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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프상식 백과사전 78] 한국서 3개 대회 여는 아시안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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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시 버락 아시안투어 CEO가 허광수 KGA회장과 올초 만남을 갖고 사진 촬영을 했다. [사진=조시 버락 페이스북]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아시아의 프로 선수들 중심의 골프단체인 아시안투어가 내년부터 한국에서 3개 대회를 공동 주관한다. 내셔널타이틀인 코오롱한국오픈을 시작으로 메이저 대회인 GS칼텍스매경오픈, 신한동해오픈이다.

신한동해오픈은 지난해부터 13년만에 아시안투어와 한국남자프로골프(KPGA)가 공동 주관하고 있다. 중국골프협회(CGA)와 함께 만든 원아시아투어와 2009년부터 9년간 밀월관계를 유지하던 대한골프협회(KGA)는 최근 아시안투어로 파트너를 바꾸면서 두 개의 대회를 공동 주관하기로 했다.

사드 배치로 인해 촉발된 중국과의 풀기 힘든 정치 역학이 스포츠 분야까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아시안투어 소속 선수들이 이들 국내 대회에 50명 이상 출전하게 된다. 동시에 아시안투어 우승자는 유럽과 미국 등의 대회 출전권을 획득하게 된다. 이에 따라 국내 선수들은 출전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 대신 대회 우승자는 해외 큰 무대로의 진출 기회가 늘어날 수 있다. 위기이자 기회인 상황이다. 이에 따라 아시안투어의 역사부터 현재의 위상까지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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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투어는 최근 내년 한국에 3개 대회를 공동 주관한다는 내용을 홈페이지에 올렸다.


55년전 아시아서키트에서 발전
아시아에서 국가간 골프 단체가 모색된 것은 5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에는 ‘아시아골프서키트’라는 명칭으로 1962년 아시아태평양골프연맹이 주축이 돼 필리핀, 홍콩, 싱가포르 3개국 순환 대회로 창설됐다. 이후 말레이시아, 일본, 태국, 타이완이 가입했고, 한국은 1970년에 인도와 함께 가입했으며 1974년 인도네시아가 추가되면서 회원국은 10개국으로 늘었다. 이후 1989년 파키스탄이 가입해 총 11개국을 순회하는 투어가 되었으며, 1993년부터는 명칭을 ‘아시안투어’로 바꾼다. 매년 2월에 시작해 4월말에 끝나던 아시안투어는 이를 통해 선수들이 더 큰 무대로 나가는 도약대 역할을 했다.

1994년 7월 아시아PGA투어가 창설되어 기존의 아시안투어는 규모가 축소되었고 1999년을 끝으로 40여 년 역사를 마감했다. 말레이시아에서 창설된 아시아PGA투어는 타이틀 스폰서로 시계 메이커인 오메가가 나서면서 ‘오메가투어’로 불렸으며, 1999년부터는 다국적 브랜드인 다비도프가 이어받아 ‘다비도프투어’로 불리기도 했다. 기존의 아시아서키트와 달리 매년 1월 시작해 12월 중순까지 20여개 대회가 아시아 각국을 순회하며 개최됐다. 하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2004년에는 조직에 큰 변화가 일어난다. 각국 골프 협회 중심 투어에서 선수 중심의 ‘아시안투어’로 재편된 것이다. 파키스탄 이후로 회원국도 브루나이, 캄보디아, 베트남을 받아들이며 총 16개국을 거느린 투어로 성장했다. 상금 규모가 2004년 설립 당시 22개 대회 1230만달러에 그치던 데서 2008년에는 27개 대회에 총상금 2400만 달러로 성장했다.

아시안투어에서 시작한 조니워커클래식, 볼보차이나오픈, BMW아시안오픈, HSBC챔피언스 등은 아시아 진출을 노리던 유러피언투어와의 공동 주관 대회로 성장했으며 총상금 100만 달러가 넘는 대회도 하나둘 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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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열이 2010년 메이뱅크말레이시아에서 우승하면서 그해 아시안투어 상금왕에 올랐다. [사진=아시안투어]


한국선수 73년부터 43년간 23승
아시안투어에서 한국 선수들은 총 23승을 쌓았다. 1973년 김승학이 필리핀오픈 우승으로 물꼬를 텄으며, 90년대 후반부터는 승전보를 자주 보내왔다. 1990년 싱가포르에서 임진한이 우승했으며, 95년엔 파키스탄마스터즈에서 권영석, 더인터내셔날에서 박남신, 96년은 휠라오픈에서 권오철, 괌오픈에서 모중경이 첫승을 올렸다. 모중경은 이 대회 우승으로 국내에서 프로 테스트를 거치지 않고 정회원이 되는 특전을 받았다.

아시안투어에서 가장 큰 활약을 보인 선수는 1996, 98년 아시안투어 상금왕에 올랐던 강욱순이다. 그는 96년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콸라룸푸르오픈에서 2승을 거두었다. 1998년 페리어홍콩오픈, 오메가PGA챔피언십에서도 2승을 올렸다. 그밖에 1999년 타이완오픈, 2001년 타일랜드마스터즈까지 아시안투어에서만 6승을 쌓았다. 90년대 후반 아시아의 최강자는 강욱순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1997년 필립모리스아시아컵에서 박노석, 마일드세븐콸라룸푸르오픈에서 위창수가 우승하면서 국내 골프의 위세가 아시아에 떨쳤다. 위창수는 이후 2001년 메이저급 대회 볼보차이나오픈과 2004년 타이완과 2006년 말레이시아에서 우승을 추가해 아시안에서 통산 4승을 올렸다. 2007년에는 청각장애라는 핸디캡을 딛고서 이승만이 방콕에어웨이스오픈에서 우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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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3번, 태국은 6번, 인도가 5번 상금왕을 차지했다. 직전 커미셔너 칠라한은 1999년 상금왕이었다.


