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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L 27R] 2-0 승리 리버풀, 훌륭한 공수에 비해 아쉬웠던 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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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교체 투입된 아담 랄라나는 기존의 리버풀 미드필더들보다 훨씬 더 공격적인 재능을 보여줬다. [사진=리버풀 공식 트위터]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혁희 기자] 리버풀이 간만에 수비 면에서도 안정을 보이며 무실점 승리를 거뒀다. 12일 오전 1시 30분(한국시간) 영국 세인트 메리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리미어리그 27라운드, 사우스햄튼과의 원정 경기에서 리버풀이 2-0으로 승리했다. 하지만 강등권 팀을 상대로도 중원을 장악하지 못한 리버풀의 미드필더들은 문제가 많았다.

리버풀은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사우스햄튼 수비수 베슬리 호엣의 패스 미스를 리버풀의 알렉스 옥슬레이드-체임벌린이 낚아챘다. 체임벌린이 전해준 공을 모하메드 살라가 다시 호베르투 피르미누에게 패스했고,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6분 만에 터진 선제골이었다.

리버풀은 주중(15일) 있을 포르투와의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을 대비한 듯 압박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선제골이 일찍 터진 덕에 압박의 강도를 더욱 낮추고 조심스럽게 경기를 운영했다.

사우스햄튼은 헐거운 압박을 측면을 이용해 벗겨냈다. 하지만 창의적인 플레이 없이 측면 돌파 후 크로스를 올리는 패턴을 반복했다. 하지만 리버풀의 버질 반 다이크가 크로스를 포함한 거의 모든 공중볼을 걷어냈다. 이제 사우스햄튼이 아니라 리버풀의 수비를 책임지는 반 다이크가 공중을 완전히 지배했다.

반 다이크가 없는 공간으로 침투해 슈팅을 시도하면, 로리스 카리우스 골키퍼가 사우스햄튼의 슈팅을 모조리 선방했다. 그간 불거진 경기력 비판을 몸소 반증하는 듯한 퍼포먼스였다. 위치 선정도 훨씬 발전했고, 순발력 또한 분데스리가에서 뛰던 시절의 모습을 되찾은 듯했다.

리버풀의 왼쪽 풀백 앤드류 로버트슨은 여전히 투지 넘치는 모습으로 공수를 활발히 오갔다. 오른쪽에선 유스 출신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가 재치 있는 패스를 여러 차례 선보였다. 과거 오른쪽 풀백으로 1군 무대에 데뷔하여 중앙 미드필더로 팀의 레전드가 된 스티븐 제라드가 조금씩 겹쳐보였다.

문제는 중원이었다. 체임벌린은 선제골 장면에서 재빠른 가로채기를 선보였지만 이후 중원에서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팬들이 '아스날 출신' 체임벌린에게 기대하는 '아름다운 패스'는 찾아볼 수 없었다.

엠레 찬과 조르지오 바이날둠도 실망스러웠다. 언제나처럼 열심히 압박했지만 효율이 떨어졌다. 태클이나 수비 위치 선정에 탁월하지 않으니 불필요한 체력 소모가 잦았다. 게다가 전진 패스 능력을 갖추지 못했기에, 그들에게 빠른 속공을 기대하기 힘들었다.

중원에서 전진 패스가 되질 않으니 '제로톱' 피르미누와 사디오 마네가 훨씬 더 내려와서 공을 받아줘야 했다. 하지만 마네는 올시즌 유난히 턴오버로 템포를 잡아먹는 일이 잦다. 오늘도 부지런히 공을 운반했으나 마지막 판단력이 한 박자씩 늦는 모습이었다. 마네는 위에서 공을 받아 마무리하는 역할이 더 어울리는 선수다.

필리페 쿠티뉴가 바르셀로나로 떠난 이후 중앙에서 플레이메이킹까지 도맡은 피르미누는 지친 모습이었다. 안 그래도 6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한 피르미누는 3선과 최전방을 오가느라 체력 소모가 극심했다.

결국 해결사는 '파라오' 살라였다. 선제골을 어시스트한 이후 계속 이타적인 플레이로 공격의 물꼬를 튼 살라는, 전반 42분에 직접 추가골을 기록했다. 선제골을 터트린 피르미누가 이번엔 살라에게 득점을 어시스트했다. 호흡이 돋보이는 2 대 1 패스로 사우스햄튼의 수비진을 무력화했다.

중원의 해답은 후반 34분 교체 투입된 아담 랄라나가 쥐고 있었다. 긴 부상을 털고 돌아온 랄라나는 15분 남짓한 시간 동안, 다른 리버풀 미드필더들이 경기 내내 한 것보다 많은 것을 보여줬다. 후반 40분에는 살라와의 2 대 1 패스로 득점까지 기록할 뻔했다. 기민한 침투가 돋보였다.

전진 패스, 상대 패널티 박스 앞까지 드리블, 공격수들과의 연계를 통한 침투 플레이 모두 랄라나가 보여줬다. 선발 출전할 컨디션만 올라온다면 리버풀에 부재한 중원의 조타수 역할을 맡게 될 것이다.

15일 새벽 4시 45분(한국시간) 리버풀은 포르투갈로 챔피언스리그 16강 원정을 떠난다. 위력적인 공격진을 보유한 리버풀의 우세가 점쳐지지만 중원에서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귀중한 원정승을 장담할 수 없다. 랄라나가 빠르게 폼을 되찾거나, 기존 미드필더들이 중원에서 좀 더 볼을 소유하고 앞으로 전달하는 데 익숙해져야 한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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