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아프리카 동물보호구에서 열리는 네드뱅크챌린지
이미지중앙

지난해 네드뱅크챌린지 마지막날 18번 홀에서 우승자 알렉스 노렌이 어프로치 샷을 하고 있다. [사진=유러피언투어]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야생 동물 보호구에서 유러피언투어 파이널 시리즈 두 번째 대회 네드뱅크골프챌린지(총상금 750만달러)가 열린다.

남아공 수도 요하네스버그에서 북서쪽에 위치한 선시티의 게리플레이어컨트리클럽(파72 7831야드)에서 9일부터 나흘간 펼쳐지는 이 대회는 최종전을 앞둔 선수권 선수들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시즌 3승에 레이스투두바이(Race to Dubai)포인트 선두인 토미 플릿우드(잉글랜드)는 지난주 터키항공오픈에서 23위를 한 뒤로 바로 내려와 이 대회 우승을 벼르고 있다. 중국에서열린 HSBC챔피언스에 이어 파이널 첫 대회인 터키항공오픈에서 우승하면서 레이스투두바이 랭킹 2위로 올라선 저스틴 로즈(잉글랜드)는 출전하지 않는다. 그 자리에 레이스투두바이 랭킹 5, 6위인 테릴 해튼과 로스 피셔(이상 잉글랜드)가 출전하면서 남은 2개 대회에서의 극적인 역전을 도모한다.

지난해는 알렉스 노렌(스웨덴)이 마지막날 63타를 치면서 2위와 6타차로 우승했다. 스코티시오픈, 오메가마스터스, 브리티시마스터스에서 시즌 3승을 올린 뒤로 유러피언투어 시즌 4승째이자 통산 8승이었다. 올해는 랭킹 8위로 내려갔지만 노렌 역시 타이틀 방어에 의욕을 보인다. 한국 선수로는 랭킹 44위에 올라있는 왕정훈(22)이 유일하게 출전한다.

이미지중앙

게리플레이어 15번 홀은 산 언덕으로 흑돼지가 지나가는 길목이기도 하다.


대회가 열리는 선시티의 게리플레이어컨트리클럽은 1979년 개장한 코스로 해발고도 높은 곳의 골프장으로 1981년 시작된 네드뱅크챌린지의 홈 코스다. 남아공 출신의 ‘흑기사’ 게리 플레이어와 론 거비가 사바나 한가운데에 조성했다.

세계 골프장을 평가하는 톱100골프코스(top100golfcourses.com)에서는 남아공 코스 중의 3위에 올렸다. 전장은 파72 7831야드로 역대 유러피언투어 중에 세 번째로 길다. 주변에 동물 사파리가 있는 곳으로 필란스버그 산아래의 각종 야생 동물이 코스에도 종종 출몰한다.

연못과 개천, 붉은 흙으로 덮힌 과감한 벙커가 위협적인 코스다. 산 등성과 자연스레 이어진 15번 홀에서는 야생 맷돼지 무리와 풀 뜯는 스프링복 등을 보는 게 일상처럼 자연스럽다. 사바나에 들어온 느낌이지만 홀을 공략하는 건 너무나 어렵다. 호수를 건너 그린에 올려야 하는 9, 18번 홀은 최고 난이도다. 네드뱅크 때는 선수들이 마치 원형 경기장에 사자와 싸우러 들어가는 검투사의 느낌이 든다고 한다.

이전까지는 초청받은 선수 몇몇만이 출전하는 인비테이셔널 대회였으나 2014년에 유러피언투어 정규 스케줄에 들어왔으며 남아공에서 열린 11번째 유러피언투어 대회다. 올해는 대회가 파이널 이벤트로 귀속되면서 롤렉스시리즈 파이널의 한 축으로 작용하게 된다.

이미지중앙

선시티의 게리플레이어 골프장은 동물보호구에 면해 조성된 자연적인 코스다.


