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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L 28R] 포그바는 무리뉴의 다이아몬드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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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포그바는 최근 자신에게 주어진 비판을 견뎌내고 무리뉴의 '다이아몬드'가 될 수 있을까. [사진=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식 트위터]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혁희 기자] 최근 주고 받은 거친 설전으로 이목을 더욱 집중시킨 맞대결의 승자는 무리뉴였다. 25일 오후 11시 5분(한국시간), 조제 무리뉴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프리미어리그 28라운드 첼시와의 홈 경기에서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무리뉴의 '다이아몬드 4-4-2' 전술이 맨유에게 홈 승리를 가져다 줬다.

최근 맨유와 관련된 핵심 키워드는 '포그바 활용'이었다. 두 명의 미드필더 체제보다 세 명의 미드필더 체제에서 빛을 발하는 선수, 동료 미드필더들이 가혹할 정도로 뛰어주어야만 가치가 있는 선수, 뛰지 않는 선수 등 폴 포그바에게 비판이 쏟아졌다. 수비 가담에 적극적이지 않으면 그만큼 공격에서 힘을 발휘해야 하는데, 이도저도 아닌 경기력을 자주 보여온 탓이었다.

축구계의 레전드들도 비판에 동참했다. 애당초 1억 500만 유로(한화 약 1,500억 원)로 당시 최고 이적료를 갈아치우며 이적한 선수가 활용법이 몹시 까다로운 것 자체부터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거기에 무리뉴 감독과 포그바가 언쟁을 벌였다는 기사가 나오며 분위기는 더욱 나빠졌다. 겨울 이적시장 아스날에서 합류한 알렉시스 산체스와도 호흡이 맞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였다.

첼시와의 이번 맞대결에서 무리뉴의 포그바 활용, 그리고 포그바 개인의 활약상이 주목 받은 건 당연했다. 그간 4-2-3-1, 4-3-3 등의 포메이션을 실험했던 무리뉴 감독의 이번 선택은 윙어 없이 미드필더 네 명이 사각형을 그리는 4-4-2, 즉 '다이아몬드 4-4-2'였다.

최전방 투톱으로 출전한 로멜로 루카쿠와 앙토니 마르시알 중, 마르시알은 자주 왼쪽 측면으로 빠지며 미드필더들에게 공간을 제공했다. 루카쿠가 버티고 마르시알이 빠져나가며 만든 공간으로 산체스와 포그바가 들어오는 방식이었다.

맨유가 이렇게 새로운 전술을 들고 나왔지만 첼시도 차분히 응수했다. 초반 맨유의 포진에 낯설음을 느끼던 첼시 선수들은 빠르게 적응했다. 결국 전반 32분, 첼시의 역습 찬스에서 에당 아자르의 환상적인 패스를 윌리안이 마무리하며 선제골을 터트렸다.

수비적인 성향이 강한 두 팀 답게, 전술이 바뀌었다고 해서 격렬한 공방이 오가진 않았다. 첼시의 공격수 알바로 모라타는 초반의 기세를 완전히 잃어버린 채 존재감 없는 경기력을 지속했다. 아자르와 윌리안이 분투했으나 올드 트래포드에서 맨유의 수비진을 뚫어내는 일은 쉽지 않았다.

공격의 힘이 중앙에 실리고, 네마냐 마티치와 스콧 맥토미니가 포그바의 뒤를 받쳐주자 포그바의 활약이 나아지기 시작했다. 중원에서 공격 방향을 잡는 키잡이 노릇을 했고, 산체스와의 호흡도 점차 맞아가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포그바가 그간의 비판을 잠재울 수 있을만큼의 대활약을 펼친 것은 아니었다. 맨유의 공격 상황에선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여전히 설렁설렁 뛰는, 소위 '병장 축구'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첼시의 미드필더이자 포그바의 프랑스 국가대표 파트너 은골로 캉테가 경기장 곳곳을 맹렬히 누비는 모습과 대비되었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대응책이 다소 늦은 덕분에, 포그바의 단점이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산체스까지 포함해 4명의 중앙 미드필더가 출전한 맨유 상대로 첼시는 중원 싸움에서 고전했다. 3-5-2 포메이션으로 2명의 중앙 미드필더가 출전한 첼시는 중원에서 숫적 열세에 처했다.

캉테가 여전히 훌륭하게 중원을 누비는 상황에서, 첼시는 미드필더 한 명을 더 투입해 어슬렁거리는 포그바를 좀 더 제어해야 했다. 윙어를 사용하지 않는 맨유를 상대로 굳이 세 명의 중앙 수비수와 두 윙백이 서있을 필요가 없었다. 각각 후반 33분과 35분 투입 된 올리비에 지루와 세스크 파브레가스는 콘테 감독이 포백으로 전환함을 뜻했지만, 남은 시간이 촉박했다.

지난 경기들보다는 포그바의 활약이 훨씬 나아졌다. 전방에서 산체스와 마르시알이 좌우로 움직이며 수비진들을 흔들어 준 덕분에 포그바가 보다 편하게 첼시를 공략할 수 있었다. 여전히 갈 길은 멀다. 유벤투스 시절의 활동량과, 포그바 스스로 더욱 팀에 녹아들고 전술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 주어야만 한다. 무리뉴 감독이 새롭게 꺼내든 다이아몬드 4-4-2는 포그바를 위한 선물이었고, 이제 포그바가 스스로 다이아몬드가 되어야 할 차례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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