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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프상식백과사전 86] 남자 세계 랭킹 1위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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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더스틴 존슨은 지난달말 끝난 HSBC챔피언스에서 2위로 마쳤다. [사진=대회 조직위]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세상에서 골프를 가장 잘하는 남자는 현재 세계 골프 랭킹 1위인 더스틴 존슨(미국)이다. 선수들과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니셜 DJ로 불리는 존슨은 올 2월20일에 제이슨 데이(호주)를 제치고 세계 최정상에 오른 지 벌써 39주째, 10여 개월 동안 세계 최정상에 올라 있다.

존슨은 지난달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WGC(월드골프챔피언십) HSBC챔피언스에 출전해 공동 2위를 한 뒤로 지금은 황제의 가을 휴가를 만끽하는 중이다. 현재 DJ의 평균 포인트가 11.76점이고 2위인 조던 스피스(미국)가 9.90점, 3위인 저스틴 토마스(미국)가 9.00점인만큼 당분간 그의 왕위(王位)가 흔들릴 가능성은 적다. 게다가 내년 초까지는 랭킹 선두권의 선수들이 대회에 출전하지 않는 만큼 존슨의 세계 1위 수성 기간은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

지난 1986년에 시작된 세계 1위 랭킹 역사에서 DJ는 44주를 지켜낸 닉 프라이스(짐바브웨)에 뒤이어 역대 10위에 올라 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13년이 넘는 683주 동안 그야말로 제위(帝位)를 지켰다.

현역 선수로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95주로 백상어 그렉 노먼(호주)에 이어 3위, 제이슨 데이(호주)가 51주로 7위에 올라 있다. DJ밑으로는 현재 세계 2위인 조던 스피스가 26주, 리 웨스트우드가 22주, 애덤 스캇(호주)이 11주 동안 정상 정복자였다. 가장 짧게 정상을 지켰던 선수는 미국의 톰 레먼으로 1997년4월20일부터 일주일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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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월드골프랭킹 홈페이지는 6대 투어의 데이터를 모두 집계해 매주 월요일 랭킹에 반영한다.


남자 골프 랭킹 산정법
역대 세계 1위에는 왜 메이저 18승의 잭 니클러스나 왕으로 불리는 아놀드 파머가 없을까? 세계 랭킹을 시작한 게 1986년 4월6일부터이기 때문이다. 이전까지는 대회가 많지 않았고 글로벌 투어가 발달하지 않아서 대륙간 순위를 매길 필요조차 없었다.

다만 비공식 랭킹이지만 선수 매니지먼트 회사인 IMG의 창립자 마크 맥코맥이 고안한 세계 프로골퍼 연감(World of Professional Golf Annual 1968~1985)을 참고할 수 있다. 이에 따르면 잭 니클라우스가 1968년부터 1977년까지 10년, 톰 왓슨이 그 뒤로 1982년까지 5년, 세베 바예스테로스가 그 뒤로 3년 동안 정상을 지킨 것으로 추산된다. 투어가 발전하고 점차 글로벌해지면서 흥행과 홍보를 위한 마케팅 수단이 필요해지자 세계 랭킹 시스템이 나오게 된 것이다.

현재 남자 세계랭킹은 미국, 유럽, 일본, 아시아,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세계 6대 투어 연합체인 국제투어연맹과 4대 메이저대회를 주관하는 오거스타내셔널GC(마스터스), 미국골프협회(US오픈), R&A(디오픈), PGA오브아메리카(PGA챔피언십)가 참여한 ‘세계랭킹위원회’에서 집계한다.

세계 세계골프연맹은 그래서 별도의 홈페이지(www.owgr.com)를 운영한다. 랭킹은 최근 2년간의 6대 투어인 미국, 유럽, 일본, 남아공, 아시아, 호주투어의 성적을 중심으로 측정된다. 각각의 투어 성적을 합산, 출전 대회 수로 나눠 각종 대회가 끝난 매주 월요일에 발표된다.

점수는 최근 2년간(최소 40개 대회 이상)의 성적에 따른 배점을 합산한 뒤 이를 대회 수로 나눠 구한다. 13주 이내 대회의 배점은 2배, 14~26주는 1.75배, 27~39주는 1.5배가 적용되니 최근 대회일수록 반영되는 포인트가 더 많다. 대회 배점은 ‘톱 200위’ 이내 선수가 몇 명이나 참가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배점이 다르다. 4대 메이저 대회 우승자에게는 각 100점,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은 80점, 일반 PGA투어와 유러피언투어 우승자에게는 24점이 부여된다. 각 투어 메이저인 일본오픈과 호주오픈 우승자에게는 32점을 준다. JGTO일반 대회 우승자는 16점, 아시안투어에는 14점을 주지만 KPGA 코리안투어 우승자에는 9점을 주는 데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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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우즈는 683주나 세계 1위에 올라 있었다.


10개국에서 20명만 누린 제위
랭킹 집계를 시작한 이후로 남자 선수 중에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던 이들은 총 20명이다. 국가 별로 보면 총 10개국이 1위를 배출했다. 미국이 우즈, DJ, 스피스 등 6명이 합세해 총 780주나 정상에 성조기를 휘날렸다. 호주는 노먼, 데이, 스캇 3명이 393주를 지켜서 2위에 올랐다. 잉글랜드는 97주의 닉 팔도를 중심으로 도널드, 웨스트우드까지 3명이 175위였다.