2008년엔 모중경이 12년 만에 2승째를 거뒀다. 그해 10월 미디어차이나클래식에서 17세의 노승열이 우승했다. 2009년엔 말레이시아의 조호르오픈에서 최경주가 우승했다. 2010년에는 노승열이 아시안투어와 유러피언투어가 공동 주관한 메이뱅크말레이시안오픈에서 우승하면서 아시안투어 상금왕에 올랐다. 지난해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와 공동 주관한 SMBC싱가포르오픈에서는 송영한이 우승하면서 23승째를 달성했다.

한국 대회들은 아시안투어와 공동 주관했다. 1999년 매경오픈, 한국오픈이 합류했다. 또한 SK텔레콤오픈, 신한동해오픈도 2000년부터 공동 주관으로 열렸다. 2008년에는 아시안투어, 유러피언투어, KPGA가 공동 주관한 발렌타인챔피언십이 제주도에서 최초로 열리기도 했다.

다만 2009년부터는 중국과 호주와 연합한 원아시아투어가 발족되면서 한국 남자골프는 아시안투어와의 인연이 끊겼다. 현재 아시안투에는 13개국이 회원사로 구성되어 있다. 서쪽 끝으로는 스위스가 회원국으로 들어 있고, 마카오와 홍콩 등 중국령도 개별 회원국으로 가입되어 있다. 한국과 중국은 원아시아투어 이후로 탈퇴한 상태다. 2002년에는 헤드 오피스를 홍콩에서 말레이시아로 옮겼고, 2007년은 싱가포르 센토사로 다시 옮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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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아시안투어 공동 주관을 한 신한동해오픈이 2년 연속 아시안투어 출신 챔피언을 배출했다. [사진=kpga]


29개 대회 395억원의 상금 잔치
오늘날 아시안투어는 38개국에서 온 255명의 선수가 한 시즌 19개국 29개 대회에서 총 상금 3500만 달러(395억원)를 놓고 자웅을 겨룬다. 하지만 이중 아시안투어 단독 주관인 대회는 찾기 힘들다. 유러피언 투어와 7개, 일본JGTO 투어와 4개, 호주(APGA) 투어와 3개, 남아공 선샤인 투어와 2개를 공동 주관으로 개최한다. 상금은 공동 주최 대회의 경우 다이아몬드컵, 월드수퍼식스, 피지인터내셔널이 100만 달러(11억원)가 넘지만 자체 투어인 방글라데시오픈은 총상금이 30만 달러(3억4000만원)에 불과하다.

아시안투어에서 활동할 수 있는 투어 시드를 얻으려면 퀄리파잉스쿨에 40위 이내에 들면 된다. 준회원 테스트를 거치는 등 꽤나 복잡한 한국보다는 진입장벽이 낮다. 또한 2010년 설립된 2부 리그 아시안디벨로프먼트투어(ADT)에서 상금 5위 이내에 들면 시드를 얻는다. 그해 시즌 상금 60위까지는 시드를 유지한다. 2008년부터는 US오픈, 디오픈에 출전해 획득한 상금의 50%까지 순위에 반영해준다. 아시안투어 선수에게 출전권 일부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아시안투어에서 가장 많은 우승은 통산 18승을 쌓은 태국의 타이론 위라찬트다. 연중 대회를 치르는 시즌제로 확대된 1995년부터 상금왕을 가장 많이 배출한 나라는 태국(6명)이다. 그뒤를 인도가 5명으로 따르고 있으며 한국은 3번(강욱순 2번, 노승열 1번)이다.

현재 아시안투어를 대표하는 선수로는 프레지던트컵에 두 번 연속 출전하는 아니르반 라히리(인도)로 그는 유러피언투어에서 8승을 했다. 지난해 아시안투어 상금왕 장타자 스콧 헨드(호주)는 유러피언투어 2승, 통차이 자이디(태국)는 지난해 프랑스오픈을 포함해 유러피언투어 8승을 쌓았다. 최경주는 피지의 비제이 싱, 인도의 지브 밀카싱과 함께 아시안투어 명예 회원이다. 2011년에 최경주인비테이셔널을 개최하면서 아시안투어와 공동 주관으로 열기도 했다.

한국 선수들 중에 아시안투어와 인연이 있는 선수도 많다. 지난해 유러피언투어 신인왕 왕정훈이 아시안투어로 투어에 데뷔했다. 올해 코리안투어 시즌 2승을 거둔 장이근은 지난해 아시안투어 Q스쿨을 수석 통과했다. 캐나다 교포 리차드 리는 아시안투어 출전권으로 지난주 신한동해오픈에서 우승하면서 꿈에도 그리던 한국투어 5년 시드를 얻었다. 아시안투어가 국내 남자투어의 변수로 그만큼 다가왔다는 얘기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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