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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골프투어에 상금왕 부부 탄생할 듯

  • 2017-11-14 14:59|남화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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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연상 부인 고가 미호의 응원으로 우승한 고타이라 사토시. [사진=JGTO]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세계 골프 투어 사상 처음으로 일본에서 남녀 상금왕 부부가 탄생하게 됐다.

지난주 끝난 일본남자골프(JGTO)투어 미츠이스미토모VISA타이헤이요마스터스에서 고타이라 사토시(28)가 우승하면서 한 달여 전의 톱컵도카이클래식에 이어 시즌 2승을 달성하면서 상금 4천만엔을 보태 상금 선두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3개의 대회를 남겨둔 상황에서 2주 전에 상금 선두로 올라선 뒤에 현재 1억5455만4813엔으로 더 달아난 고타이라가 그대로 상금왕을 확정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2위인 미야자토 유사쿠(1억3493만6982엔)보다 2천만엔 가량 앞서 있다.

고타이라는 지난 3월4일 2008년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상금왕 출신인 고가 미호(35)와 결혼했다. JLPGA 통산 12승을 거둔 고가 미호는 상금왕을 거둔 이듬해 손목 부상으로 성적이 부진했고, 2011년 투어에서 은퇴한 뒤 탤런트와 골프해설 등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왔다. 1989년9월11일 생으로 7년 연하의 고타이라는 2년간 선후배 사이로 지냈으나 지난해부터 진지하게 사귀던 끝에 올 봄에 결혼했다.

고타이라는 레슨 프로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10살 때부터 골프를 접했다. 2011년에 프로로 데뷔한 이래 2013년 JPGA선수권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매년 1승씩 4승을 거뒀다. 15년 일본오픈 우승을 포함해 메이저는 2승이다. 올해는 벌써 2승을 쌓아 통산 6승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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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타이라는 지난주 우승하면서 아내와 함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시즈오카의 타이헤이요클럽에서 열린 이 대회 마지막날 고타이라는 선두에 3타차 3위에서 출발했으나 버디 8개를 몰아치고 보기는 1개로 줄여 7언더파 65타를 치고서 우승했다. 2위와는 3타차 압승이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이븐파 행진에 급급했지만 고타이라는 마치 골프신이 강림한 듯했다.

알고보니 이유가 있었다. 새색시 고가 미호가 처음부터 지켜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미호의 부모까지 응원을 나온 만큼 나이 어린 사위는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했다. 경기를 마친 뒤 고가 미호는 “경기 시작할 때 페어웨이 왼쪽 어프로치에서 그린에 붙여 긴 거리의 멋진 파로 시작할 때부터 컨디션이 좋아 보였다”면서 게임을 자세히 분석했다.

“7번 홀에서 티샷을 했을 때는 역시 남자 골프구나 하는 것을 느낄 정도로 파워풀했다. 마치 스위치가 켜진 것처럼 보였다. 파3에서 그린 밖에서도 버디를 넣는 것을 보고 이른바 존(Zone)에 들어간 걸 알았다. 부인이 따라다니면 긴장감을 느끼는 선수도 있는데 남편은 오히려 힘을 냈다.”

부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남편이 받았다. “아내의 응원이 정말 힘이 됐다.” 4자성어의 앞뒤 순서가 바뀌었으나 부창부수(婦唱夫隨)는 마찬가지였다. 7살 위의 누나같은 상금왕 출신 부인을 뒀으니 고타이라는 말 잘 듣는 착한 후배 같은 느낌이다.

한 달여 전에 톱컵도카이클래식에서 시즌 첫 승을 했을 때 아내는 남편의 경기에 방해될까봐 골프장을 찾지 않았다. 하지만 우승을 확정하면서 감격에 겨워 아내의 이름을 크게 외쳤다. 이번에는 달랐다. “미호와 함께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싶었는데 결국 달성해서 너무 기쁘다.”

그의 현재 상금액은 부인인 고가 미호가 상금왕을 한 2011년 기록을 훌쩍 념겼다. 그리고 고타이라는 상금왕에 오르는 것 외에 세계 랭킹 50위를 새로운 목표로 잡았다. 그러면 마스터스에 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금퀸과 함께 미국 오거스타내셔널의 그린 카페트를 밟아보는 게 상금왕을 노리는 고타이라의 장기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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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2부 리그 웹닷컴투어 6승의 마틴 필러와 ,LPGA의 제리나 필러 부부.


전 세계 골프 투어 역사상 남녀부부가 프로 골프 선수인 경우는 드물게나마 있었으나 부부가 모두 상금왕에 올랐던 적은 아직 없다. 세계 랭킹 1위를 95주 지킨 박인비-남기협 부부의 경우 남프로는 투어 생활을 짧게 했을 뿐이다.

미국에서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선수인 제리나 필러와 남편 마틴 필러는 프로 선수 부부다. 마틴이 PGA투어 2부 리그인 웹닷컴투어에서 6승에 텍사스주 우승을 한 번 했다. 두 사람은 2009년 만나 결혼해서 이제 결혼 5년차에 이르렀다. 서로의 투어 일정으로 만나는 시간은 많지 않지만 일주일에 한 번은 만나 시간을 보내는 게 이들 부부의 관계유지 비결이다.

지난해 브라질 리우올림픽에서 열린 골프 여자부 경기에서 노르웨이의 마리아나 스코노드는 유러피언투어에서 활동하는 약혼자 리차드 그린을 캐디로 대동하고 출전하기도 했다. 호주 국적인 그린은 남자 대표로는 경쟁이 치열해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갈망하던 무대여서 유러피언투어를 제치고 캐디로 연인을 따라왔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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