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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이트진로챔피언십과 UL인터내셔널 같은 주에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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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열린 하이트진로챔피언십에는 LPGA투어 스타 박성현이 출전했었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오는 10월4일부터 나흘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의 메이저 대회인 하이트진로챔피언십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인 UL인터내셔널크라운이 같은 주에 한국에서 동시 개최된다.

KLPGA가 8일 발표한 2018시즌 KLPGA정규투어 스케줄을 보면 10월 첫째주에 총상금 8억원의 하이트진로챔피언십이 경기도 여주 블루헤런골프클럽에서 열리고, 2주 후에 역시 메이저 대회인 KB금융스타챔피언십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경기도 이천의 블랙스톤이천골프리조트에서 개최된다.

한편 LPGA투어 스케줄을 보면 10월 첫째주에 2년마다 개최하는 국가간 팀 매치인 UL인터내셔널크라운(총상금 160만 달러)을 인천 송도의 잭니클라우스골프클럽코리아에서 개최한 데 이어 다음 주인 11일부터 나흘간 LPGA KEB하나은행챔피언십을 영종도 스카이72골프리조트에서 개최한다.

LPGA투어 대회가 올해 처음으로 한국에서 두 번 개최되지만, UL인터내셔널크라운은 국내 메이저 대회와 같은 기간에 열리게 됐다. 대회 흥행을 놓고 KLPGA와 LPGA가 겨루는 일정이다. LPGA소속 선수들은 세계 랭킹에 따라 한국 대표팀으로 출전하기 때문에 박성현, 유소연, 전인지 등의 톱 랭커가 출전한다. 한편 국내 여자 선수들의 경기를 보려면 여주로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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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미국에서 열린 인터내셔널크라운 한국 대표팀. 왼쪽부터 양희영, 유소연, 김세영, 전인지.


김남진 KLPGA국장은 "LPGA투어가 기본 도의가 없다”고 평가했다. “LPGA투어가 일방적으로 한국에 들어와 대회를 여는 것이다. 그들은 국가대항전이라고 주장하지만 LPGA투어에 속한 선수들끼리 경기를 하는 게 무슨 국가대항전인가. KLPGA를 포함해 일본(JLPGA), 유럽(LET) 어느 투어도 그걸 국가대항전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LPGA는 일방적으로 우리에게 2주간 대회를 열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우리도 한 시즌에 30개 대회가 꾸준히 이어지는데 황금 시즌에 뺄 수가 없다.”

김 국장은 ‘LPGA투어는 로컬 투어와의 상생(相生) 의지가 없다’고 말했다. “LPGA가 세계 최고 투어인 것은 맞지만 로컬에 와서 상생을 모색해야 한다. 그들은 세계 골프 산업 발전을 위한다고 주장하지만 말도 안 되는 얘기다. 당장 KEB하나은행챔피언십만 해도 그렇다. KLPGA 선수 12명이 초청되는 대회라서 우리는 황금 시즌 일주일을 대회없이 비워야 한다. 나머지 120명의 국내 선수는 그 기간에 쉬어야 한다. 우리가 6~7년전부터 공동 개최(Co-Sanction)를 요청했는데 콧방귀조차 안 뀌고 있다. 반면 일본에서 열리는 LPGA투어 토토재팬클래식은 공동 개최다.”

45년 역사를 가진 JLPGA-LPGA 공동 개최 대회 토토재팬클래식은 1973년 LPGA재팬클래식에서 시작됐다. 1975년까지 3년간은 LPGA의 비공식 이벤트 대회로 열렸으나, 공식화되면서 JLPGA와의 공동 개최 대회로 발전했다. 출전 선수는 양 투어가 반반씩 나누고 상금 랭킹에 포함시킨다.

반면 LPGA KEB하나은행챔피언십은 12명의 KLPGA 선수가 초청되는 LPGA단독 대회다. 국내 선수가 우승해도 KLPGA 상금 랭킹에 포함되지 않는다. LPGA소속 선수들에게는 항공편 숙박, 식음을 스폰서가 제공하는 특급 대회다. 김 국장의 주장처럼 KLPGA투어가 성장했으니 대회 방식과 운영에 관해서는 LPGA와 재검토할 필요성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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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KEB하나은행챔피언십은 한국에서 매년 개최되는 유일한 LPGA투어다.


지난 18년 동안 대회를 성공적으로 발전시켜온 하이트진로로선 올해 대회 흥행이 걱정이다. 2005년부터 이 대회는 항상 10월에 개최했다. 2015년에는 프레지던츠컵의 요청으로 7월로 옮겨 개최했었다. 지난해는 추석 연휴로 인해 어쩔 수 없이 11월에 개최했다. 하지만 ‘10월 가을의 축제’라는 대회 컨셉트를 지키고 싶어 한다. LPGA투어와는 겹치지 않게 조정을 요청했다. 하지만 KLPGA는 ‘애초 하이트진로가 10월에 개최했으니 그대로 개최하는 것이 맞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세계 3대 투어로 성장한 KLPGA로서는 가을의 황금 시즌 한 주를 고스란히 내어주는 판에 2주 연속 해외 투어를 위해 양보할 수는 없다는 고육지책인 듯하다. 김 국장은 “이 대회 흥행을 위해 협회 차원에서도 방안을 연구하겠다”고 말했다.

김 국장의 말처럼 KLPGA는 최근 급성장했다. 대회 수에서 미국, 일본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상금 액수도 LPGA투어가 6875만달러(750억원)로 207억으로 발표된 KLPGA투어의 4배에 못 미친다. 괄목상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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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보도자료에는 ‘글로벌 넘버원 투어를 지향하는 KLPGA는 아시아 골프 허브로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해외에서 총 4개의 대회를 개최한다’고 되어 있었다. 베트남에서 2개 대회, 중국과 동남아에서 각각 1개씩 대회를 연다는 계획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10월이 KLPGA와 LPGA의 흥행 대결 양상으로 비화되지 않기를 바란다. 해외에서 대회를 개최할 때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가 필요하다. 추석 다음 주에 열리는 만큼 상생의 열매도 기대한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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