사파리 골프의 천국 선시티
남아공의 골프장 숫자는 450여 개, 인구는 5천만명으로 우리나라와 비슷하지만 이곳은 골프 천국이다. 1년 연 회원 가입비가 비싸지 않으면서 동네마다 반시간 이내 거리에 골프장이 있고, 혼자서도 라운드 가능하고, 캐디 없이도 라운드 할 수 있으며, 세계 100대 코스에 드는 골프장도 부킹이 가능하다. 동네 주민이 이용하는 골프장이라 해도 광활한 부지에 길을 내고 지천에 깔린 잔디를 이용하니 산등성을 잘라 없는 땅 쪼개서 억지로 길을 내는 국내 코스와는 시작점부터 다르다.

남아공골프협회(SAGA)에 따르면 골프 인구는 12만8천명으로 추산된다. 5만~10만원이면 충분히 좋은 코스에서 한 라운드 골프를 즐길 수 있다. 게다가 기후대가 일정해 365일 악천후로 라운드 못하는 사례가 거의 없다. 남아공은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혼재하며 공존하는 나라다. 6색의 국기처럼 ‘레인보우 컨트리’라고도 불린다.

해발 1800m 고지의 요하네스버그는 남아공의 관문이면서 동시에 아프리카의 관문으로 여겨진다. 아프리카 대륙 전체의 경제와 물자와 상업 시설과 정치가 이곳으로 집중된다. 따라서 혼잡스럽고, 불법체류자도 많아 치안이 약간 불안하다. 골프를 즐기려면 오탐보공항을 나와 서북쪽으로 한시간 반 거리 선시티로 가야 한다. 25년 전에 선인터내셔널그룹에 의해 필란스버그 자연 동물 보호구에 조성된 선시티는 ‘아프리카의 라스베이거스’다. 대륙에서 가장 먼저 카지노가 들어왔고, 지금은 사파리에 골프, 여행, 레저 시설이 원스톱으로 해결되는 휘황찬란한 관광 도시다.

아침 일찍 동물 보호구에 사파리 투어를 나가면 사자 무리가 사냥하는 모습을 볼 수 있고 리조트 안에 코끼리에게 직접 먹이도 줄 수 있는 야생 체험 동물원을 갖추고 있어서인지 이곳 골프장은 사파리 골프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미지중앙

로스트시티 13번 홀에는 워터해저드에 악어들이 우글거린다.


악어가 우글거리는 로스트시티
네드뱅크챌린지의 전장인 게리플레이어GC에 이웃한 로스트시티 골프장은 이색적이다. 영화 <주라기 공원>의 공룡 세트장처럼 생긴 흙벽의 클럽하우스부터 인상적이다. 클럽하우스 지붕으로는 원숭이들이 오르내린다. 연습 그린에는 몽구스 무리들이 골퍼들을 무심하게 쳐다본다. 하지만 이 골프장은 공룡의 후손인 악어가 테마다.

클럽하우스 중앙에 악어 조형물이 있고, 골프장의 모든 장식과 디자인과 로고가 악어 이미지로 통일되어 있다. 그리고 이 코스의 하이라이트는 파3, 13번 홀이다. 티잉 그라운드에 서면 챔피언 티에서의 전장은 내리막 180m 인데 그린 모양을 아프리카 대륙으로 조형했다. 그 주변으로 포진한 7개의 벙커 색깔이 제각각인데 아프리카 대륙에서 채취되는 7종의 모래를 덮은 것이다.

그린 주변으로 내려가면 넓은 우리가 나오고 집채만한 악어 7마리가 어기적거린다. 그놈들 주변으로는 골프 볼도 몇 개 보인다. 애초 우리를 조성했을 때는 30~40마리가 득시글댔었으나 지금은 많이 줄었다고 한다. 담장 높이는 150센티미터 정도로 야트막한데 그 밑에 떨어진 볼을 찾아 세컨드 샷을 한 골퍼는 아직 없다. 다행히 그린 주변에 드롭 존이 마련돼 있다.

이밖에도 요하네스버그에서 동쪽으로 자동차 4시간 거리의 크루거 자연동물 보호구에 위치한 레오파드크리크는 아예 사파리 안에 조성한 18홀 야생 코스이며, 북쪽으로 2시간 반 더 올라간 림포포엔타베니에는 420m 높이의 행립산 꼭대기에서 내려쏘는 파3 이벤트인 ‘익스트림 19번 홀’을 가진 레전드사파리리조트도 있다. 이처럼 북부의 사파리 골프는 남아공만의 이색 체험을 하기 좋은 곳이다.
sport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