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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L] 더욱 험난해진 박싱데이의 관전포인트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복권빈 기자] 오로지 프리미어리그(이하 PL)에만 존재하는 것이 있다. 바로 ‘박싱데이’다. 원래 이 말은 영국에서 크리스마스 다음 날인 12월 26일을 가리키는 말이지만,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는 일종의 축구축제로 받아들여진다.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리그인 PL 경기를 거의 매일 볼 수 있는 유일한 기간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2017-2018시즌에도 PL에서는 어김없이 박싱데이 일정이 진행된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지난 시즌보다도 오히려 일정이 더욱 험난해졌다는 점이다.

16-17시즌에는 12월 26일 첫 경기를 시작으로 이듬해 1월 5일까지 각 팀당 3경기를 치렀다. 반면 이번 시즌에는 조금 더 이른 12월 23일에 첫 경기를 시작하여 이전과 같은 1월 5일까지 각 팀당 4경기를 소화한다. 기간이 길어진 대신 각 팀마다 치러야 하는 경기 수가 한 경기씩 늘어난 것이다. 축구팬들에게는 반가운 일이지만, 감독들의 머리는 더욱 복잡해졌다.

물론 일정이 더욱 빡빡해진 만큼 변수도 더욱 많아졌다. 각 팀들에게는 분위기 반전의 기회가 될 수도 있고, 추락의 시작이 될 수도 있다. 험난해진 일정만큼 더욱 흥미로워진 박싱데이의 키포인트를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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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시티의 주장 페르난지뉴의 포효가 박싱데이에도 이어질 수 있을까. [사진=프리미어리그]


맨시티의 선두질주에 유리

맨체스터시티(이하 맨시티)는 18경기를 치른 가운데 17승1무(승점52점)를 기록하면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 맨체스터UTD(이하 맨유)와 승점 차는 무려 11점이다. 사실상 맨시티의 질주를 막기는 힘들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가운데, 박싱데이는 맨시티의 선두질주에 제동이 걸릴 수 있는 유일한 변수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박싱데이마저 맨시티의 우승을 도울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24일 첫 경기를 치르는 맨시티는 1월 3일 마지막 경기를 치를 때까지 245시간 동안 4경기를 치른다. 20개 팀 중 5번째로 수월한 일정이다. 일정이 가장 빠듯한 팀인 레스터시티에 213시간밖에 주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맨시티의 일정은 상당히 유리한 편이다. 특히 박싱데이와 같은 일정에서는 하루의 휴식이 경기력을 바꿀 수 있기에 두터운 스쿼드를 갖춘 맨시티에게는 확실한 이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만나는 팀들도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본머스, 뉴캐슬, 크리스탈팰리스, 왓포드를 차례대로 만나는데, 이 팀들 중 가장 순위가 높은 팀이 10위인 왓포드일 정도로 4팀 모두 맨시티와의 전력차가 크다. 4경기 모두 승리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맨시티가 생각보다 수월한 박싱데이 일정을 받아들인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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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뉴의 맨유는 험난한 일정을 이겨낼 수 있을까. [사진=프리미어리그]


박싱데이 승률 1위 맨유, 저력 보여줄까?

맨유는 이번 박싱데이에서 215시간 동안 4경기를 치른다. 가장 험난한 레스터시티보다 고작 2시간 더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사실상 최악의 일정을 받아들인 셈이다.

다행히 폴 포그바가 징계에서 돌아온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포그바의 출전 유뮤에 따라서 맨유의 경기력이 달라졌을 만큼 그는 큰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부상자가 너무 많다. 마이클 캐릭과 에릭 바이, 마루앙 펠라이니가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는 가운데, 안토니오 발렌시아마져 햄스트링 부상으로 쓰러졌다. 여러모로 상황이 좋지 않다.

다만 맨유의 저력은 무시할 수 없다. 맨유는 EPL 출범 이후 가장 많은 우승(13회)을 달성한 팀이다. 당연하게도 우승 향방을 결정할 수 있는 박싱데이에서의 승률도 EPL 출범 이후 가장 높다. 96번의 박싱데이 경기에서 54승 15무 27패로 승률 56%를 기록하면서 1위에 올라 있다. 다소 부진했던 지난 시즌에도 박싱데이에서 만큼은 선전했다. 3경기에서 모두 승리한 것.

맨유는 현재 1위 맨시티가 연승을 이어가는 상황 속에서 한번이라도 삐끗하면 마지막 기회조차 잃어버릴 수 있다. 여기에 3위 첼시와도 승점이 4점밖에 나지 않는다. 자칫하면 2위 자리도 위태로울 수 있다. 맨유가 과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저력을 발휘해 분위기 반전을 이룰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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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완지시티의 최하위 탈출을 이끌어야 할 폴 클레멘트 감독. [사진=스완지시티]


4위권 다툼과 ‘박싱데이 징크스’

4위권 다툼도 흥미를 자아낸다. 현재 4위 리버풀(승점 34점), 5위 아스날(승점 33점), 6위 번리(승점32점), 7위 토트넘(승점 31점)이 촘촘하게 순위를 형성하고 있다. 그만큼 박싱데이의 결과가 중요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교롭게도 4팀이 박싱데이 시작부터 제대로 맞붙는다.

먼저 23일(한국시간) 리버풀이 5위 아스날과 맞대결을 펼친다. 24일(한국시간)에는 6위 번리(승점32점)와 7위 토트넘(승점 31점)이 맞대결을 펼친다. 2경기 모두 승점 6점짜리 경기로 향후 4위권 다툼의 향방을 결정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경기다.

4위권뿐만 아니라 강등권 팀들에게도 박싱데이는 아주 중요하다. 그 이유는 그동안 박싱데이가 끝난 뒤 최하위에 처진 팀은 끝내 강등되고 만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를 ‘박싱데이 징크스’라고 하는데 실제로 단 세 시즌(04-05시즌 WBA, 13-14시즌 선덜랜드, 14-15시즌 레스터시티)을 제외하면 지난 25시즌 동안 박싱데이 이후 최하위에 머문 팀은 모두 강등을 면치 못했다. 지난 시즌에도 헐시티가 ‘박싱데이 징크스’를 이겨내지 못했다.

그렇기에 현재 최하위 스완지시티(승점 12점)에게는 이번 박싱데이에서의 선전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상황은 좋지 않다. 4경기 중 2경기에서 각각 리버풀과 토트넘을 만난다. 19위에 위치한 WBA(승점 14점)는 그나마 상황이 낫다. 에버튼 정도를 제외하면 강팀과의 경기가 없다. 18위 뉴캐슬(승점 15점)도 맨시티를 제외하면 모두 해볼 만한 팀들을 만난다.

이 세 팀뿐만 아니라 16위 본머스, 17위 스토크시티도 박싱데이 결과에 따라 언제든지 최하위 추락의 위험을 가지고 있다. 과연 어느 팀이 ‘박싱데이 징크스’를 두려워하며 남은 시즌 보내게 될지도 이번 박싱데이의 중요한 키포인트가 될 것이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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