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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구] 시즌 막판, 남자배구 판도 정리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장도영 기자] 올 시즌 남자 프로배구는 그 어느 때보다 가장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다. 전력 평준화와 함께 개막 후 순위 변동이 계속된 것이다. 그런데 시즌 막판 얼추 얼개가 잡혔다. 본격적인 봄배구에 앞서, 각 팀들의 정규리그를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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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을 향해 '함께 간다'는 전략을 내세운 현대캐피탈의 선수들. [사진=한국배구연맹]


우승을 향해 ‘함께 간다’

현대캐피탈은 시즌 전 트라이아웃에서 선발한 바로티(헝가리)가 훈련 도중 부상을 당해 최소 6주 진단을 받으며 큰 위기를 맞았다. 고민 끝에 안드레아스(그리스)를 바로티에 대체자로 데려왔지만, 그는 2라운드까지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하며 최태웅 감독의 고민은 깊어만 갔다.

이 위기 때 최태웅 감독은 “안드레아스는 충분히 가치 있는 선수다. 그가 제 컨디션을 되찾을 때까지 기다려보려고 한다”라고 말하며 선수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그리고 안드레아스는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팀의 중심인 노재욱(세터)과 자주 소통했고, 화려한 공격보다는 본인의 장점인 디펜스(리시브, 수비)에 집중하며 팀을 위해 희생했다. 작은 것이 하나씩 풀리다 보니 컨디션을 조금씩 되찾았고, 결국 시즌 중반부턴 ‘공수’에서 자신의 실력을 마음껏 뽐냈다. 현대캐피탈에서 꼭 필요한 선수로 자리잡은 것이다.

‘믿음의 미학’을 내세운 최태웅 감독은 “우리는 모두 함께 가야 한다. 그래야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다”란 말을 자주 하며 모든 선수들이 자신의 몫을 해내야 한다는 책임의식을 강조했다.

결국 현대캐피탈은 현재 21승 9패 승점 65점으로 리그 선두를 질주하며 통합우승을 향한 발걸음을 부지런히 내딛고 있다. 지금 기세라면 꿈이 실현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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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왼쪽)와 대한항공은 2위 자리를 놓고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2위 자리

삼성화재(19승 11패 승점 53점 리그 2위)는 시즌 초반 1,743일 만에 11연승을 질주하는 등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이며 명문 구단의 부활을 선포했다. 하지만 3라운드 초반부터 세터 황동일이 흔들리며 공격수들이 살아나지 못했고, 결국 뒷심 부족마저 나타나며 패배하는 경기가 늘어갔다.

최근에는 믿고 쓰는 리베로 부용찬마저 흔들리며 3연패 수렁에 빠지면서 신진식 감독의 머릿속은 더욱 복잡해져가고 있다. 선수나 팀 스타일의 변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대한항공(19승 12패 승점 52점 리그 3위)은 올스타 브레이크 후 5라운드 전승(6)을 기록하며 후반기 가장 큰 돌풍을 불러일으켰다. 개막 후 기복 있는 경기력으로 불안한 출발을 보인 가스파리니가 예전의 모습을 완벽히 되찾았고, 유망주에서 국가대표 레프트로 성장한 정지석이 꾸준히 득점포를 가동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대한항공은 지난 18일 KB손해보험에게 0-3으로 완패하며 연승 행진을 멈췄지만, 최근 경기 감각을 유지한다면 봄배구에서 충분히 우승을 노려볼 만하다.

삼성화재와 대한항공의 승점차는 단 1점인 까닭에 정규리그 막판까지 2위를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사투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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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 드라마를 쓰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KB손해보험(왼쪽)과 한국전력의 선수들. [사진=한국배구연맹]


반전 드라마를 쓰려 한다

KB손해보험(16승 15패 승점 46점 리그 4위)은 5라운드에서 4승 2패를 기록하며 한국전력을 제치고 4위로 올라섰다. 이어 최근 상승세를 보인 대한항공에게 셧아웃(3-0) 승리를 거두며 상위권 팀들에게 적지 않은 부담감을 안겨주고 있다.

알렉스가 득점 5위(710점)에 오르는 등 막강한 공격력을 앞세워 자신의 몫을 다하고 있고, 최근 ‘작은 거인’ 황두연마저 오펜스(공격, 블로킹, 서브)와 디펜스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이며 권순찬 감독을 미소 짓게 만들었다.

한국전력(14승 17패 승점 43점 리그 5위)은 5라운드에서 2승 4패라는 저조한 성적에 그치며 5위로 추락했다. 최근 서재덕이 부상에서 복귀했지만, 팀이 조직력 부분에서 전체적으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며 아쉬운 결과가 잦아졌다.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한국전력이지만, 잠재력은 가장 풍부한 만큼 향후 행보를 주목할 만하다.

우리카드(11승 19패 승점 37점 리그 6위)는 최근 뼈아픈 4연패를 맛보는 등 시즌 최악의 경기력을 선보이며 무너지고 있다. OK저축은행(7승 24패 승점 25점 리그 7위)은 최근 3경기에서 2승 1패를 기록하며 오랜만에 승수를 쌓고 있지만, 당분간 꼴찌 탈출은 불가능해 보인다.

뜨거웠던 남자 배구의 정규리그, 최종 결과는 어떠할지 배구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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