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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구] LG의 혹독한 겨울나기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양현우 기자] ‘초보 감독’ 현주엽이 이끄는 창원 LG가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시즌 시작 전, 그들은 국가대표급 라인업(김시래, 김종규, 조성민 등)을 보유하며 최소 6강엔 진입할 것이라는 예측을 받았다. 하지만 실상은 전혀 달랐다. 올스타 브레이크인 현재, 그들의 위치는 리그 8위다. 지도자 경험 없이 바로 프로팀 사령탑에 오른 현주엽 감독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다.

최근 LG는 10경기에서도 단 2승에 그쳤다. 이 2승도 9위인 고양 오리온과 최하위 부산 KT를 상대로 따낸 승리다. 부진의 원인은 무엇일까, 그 속내를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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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주엽 감독이 정창영에게 작전 지시를 내리고 있다. [사진=KBL]


■ 해결사 부재

모든 스포츠가 그러하듯, 농구 역시 골을 넣는 게임이다. 점수를 많이 넣는 팀이 승리하는 어찌 보면 단순한 규칙이다. 하지만 LG에겐 클러치 상황에서 득점 ‘믿을 맨’이 없다. 현 감독은 정창영과 기승호를 승부처에 활용하지만, 아직 성과를 못 봤다. 특히, 정창영은 어울리지 않은 옷을 입었다. 사이즈가 안 맞는 옷을 입으면 어색함이 드러나는 법. 현재 정창영 상황이 그렇다. 그의 주 포지션은 가드지만, 현 감독은 그를 3번(스몰 포워드) 자리에 기용한다.

박인태 등 충분히 3번 포지션에 출전시킬 수 있는 선수들이 있음에도 선수기용에 있어 의문점을 자아낸다. 일부 팬들 사이에선 현주엽 감독의 용병술에 불만을 가지며 정창영을 현 감독의 양아들이라고 비꼬면서 ‘현창영’이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다.

해결사 부재는 4쿼터 경기력 저하와 이어진다. 승부처에서 득점을 올리는 선수가 없으니 늘 패배한다. 이에 현 감독은 지난 10일 DB전에서 패배 후 “해결사가 없다. 김시래는 출전시간이 길어 체력이 저하된다. 그러다 보니 4쿼터 집중력이 떨어진다. 당장 보완하기 힘들다. 수비적으로 안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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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주엽 감독이 이끄는 LG는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사진=KBL]


■ 팀 운영 미숙

현주엽 감독에게 붙은 별명은 ‘초보 감독’이다. 선수 시절 한국 농구를 대표하는 슈퍼스타였지만, 지도자로서 첫 발자국을 내디뎠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팀 운영이 미숙하다는 꼬리표가 시즌 내내 따라다닌다. 이는 외인 드래프트 때부터 불안함을 드러냈다. 현 감독이 고른 저스틴 터브스와 조쉬 파웰은 부상과 KBL 적응 실패로 한국을 떠났다. 이에 제임스 켈리와 에릭 와이즈가 그 자리를 대체했다. 하지만 당시 보여줬던 현 감독의 안목은 아쉬움이 남는다.

또한 김종규 혹사 논란도 있다. 김종규는 지난 10월 28일 부산 KT와의 경기에서 4주 부상을 입었다. 하지만 예상보다 일찍 돌아왔고, SK와의 복귀전에서 그는 30분 17초를 소화했다. 또 이틀 후인 KGC전에선 무려 37분 40초를 뛰었다. 몸 상태가 100%가 아닌 상황에서 경기마다 30분 이상 코트를 밟은 김종규는 대표팀에 차출됐다. 결국, 중국전에서 무릎 부상을 입었고, LG는 전력 손실을 봤다. 모두 현 감독의 무리한 선수기용에서 발생한 사태다.

마지막으로 답답한 공격 패턴을 드러내는 것 역시 문제다. LG는 최근 농구 추세인 ‘스몰라인업’을 애용한다. 하지만 공격력이 저조하다. 평균 78.6득점으로 리그 전체 꼴찌다. 그들이 추구하는 빠른 농구가 유효하지 않다는 방증이다.

‘리그 최고 슈터’ 조성민 활용법도 없다. 조성민의 플레이 스타일은 ‘캐치 앤 슈터’다. 스크린이 받쳐주면 슛을 쏘는 선수지만, LG 선수 중 그를 돕기 위해 움직이는 선수가 적다. 그러다보니 그의 슛 시도가 현저하게 줄었다.

시기상으로 리그 반 바퀴 돌았다. 지난 시즌 LG는 김종규, 조성민, 김시래 시너지를 필두로 재미를 봤다. 올해도 그들이 6강 경쟁에 불을 붙일 수 있을까. 그들의 겨울이 유독 춥기만 하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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