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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한동해오픈 4R 프리뷰] 장타자 그린, 그리고 추격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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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빙데이에 공동 4위이던 그린이 한 타 선두에 올랐고, 공동 2위가 4명이 됐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인천)=남화영 기자] 일주일전 한 라운드 12언더파 60타를 친 이승택(22)과 지난 8월말 DBG그룹 대구경북오픈에서 첫승을 한 서형석(20)이 한국남자프로골프(KPGA)투어 제33회 신한동해오픈(총상금 12억원) 우승을 다짐했다.

16일 인천 서구 베어즈베스트청라골프클럽 USA-오스트랄아시아 코스(파71 6953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는 스팀프미터로 4m에 육박하는 빠른 그린스피드에 아침부터 종일 바닷바람까지 세 개 불면서 요란한 순위 변동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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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5 2번 홀을 아이언으로 공략하는 장타자 가빈 그린. [사진=KPGA]


선두는 4위로 출발한 말레이시아의 젊은 장타자 가빈 그린(23)이다. 그린은 315야드를 넘나드는 장타를 휘두르며 파5 세 개홀에서 모두 버디를 잡는 등 장타를 활용한 전략으로 선두에 올랐다. 버디 5개에 보기 4개로 1언더파 70타를 치면서 중간합계 8언더파 205타로 리더보드 최상단에 올랐다.

그린은 “바람이 많이 불고 그린도 더 빨라진 상황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잘 풀어낸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마지막날 전략은 3라운드와 똑같다고 공언했다. 그린은 올해 아시안투어 10개 대회에 출전해 대만과 인도에서 2번이나 2위를 차지하면서 아시안투어 상금 랭킹 5위에 올라 있다.

체면을 구긴 챔피언조 3명
한 타차 선두로 출발했던 챔피언조 세 명은 모두 오버파를 치며 체면을 완전히 구겼다. 강경남(34)은 배상문(31)의 공을 물에 빠뜨려 컷오프로 이끈 12번 홀(파3 174야드)에서 트리플 보기를 적었고, 김준성도 더블보기를 적어냈다. 강경남은 전날보다 2타를 잃어 공동 6위(6언더 207타)로 내려앉았고, 김준성은 4타를 까먹고 12위(4언더파 209타)까지 추락했다. ‘승부사’란 별명으로 올해 사천 서경타니에서 통산 10승을 올렸던 강경남은 이날 늦게까지 코스에 남아 눈에 불을 켜고 연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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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곰 이승택이 1타를 잃었으나 한 타차 2위로 우승을 노린다. [사진=KPGA]


투어 3년차에, 나이도 가장 어리지만 ‘불곰’이라 불리는 이승택이 그나마 한 타 잃는 데 그쳤다. 이승택은 버디 3개에 보기 2개 더블보기 한 개를 묶어 1오버파 72타를 쳤다. 중간합계 7언더파 206타로 서형석, 자린 토드(미국), 김기환(26)과 함께 한 타 차 공동 2위다.

프레스룸에 와서는 “오늘 내가 잘못한 것이 4가지가 있다. 오늘 철저히 반성하고 내일 확실히 바로잡겠다. 마지막 날에는 빨간 옷 입고 나오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빨간 옷은 그에게는 지난주처럼 최저언더파 60타로 불사르겠다는 각오다.

첫 우승한 보답으로 스승 모중경(44)에게 외제차를 선물해준 ‘착하고 멋진 학생’ 서형석(20)은 버디 7개에 보기 1개를 묶어 6언더파 65타를 쳤다. 대회 전에 담에 걸려 첫날 3오버파 74타를 치면서 컷오프르 걱정했던 서형석은 이튿날 4언더파 67타를 공동 27위까지 순위를 올린 뒤에 무빙데이에서 데일리베스트를 쳤다.

파5 2번 홀에서 버디를 잡은 이래 5홀 연속 버디를 잡았다. 후반 들어 11,12번 홀에서도 버디를 잡았다. 18번 홀 스리퍼트로 보기를 적어낸 게 옥의 티였다. 보컬 트레이닝을 받으면서 목소리도 우렁차고 늠름해진 서형석은 “이전까지는 시드를 지키는 데 급급해 마음이 바빴다”면서 “우승하고 나서 2년 시드를 받아 부담이 없어 샷이 잘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우승하면 누구에게 선물하겠느냐고 물었더니 “우승하면 이젠 내 차를 사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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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빙데이에 데일리베스트를 친 서형석.


대기선수가 16위에 오르다
무빙데이에 가장 주목받은 선수는 대기선수로 기다리다가 S.S.P초라시아(인도)가 늦잠을 자면서 실격당하는 바람에 대체 선수로 뛰게된 김찬우(18)의 약진이었다. 지난 이틀간 연속 1언더파 70타를 치면서 2언더파 140타 공동 22위로 본선을 통과한 김찬우는 이날 버디 4개에 보기 3개로 1언더파 70타를 쳤다. 중간합계 3언더파 210타로 공동 16위다.

올해 아시안투어 퀄리파잉스쿨에 통과해 아시안투어를 뛰고 있던 김찬우는 1라운드에 배상문 경기를 따라가려다가 급한 전화를 받고 출전했다. 아버지를 캐디로 하고 경기에 임했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가라고 주문했다. 평소 300~315야드를 날리는 긴 비거리를 이용해 코스를 공략해나갔다. 아이러니컬하게 그가 보고 배우려던 배상문은 7오버파로 컷을 통과하지 못했다.

여기에는 캐디를 본 아버지의 응원이 절대적이었다고 털어놨다. “아버지가 ‘너는 지금 세계적인 선수들 사이에서 경기하고 있다’고 말해주어서 힘을 얻어 잘 칠 수 있었다.” 7살에 아버지를 따라간 연습장에서 골프를 처음 접했다는 그는 11년만에 아버지와 함께 최종 라운드를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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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 선수 1번 김찬우가 16위로 마지막 라운드를 시작한다.


일주일 전 72홀 코리안투어 최저타 기록(28언더파)을 친 장이근(24)은 공동 20위(2언더파 211타)에서 세계 최장타자이자 현재 일본남자프로골프(JGTO) 상금왕에 올라 있는 김찬(미국)과 동타를 이뤘다.

알 수 없는 게 골프다. 어제 잘 쳤다가 오늘 못쳤으나 내일 알 수 없는 게 이 스포츠 종목의 오묘한 매력이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한 가지는 확실하다. 마지막날에 거침없이 빛나는 한 사람은 분명히 있다. 샷을 하면서 상대방은 신경쓰지 않고 자신만의 무아지경에 빠져서 코스라는 마방진 속을 거침없이 뚫고 나가는 선수가 챔피언 트로피를 차지한다. 33년에 이른 신한동해오픈의 우승자들은 대체로 그렇게 조각되어졌던 것 같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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