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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축구이슈] 무리뉴의 ‘안티풋볼’로는 넘기 힘든 과르디올라의 축구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복권빈 기자] 현 맨체스터UTD(이하 맨유) 감독인 조제 무리뉴는 세계 최고라고 불리기에 손색이 없는 축구계의 명장이다. FC포르투와 인터밀란의 UEFA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었으며, 각기 다른 4개국(포르투갈, 잉글랜드, 이탈리아, 스페인)에서 리그 우승을 차지한 첫 번째 감독이기도 하다. 그야말로 화려한 경력을 지녔다.

스스로를 ‘스페셜 원’이라고 부르는 것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경력을 가진 감독이지만, 그를 한없이 작아지게 만드는 인물이 있다. 바로 현 맨체스터시티(이하 맨시티)의 감독인 펩 과르디올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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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감독 무리뉴. [사진=FIFA]


라리가 시절의 악연

이 둘의 첫 맞대결은 09-10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성사됐다. 무리뉴의 인터밀란은 조별리그에서 과르디올라의 바르셀로나와 한 조가 됐고, 결과는 1승1무로 과르디올라 감독의 판정승이었다. 4강에서 재대결이 이뤄졌다. 바르셀로나의 우세가 예상됐지만, 아이슬란드의 화산 폭발로 밀라노까지 버스로 이동해야했던 바르셀로나는 1차전에서 2골차 패배(1-3)를 당했고, 2차전 승리(1-0)에도 결과를 뒤집지는 못했다. 무리뉴 감독으로서는 값진 승리였지만, 과정은 분명히 찝찝했다.

결국 09-10시즌 인터밀란에서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한 무리뉴 감독은 그 해 여름 레알마드리드로 자리를 옮겼다. 챔피언스리그에서는 과르디올라를 한번 넘어섰던 무리뉴 감독이지만, 리그에서는 과르디올라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시작부터 좋지 않았다. 10-11시즌 리그 첫 맞대결에서부터 바르셀로나에 충격적인 0-5 완패를 당했다. 이후에도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는 못했고, 리그 우승을 헌납했다. 비록 11-12시즌에는 승점 100점으로 라리가 최다승점 신기록을 기록하며 레알마드리드를 리그 우승으로 이끌었지만, 바르셀로나와 맞대결에서는 모든 대회에서 1승 1무 3패로 여전히 뒤졌다.

결과보다도 더욱 굴욕적이었던 것은 경기력의 차이였다. 물론 당시 바르셀로나의 축구는 당대 최고로 꼽혔지만, 분명한 건 레알마드리드 역시 바르셀로나에 뒤지지 않는 전력을 보유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무리뉴는 ‘안티풋볼’이라고 할 수 있는 극단적인 수비축구로만 바르셀로나와의 차이를 좁히고자 했다. 이 전술이 가끔은 결과를 내기도 했지만, 양 팀의 명백한 경기력의 차이를 좁히는 데는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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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뉴 감독(왼쪽)은 과르디올라 감독을 넘을 수 있을까. [사진=프리미어리그]


프리미어리그로 이어진 악연

악연은 프리미어리그로 이어졌다. 무리뉴는 맨체스터UTD(이하 맨유) 감독으로서 첫 시즌이었던 지난 시즌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이끌며 챔피언스리그 복귀를 이끄는 등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역시 지난 시즌 맨체스터시티(이하 맨시티)에 부임한 과르디올라 축구는 역시 넘지 못했다. 2번의 리그 맞대결에서 1무1패를 기록하며 다시 열세를 보였다.

그리고 이번 시즌 과르디올라는 바르셀로나 시절을 재현하는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반면, 맨체스터UTD는 말이 2위지 경기력에 논란이 일면서 벌써 맨시티와 차이가 승점 8점으로 벌어졌다. 맨시티의 선두질주에 전혀 제동을 걸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 이유로 무리뉴의 ‘안티풋볼’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항상 볼 점유를 바탕에 둔 축구를 일관되게 구사한다. 선수들이 적응만 한다면 꾸준히 자신의 좋은 흐름을 유지할 수 있다. 반면 무리뉴 감독의 축구는 상대에 따라 전술을 달리하며, 극단적인 수비 전술을 쓰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격진들이 흐름을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극단적인 수비전술을 구사했던 8라운드 리버풀 전 이후로 시즌 초반의 좋았던 경기력이 나오지 않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물론 무리뉴 감독 특유의 ‘안티풋볼’이 무조건 잘못됐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실제로 그는 그동안 ‘안티풋볼’을 통해 훌륭한 결과물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축구로는 여전히 과르디올라 감독을 넘어서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가 과르디올라 감독을 넘어 1인자가 되기 위해서는 수동적인 전술보다는 능동적인 전술이 필요할 것이다.

마침 시즌 첫 맨체스터더비가 2주 앞으로 다가왔다. 12월 11일 프리미어리그 16라운드 경기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과연 무리뉴는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고, 반격에 성공할 수 있을까?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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