, 고졸도 가능해졌다). 이 때문에 주희정은 프로원년인 97년 고려대 2학년을 중퇴하고 수련선수(연습생) 신분으로 원주 나래(현 동부)에 입단했다. 현재의 규정으로 따진다면 주희정은 ‘얼리 엔트리의 조상’인 셈이다.

그는 연습생으로 프로생활을 시작했지만 데뷔 시즌 신인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이후 삼성으로 트레이드되어 챔피언 자리에 올랐고, 파이널 MVP까지 차지했다. 08-09시즌에는 KBL 최초로 플레이오프 탈락팀에서 정규리그 MVP를 받는 활약까지도 펼쳤다. 주희정은 지난 시즌까지 꼬박 20시즌을 현역으로 뛰며 출장 경기(1,029경기), 어시스트(5,381개), 스틸(1,505개) 등 3개 부문에서 불멸의 1위 기록을 세웠다는 것은 농구팬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주희정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20년 프로생활을 마감한 뒤 코치 연수를 떠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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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SK에서 부진했던 이정석. 올시즌 모비스에서 부활을 노리고 있다. [사진=KBL]


■ ‘삼성 3가드 시스템의 중심’ 이정석

이정석(36 모비스)도 얼리 엔트리 출신이다. 연세대 3학년을 마치고 안양 KT&G(현 KGC)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입성했다. 양동근(37 모비스)에 이어 2순위로 데뷔한 그는 안정적인 경기 운영과 준수한 외곽포로 팀을 이끌었다. 데뷔 시즌 정규리그 막바지에 단테 존스라는 특급 용병을 만나며 KT&G를 6강 플레이오프 막차에 올려놓는 데에도 크게 기여했다.

이정석은 이후 주희정과 맞트레이드로 서울 삼성의 유니폼을 입게 된다. 당시 삼성은 서장훈(43 은퇴), 강혁(41 은퇴), 이규섭(40 은퇴) 등 탄탄한 국내선수 라인업에, 올루미데 오예데지와 네이트 존슨이라는 걸출한 외국선수들과 계약하며 탄탄한 선수단을 구성했다. 이정석은 강혁과 함께 당시 삼성의 백코트진을 책임지며 안준호 감독의 총애를 받았다. 트레이드 첫 시즌부터 팀의 주축으로 활약한 이정석은 정규리그 2위와 챔프전 우승에 크게 기여했고, 차기 시즌에는 새로 합류한 이시준(은퇴) 등과 안준호 감독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3가드 시스템의 선봉으로 나서며 삼성에 ‘가드 왕국’이라는 수식어를 만들게 했다.

삼성에서만 내리 10시즌을 뛴 뒤 SK로 둥지를 옮긴 이정석은 김선형(29 SK)에게 밀려 출전 기회를 잃었다. 하지만 올시즌 모비스로 다시 팀을 옮기며 드래프트 동기이자 고교 선배인 양동근의 조력자로 코트를 누빌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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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의 희망이자 고졸 신화를 쓰고 있는 송교창. [사진=KBL]


■ 허웅, 정효근 등도 얼리 출신… 고교생 송교창까지

최근엔 허웅(24 상무), 정효근(24 전자랜드) 등이 얼리 엔트리 출신으로 KBL 무대를 누비고 있다. 허웅과 정효근은 대학 3학년 시절인 2014년 드래프트에 참가했다. 당시 분위기는 ‘이승현 드래프트’로 이승현이 강력한 1순위 후보였고 이후로는 김준일 이외에 대어급 선수가 없었다. 이에 정효근은 3순위로 전자랜드에, 허웅은 5순위로 동부에 둥지를 틀었다. 대어급이 부족한 틈을 타 졸업반 선배들보다 좋은 결과로 프로진출을 한 것이다. 이 둘은 대학 동기들보다 1년 일찍 프로에 안착하며 많은 시행착오를 겪기도 하고, 기회도 잡았다. 그 결과 현재는 각자의 팀에서 주축으로 자리 잡고 있고, 국가대표팀의 부름도 꾸준히 받고 있다. 특히 허웅은 지난 아시아컵에서 조커 역할까지 톡톡히 해내며 군 제대 후의 활약도 기대케 하고 있다.

송교창(21 KCC)의 경우는 더 특별하다. 삼일상고 졸업반에 재학 중일 때 얼리 엔트리로 KBL에 지원했다. 대학생활 중에 얼리 엔트리로 프로에 오는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고등학교 졸업반의 지원은 처음이었다. 고교시절 이미 ‘초고교급’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그지만, 그의 드래프트 지명을 밝게만 볼 수는 없었다. 하지만 송교창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3순위라는 높은 지명 순위로 KCC에 입단했다. 프로 첫 해 초반에는 주로 D리그에서 경험을 쌓았고, 정규리그 후반부터 1군 경기에 간간히 식스맨으로 나섰다. 지난 시즌에는 팀 주축들이 대거 부상으로 빠지며 기회가 왔고, 송교창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출전시간은 3배 이상 높아졌고, 개인 기록 역시 모든 수치가 상승했다. 지난 시즌 팀은 정규리그 꼴찌에 머물렀지만, 송교창 개인은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여주며 기량발전상을 수상했다.

미국프로농구(NBA)에서는 얼리 엔트리가 보편적이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케빈 가넷, 코비 브라이언트 등과 현 세대의 ‘킹’으로 불리는 르브론 제임스는 아예 대학 입학조차 하지 않고 고교만 졸업하고도 프로무대를 호령했다. 이후 고졸선수의 프로직행이 막혔지만 여전히 NBA는 대학 1학년을 마친 뒤 얼리 엔트리가 유행이다. KBL도 이처럼 출중한 기량과 스타성 있는 선수들은 대학에서 기량 정체를 겪는 것보다 빠른 프로행이 더 좋을 수 있다. 물론 해당 대학팀에는 타격이 크겠지만, 새로운 선수를 발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앞으로도 얼리 엔트리를 적절히 활용한다면 프로와 대학에 모두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수 있을 것이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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