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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츠 사진 한 장] 주장의 눈물 속에 담긴 책임감과 부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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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축구부 주장 정택훈(19번)이 단상에서 내려온 뒤 눈물을 훔치고 있다. [사진=정종훈 기자]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목동)=정종훈 기자] 지난 23일 오후 2시 목동주경기장에서 펼쳐진 연세대와 고려대, 고려대와 연세대의 '2017 정기고연전' 마지막 축구 경기. 후반 8분 연세대가 이정문의 헤더로 먼저 달아났다. 패색이 짙던 후반 43분, 고려대 조영욱이 극적인 동점 골을 뽑아내자 주장 정택훈이 조영욱과 기뻐하며 단상 위로 올라가 포효했다. 그리고 곧바로 정택훈은 단상에서 내려온 뒤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눈물을 훔쳤다.

고려대에서 정택훈은 유일한 4학년 선수다. 동기인 이상민, 장성재, 이은성, 김건희 등은 이미 프로로 떠났고, 올 시즌 시작을 함께한 임승겸은 J2리그로, 송인학은 부상의 이유로 정기전을 함께 하지 못했다. 본인은 "외롭지 않다"고 손사래를 쳤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혼자 고참의 책임감을 짊어진 것이다. 고려대가 올해 춘계, 추계연맹전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고, 더군다나 정기전 야구, 농구, 아이스하키, 럭비 4경기에서 고려대가 모두 연세대에게 패하면서 축구부에게 부담감이 가중된 상황이었다. 그 무거운 부담감이 극적인 동점 골과 함께 정택훈의 눈물로 터졌다.

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4분 뒤 연세대 하승운에게 통한의 결승 골을 허용했다. 결과는 고려대의 1-2 패배. 경기가 끝난 뒤 가족들과의 기념사진 촬영에도 정택훈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그라운드를 유유히 떠나는 정택훈의 어깨와 발걸음이 유독 무거워 보였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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