메이저 우승이 곧 세계 1위에 오르는 등용문이 되곤 했다. 애덤 스캇이 세계 1위에 오른 것은 2013년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뒤였다. 메이저 우승 없이 세계 1위에 오른 선수는 30년 랭킹 역사에서 잉글랜드 출신의 리 웨스트우드와 루크 도널드 뿐이다.

세계 최고라는 것이 주는 중압감은 상상을 초월한다. 세계 랭킹의 경우는 아니지만 아마추어로 4대 메이저를 석권한 보비 존스는 자신의 재능에 힘겨워하고 갤러리의 환호에 부담을 가져 결국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직후에 은퇴했다. 바이런 넬슨은 1945년 한 시즌에 18승을 올린 지 1년만에 은퇴했다. 1992년에 정상에 올라 16주 동안 최고를 수성했던 프레드 커플스(미국)는 “1위를 하는 게 내 성격과 맞지 않았고, 정상에서 멀어지니 마음이 편해졌다”고 회고했다.

반대로 정상에서의 삶을 즐기는 이는 오래 유지한다. 프로 데뷔 이듬해인 1997년 6월15일에 처음 세계 1위에 올랐던 타이거 우즈는 1주일 뒤에 어니 엘스에게 넘겨준 뒤 다시 복귀하는 등 현재까지 무려 11번이나 정상을 탈환했다. 331주 동안 정상에 있었던 그렉 노먼은 “중압감이 넘치지만 그걸 즐겼다”고 했다. 1986년 9월14일 처음으로 1위에 오른 뒤로 노먼은 98년10월1일까지 12년을 사이에 두고서 우즈처럼 11번이나 제위 탈환을 반복했다.

타이거 우즈는 1997년6월15일 처음 세계 1등이 된 이후 오늘날까지 꾸준하게 남자 골프 세상을 지배했으며 1위를 놓친 기간에 두 번의 휴지기(休止期)를 거쳤다. 첫 번째 휴지기는 2004년9월5일 피지의 비제이 싱이 우즈의 264주에 걸친 장기집권을 끝낸 때였다. 이 무렵 우즈의 인생엔 큰 변화가 있었다. 2004년10월에 결혼을 했고, 이듬해 평생의 스승이던 부친 얼 우즈가 암으로 투병하다 사망했다. 그래서 2005년6월11일까지 비제이 싱과의 엎치락뒤치락하는 1위 쟁탈전이 세 번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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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OWGR, 2017년11월12일자.


우즈가 마스터스 16번 홀에서 그림같은 칩인버디를 하면서 그린재킷을 차지하고 US오픈을 우승하던 2005년 6월12일부터 2010년 10월30일까지 281주간은 랭킹 집계상 최장 1위 유지 기간이다. 그 뒤가 두 번째의 휴지기다. 성추문으로 한동안 투어에 나오지 않았고, 복귀한 뒤로도 우승 없이 100위권 밖으로 떨어졌다.

우즈가 부상과 빠진 투어에서 세계 정상에 올랐던 이들은 유럽 전사들이다. 리 웨스트우드는 22주, 루크 도널드는 56주, 로리 매킬로이는 39주, 독일의 마틴 카이머가 8주로 유럽 4인방에 의한 군웅할거 시대가 펼쳐졌다. 하지만 이중 어느 누구도 독보적인 카리스마를 발휘하지 못한 시기다.

우즈는 2013년3월25일 제위를 탈환했고, 한 시즌에 6승을 거두면서 이듬해 5월17일까지 60주간 정상을 지켜냈다. 그 이후로 우즈는 두세 번의 허리 수술과 후유증, 코치 교체와 스윙 교정으로 여러번 재기를 시도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순위는 그 이후로 꾸준히 내려갔다. 그를 이어 로리 매킬로이, 조던 스피스, 제이슨 데이, 더스틴 존슨이 세계 최고봉에 오르기를 반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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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우가 지난 OHL클래식에서 3위를 하면서 순위도 다소 올랐다. [사진=PGA투어]


한국 선수는 100위 중 3명
한국 선수 중에서는 김시우(22)가 이번주 남자 골프 세계 랭킹에서 가장 높다. 평균 2.8556점으로 지난주 45위에서 6계단 상승한 39위에 올랐다. 13일 마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OHL클래식에서 단독 3위에 자리하며 시즌 첫 톱10에 성공했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 이후 단 한 번도 톱10에 들지 못한 김시우는 이번 대회 단독 3위에 오르며 포인트가 급등한 때문이다.

OHL클래식에서 PGA투어 첫 우승을 한 패튼 키자이어(미국)는 236위에서 무려 117계단 올라선 119위를 기록했다. 2위인 리키 파울러(미국)가 3계단 오른 7위에 자리했다. 한편, 유러피언투어 파이널 시리즈 두 번째 경기인 네드뱅크챌린지에서 우승한 브렌든 그레이스(남아공)은 29위로 순위가 점프했다. 일본남자프로골프(JGTO)투어에서 우승한 고타이라 사토시는 53위까지 올랐다.

김시우 외에 한국 선수로는 OHL클래식에서 예선 탈락한 강성훈(30)이 4계단 내린 82위, 안병훈(26)은 4계단 내린 86위에 자리했다. 남아공 네드뱅크챌린지에서 부진한 왕정훈(22)도 3계단 내려가 103위였다. 일본JGTO투어에서는 송영한(26)이 111위에 그친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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