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농구이슈] KBL 빅3의 3인3색 외인선수 이야기

[헤럴드경제 스포츠팀=김율 기자]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가 리그 중반부에 들어서면서 선두권의 순위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서울 SK 나이츠, 전주 KCC 이지스, 원주 DB 프로미가 각각 1~3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1위 SK와 DB의 승차는 2경기가 채 나지 않는다. 실수 한 번에 언제든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차이다.

SK와 KCC는 개막 전부터 우승후보로 거론됐다. DB는 하위권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지만 의외로 분전하면서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세 팀이 소위 ‘잘 나가는’ 이유는 외국인선수의 활약 덕분이다. 팀마다 어떤 외인이 활약을 펼치고 있는지 살펴봤다.

이미지중앙

이번 시즌 SK의 확실한 에이스로 자리잡은 애런 헤인즈 [사진=KBL]


‘트리플더블 제조기’ 애런 헤인즈


SK의 애런 헤인즈가 매서운 속도로 트리플더블을 쌓고 있다. 시즌 일정의 절반을 소화하기도 전에 4번째 트리플더블을 작성했다.

헤인즈는 지난 14일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와의 홈경기에서 23득점 16리바운드 1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개인 통산 5번째 트리플더블을 달성했다. 통산 트리플더블 부문 단독 7위.

5번 중 4차례가 올 시즌 22경기에서 나왔다는 점이 중요하다. 평균적으로 5.5경기 당 한 번 ‘만능 플레이어’임을 과시한 것이다. 사실 헤인즈는 뛰어난 화력을 자랑해왔지만, 트리플더블과는 거리가 좀 있었다. 10시즌째 활약하며 최장수 외국선수로 데뷔 첫 트리플더블은 8년차였던 2015-2016시즌(당시 오리온)에 나왔다. 해당 시즌 헤인즈는 평균 어시스트가 3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은 경기당 평균 7.2개의 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헤인즈의 어시스트 수치가 급격히 증가한 요인은 주전 포인트가드 김선형의 부상공백이다. 이 때문에 헤인즈가 경기 운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 또한 돌파, 슛이 모두 좋아 상대팀이 협력수비를 많이 펼친다. 덕분에 외곽에 있는 선수들에게 찬스가 생기고, 헤인즈는 동료에게 볼을 잘 넣어준다. 헤인즈는 올 시즌 평균 24득점(4위) 10.6리바운드(4위) 7.2어시스트(1위)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SK는 헤인즈의 활약에 힘입어 단독 1위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 기세라면 헤인즈는 남은 일정에서 한 시즌 최다 트리플더블 기록(8개, 03-04시즌, 전자랜드의 앨버트 화이트)을 갱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중앙

득점왕 후보 안드레 에밋이 슛 연습을 하고 있다. [사진=KBL]


‘돌아온 에이스’ 안드레 에밋


KCC는 지난 시즌 리그 꼴찌의 수모를 당했다. 그럼에도 이번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25경기를 치른 현재 17승 8패로, 1위 SK와 0.5경기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꼴찌에서 정상으로’의 비결은 무엇일까? 지난 시즌 부상으로 이탈했던 공격 핵심 3인방이 모두 복귀했고, 국내 최고의 선수라 일컬어지는 이정현도 영입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에이스’ 안드레 에밋의 복귀가 가장 큰 도움이 됐다.

에밋의 이번 시즌 득점력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과거 찰스 민렌드와 피트 마이클 등 자유 계약 시절 외국인선수들에 비견될 정도다. 에밋은 2015-16시즌 한국 땅을 밟았다. 33세의 적지 않은 나이였지만, NBA를 거친 선수답게 기술로 상대를 압도했고, 손쉽게 득점을 올렸다. KBL 세 번째 시즌인 올해도 팀의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현재 KCC에서 가장 오랫동안 볼을 소유하고, 공격을 도맡고 있는 선수는 에밋이다. 팽팽한 접전 상황에서 과감하게 공격을 시도하기도 한다. 올 시즌 24경기에 나서 평균 24.58점으로 득점 2위에 올라있다. 1위 제임스 켈리(평균 25.36점)와 차이가 크지 않은 만큼, 득점왕도 가능하다.

KCC는 이번 시즌 4쿼터에 24.5득점 20.2실점으로 득실 마진이 무려 +4.3이다. 에밋이 확실한 4쿼터 해결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는 이번 시즌 4쿼터에서 평균 8.5득점 1.1도움, 야투 성공률 58.3%를 기록하고 있다. 이렇게 에이스가 안정적으로 팀을 잡아주자 하승진 외에도 이정현, 찰스 로드, 송교창 등이 선전하는 선순환 구조를 이뤄냈다. KCC가 이번 시즌 우승을 기대할 수 있는 이유는 에밋에게 있다.

이미지중앙

이제는 DB의 보물이 되어버린 디온테 버튼. [사진=KBL]


‘새로운 유형의 외인선수’ 디온테 버튼


디온테 버튼은 키가 1m92.6㎝로 외국인 선수규정에 따라 단신 선수로 분류된다. KBL에서는 1m93㎝를 기준으로 단신과 장신 선수를 가른다. 팀당 단신, 장신 1명씩을 보유할 수 있다. 키가 1m93㎝에 근접한 버튼은 단신 선수로는 최적의 신체조건이다.

이상범 감독은 애초에 버튼을 파워포워드로 기용하려고 했으나, 버튼의 요청에 따라 가드로 포지션을 변경했다. 이는 탁월한 선택이었다. 버튼은 23경기에 나와 경기당 평균 21.3득점(7위)에 4.3어시스트, 9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버튼의 강점은 폭발적인 득점력과 화려한 기술을 갖고 있지만, 무엇보다 팀에 융화되어 동료들과 연계 플레이를 중요시한다는 점이다. 더구나 왼손잡이라 상대팀이 버튼을 수비하기가 쉽지 않다.

김승현 해설위원은 “버튼은 새로운 유형의 외국인 선수다. 개인 기량이 출중한데다 동료들을 활용하는 플레이에도 능하다. 버튼의 플레이를 보기 전에는 사실 DB를 하위권 전력으로 봤다. 버튼이 버틴 DB가 상위권에 있는 건 파란이 아닌 당연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번 시즌 DB의 고공행진은 예상치 못한 결과다. 고양 오리온과 함께 유력한 최하위 후보였다. 5위였던 지난 시즌보다 전력은 약화됐다. 주전 가드 허웅이 군에 입대했고, 윤호영은 왼발 아킬레스건을 다쳤다. 슈퍼스타 김주성은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결정했다. 하지만 이상범 감독 아래 선수들의 호흡이 잘 어우러졌고 버튼까지 합세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버튼 효과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sport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