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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축구] ‘투자+선진 운영’ 전북이 진짜 빅 클럽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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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아고가 마침내 최강희 감독의 품에 안겼다. [사진=전북현대]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준호 기자] 통산 세 번째 아시아 제패를 노리는 전북현대의 겨울이 뜨겁다. 오래전부터 원했던 티아고(25 브라질)를 마침내 품에 안았다.

과연 매서운 행보다. 임선영(30)과 손준호(26)를 영입하며 보강의 신호탄을 쏜 전북은 홍정호(29)에 이어 티아고의 영입까지 완료하며 스쿼드의 질을 높였다.

전북은 지난 시즌 K리그 클래식 챔피언 자리에 복귀했지만, 안주하지 않았다.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2018년 목표를 명확히 밝혔다. K리그 클래식 우승을 넘어 다시 한 번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를 차지하겠다는 포부다. ‘MVP’ 이재성(26)의 유럽 진출을 대비해 미드필더 임선영과 손준호를 영입했고, 2017년 아쉬움으로 남았던 외국인 선수(마졸라, 에델)를 티아고로 대체했다. 여기에 또 다른 외국인 선수 영입 계획도 있다. 홍정호를 임대하며 수비진 강화도 잊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검증된 선수들 위주로 ‘적재적소’의 보강을 했다.

유명 선수 영입에만 집중하지 않았다. 신인 선수 계약에도 공을 들였다. 전북은 이번 겨울 송범근(21), 윤지혁(20), 정호영(21), 나성은(22) 등 4명의 ‘특급 신인’을 영입했다. U-20 월드컵을 통해 이름을 알린 골키퍼 송범근은 즉시 전력감으로 평가되는 최대 유망주다. ‘제2의 김민재’라 불리는 윤지혁 역시 입학 1년 만에 숭실대학교의 첫 전국춘계대학축구연맹전 우승을 이끈 주역이다. 정호영은 2017 U리그 왕중왕전 준우승을 차지한 전주대학교의 주전 공격수였고, 나성은은 영생고등학교(전북 U-18)를 거쳐 수원대학교에서 활약한 빠른 공격수다.

K리그에서 가장 확실한 ‘투자-성적-흥행’의 선순환 구조를 갖춘 팀답게, 전북은 이번 시즌에도 투자에 인색하지 않았다. 이미 최상급 스쿼드를 보유했지만, 만족하지 않고 더 투자했다. 가장 강한 팀이 한층 더 강해진 것이다. 티아고의 이적료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손준호를 영입하며 쓴 돈만 10억 원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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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은 '원클럽맨' 최철순과 5년 재계약을 했다. [사진=전북현대]


이러한 전북의 투자는 외부뿐만 아니라 내부에도 이어졌다. 전북은 이동국(39), 최철순(31), 이승기(30), 한교원(28) 등 주축 선수들에 대한 대우도 잊지 않았다. ‘레전드’ 이동국과의 계약을 1년 연장했고, 이승기, 한교원과도 3년 재계약을 체결했다. ‘원클럽맨’ 최철순과는 무려 5년 재계약에 합의하며 대우를 확실히 했다. 영입은 물론, 기존 선수들까지 지키며 내실을 다진 것이다.

지난 10년간 전북은 이런 내외적인 투자를 반복하며 탈아시아급 스쿼드를 갖췄다. 투자의 결과물은 독보적 성공 시대였다. 하지만, 전북이 지금의 위치에 오를 수 있었던 요인은 투자만이 전부가 아니었다. 선진적인 구단 운영 방식이 적극적인 투자와 만나 전북을 키웠다.

전북의 선진적 구단 운영을 실감할 수 있는 최근 사례는 테크니컬 디렉터 영입이다. 전북은 조긍연 전 한국프로축구연맹 경기위원장(57)을 구단의 테크니컬 디렉터로 선임했다. 감독 선임부터 선수 영입까지 구단의 일관된 철학을 세우고 유지하는 역할을 맡는 테크니컬 디렉터는 K리그에서는 생소하지만, 유럽 등 축구 선진국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개념이다. 최근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49) 역시 취임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대표팀의 테크니컬 디렉터로 칭하며 직책의 중요성을 드러낸 바 있다. 작년 강원FC가 송경섭 현 감독(47)에게 전력강화부장이라는 이름으로 비슷한 역할을 맡겼지만, 직무상 차이가 있었다. 완연한 테크니컬 디렉터의 개념을 도입하는 건 전북이 K리그 최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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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클럽하우스의 전경. [사진=전북현대]


클럽하우스에서도 전북의 선진적인 운영 역량이 잘 드러난다. 전북은 지난 2013년 세계 명문 구단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수준의 최고급 클럽하우스를 완공했다. 전북의 클럽하우스는 2015년 세계적 건축 웹진 아키타이저(Architizer)가 주최한 ‘2015 A+ 어워드’ 팬 투표 부문에서 1위에 선정됐고, ‘2015 한국건축문화대상’에서는 준공건축물 민간 부문 대상을 받기도 했다.

여기에 2018년에는 ‘유소년축구타운’을 클럽하우스 부지 내에 추가 건립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자생력 강화를 위한 전북의 ‘비전 2020 프로젝트’ 중 일부다. 유소년축구타운뿐만 아니라 전북의 역사를 담는 박물관(가칭:전북현대 축구기념관)의 건립 역시 계획에 있다. 지금껏 K리그에서는 볼 수 없었던 독자적인 행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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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간 전북은 성적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사진=전북현대]


2016년 K리그를 뒤흔든 전북의 심판 매수 사건은 전북에게 지울 수 없는, 지워서도 안 되는 큰 오점으로 남았다. 그 사건으로 전북은 K리그의 대표 ‘공공의 적’이 됐다. 하지만 그 이유로 전북이 이룬 다른 공적들이 저평가받아서는 안 된다. 전북의 심판 매수 사건이 사실이었듯, 전북이 K리그의 ‘리딩 클럽’으로서 다방면에 좋은 선례를 남기고 있는 것 역시 명백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선진적 구단 운영과 적극적인 투자. 전북이 ‘진짜’ 빅 클럽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키워드다. 이를 통해 전북은 지난 10년간 5번의 K리그 우승과 1번의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으며, 평균 관중 역시 늘 상위권을 유지했다. 전주는 자연스레 축구 도시로 성장했다. 국가대표팀은 전북 선수들의 장이 됐다.

전북은 ‘투자는 성적으로, 성적은 흥행으로, 흥행은 재투자로 이어진다’는 선순환 공식을 K리그 판에서 몸소 증명했다. 전북의 성공담이 실재하는 만큼, 전북의 성공이 혼자만의 축제로 끝나서는 안 된다. 소극적이고 후진적인 운영을 일삼고 있는 다수의 K리그 구단들이 함께 깨어날 수 있는 기폭제가 되어야 한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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