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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싱] 골로프킨 ‘무승부로 쓰고, 이겼다고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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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로프킨(왼쪽)이 알바레즈를 향해 펀치를 날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유병철 기자] 게나디 골로프킨(35)에게는 프로 첫 무승부였다. 90%가 넘는 KO율에, 전승 복서였기에 아쉬움이 많은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의외의 소득이 있었다. 원정이나 다름없는 절대 불리의 여건에서 타이틀과 무패기록을 이어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매너’에 관련해 팬들로부터 더 많은 점수를 얻었다.

골로프킨은 17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의 T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사울 카넬로 알바레즈(27 멕시코)와의 세계복싱평의회(WBC) 세계복싱협회(WBA) 국제복싱연맹(IBF) 국제복싱기구(IBO) 4대 기구 미들급(72.57㎏) 통합 타이틀전에서 12라운드 공방 끝에 무승부를 기록했다. 판정 결과는 1-1(110-118, 115-113, 114-114). 무승부로 타이틀을 지켰다.

경기 내용상 골로프킨이 최소한 대등하거나, 보다 공격적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승부는 아쉬운 결과라 할 수 있다. 특히 총점에서는 알바레즈가 더 많은 점수를 얻었다는 점에서 편파판정론이 제기됐다.

전체적으로는 백중세였다. 하지만 골로프킨은 시종일관 전진 스텝을 밟으며 상대를 압박했고, 인파이터로 소문난 알바레즈는 예상외로 주로 아웃복싱을 하면서 반격을 노렸다. 1라운드 탐색전에 이어 경기 초반은 골로프킨의 우세. 알바레즈의 반격이 시원찮은 반면 골로프킨의 강력한 잽과 파워펀치가 시간이 갈수록 적중률이 높아졌다. 알바레즈는 로프에 기대는 등 소극적인 자세를 많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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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기는 여러 면에서 챔피언 골로프킨이 푸대접을 받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SBS TV의 중계화면.


후반 들어 알바레즈는 판정불리를 의식했는지, 특유의 빠른 콤비네이션으로 적극적인 반격을 펼쳤다. 골로프킨의 보디와 안면에 유효타가 간간히 적중했다. 문제는 알바레즈도 그렇지만 원래 두 체급 위인 골로프킨의 내구력이 워낙 좋았다는 점. 두 선수는 상대펀치로 이렇다 할 위기상황을 맞지 않았다.

이날 경기를 생중계한 SBS TV의 황현철 복싱해설위원은 “골로프킨이 한국계인 까닭에 국내에서는 편파판정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냉정하게 무승부라고 해도 할 말이 없는 경기다. 전체적으로 골로프킨이 점수를 많이 벌어놨으나 막판 많이 까먹었다. 공격 패턴이 단조로웠던 것이 많이 아쉽다. 특히 11, 12라운드에서 알바레즈의 펀치가 많아진 것 때문에 무승부를 피하긴 어려웠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경기 외적인 뒷얘기도 많았다. 프로복싱 행사에서는 뭐든 주인공인 챔피언이 나중에 하는 것이 관례다. 하지만 전날 계체부터 시작해 이날 식전행사의 입장, 국가 연주 등 모든 것에서 알바레즈 중심이었다. 챔피언 골로프킨이 먼저 링 위에 올라와 알바레즈를 맡는 모양이었다. 주최 측도 미안했는지 선수소개만 골로프킨을 나중에 했다. 이러니 판정에서 불이익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경기 라스베이거스 도박사들의 승리예상도 1.8배로 골로프킨이 높았다.

어쨌든 골로프킨은 불리한 여건을 딛고 무패행진 및 챔피언 벨트를 유지하게 됐다. 특히 경기 후 인터뷰에서 알바레즈가 “내가 이긴 경기”라고 말한 반면, 골로프킨은 “오늘 드라마를 선보이고 싶었는데…”라며 말끝을 흐리면서 “무승부지만 나는 여전히 챔피언”이라고 점잖게 응수했다. 알바레즈의 팬이 압도적으로 많은 경기장에서 골로프킨의 발언 때 더 많은 박수가 쏟아졌다. 두 선수는 리턴매치에 동의하기도 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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