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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리그1] 올 시즌도 ‘노장의 품격’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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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에서 올 시즌도 노장(좌측부터 이동국, 이근호, 염기훈, 박주영)의 품격은 계속된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정종훈 기자] K리그가 점점 더 어려지고 있다. 출전선수명단에는 U-23 규정으로 최소 2명의 유망주가 포함되어야 한다. 여기에 각 구단이 예산을 축소하고 있어 고연봉을 받는 고연령 선수는 첫 번째 정리 대상으로 꼽힌다.

하지만 노장은 팀 운영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존재다. 시즌 전체를 젊은 선수로만 운영하기엔 위험이 따르기 때문. 경험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어려운 순간에 한방을 뿜어내고 나아가 어린 후배를 이끄는 게 노장의 역할이다. 올 시즌도 K리그에서 ‘노장의 품격’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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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 이동국은 시즌 초반부터 골을 넣으며 자신의 진가를 입증하고 있다. [사진=전북 현대]


■ 전북 현대 이동국(만 39세, 471경기 203골 72도움)

그야말로 ‘살아있는 전설’이다.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이동국에게 딱 알맞은 표현이다. K리그 최초 70(골)-70(도움) 클럽에 가입했다. 올 시즌에는 ‘80-80 클럽’에 도전한다. K리그 역대 최다 득점(203골)의 역사는 계속 쓰이고 있다. 최근에는 전북 소속 360번째 경기를 소화하면서 전북 소속 최다 경기 출전 기록도 경신했다.

올 시즌 이동국은 팀 사정상 특급 조커로 팀을 지탱하고 있다. 아드리아노, 김신욱, 로페즈, 티아고 등 걸출한 특급선수 사이에서 적절하게 경기를 조율하고 있다. 짧은 출전 시간 내에도 임팩트는 확실하다. 지난 1일 K리그1 울산 현대와의 개막전에선 후반 15분 교체 투입되어 2분 만에 결승골을 넣더니, 후반 31분에는 한교원의 쐐기골까지 도왔다. 1라운드 MVP는 당연히 그의 몫이었다.

득점뿐 아니라 연계에도 능하다. 염기훈에 이어 K리그 통산 최다 도움 2위를 달리고 있다. 자신에게 집중되는 견제를 역이용해 욕심 내지 않고 주위 동료들에게 내주기 때문에 가능한 기록이다. 이동국은 “마흔이 되니 축구가 늘었다”고 말했다. 축구의 도(道)를 깨닫고 축구 도사가 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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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호가 소속팀 강원FC는 물론이고 국가대표팀에서도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사진=강원FC]


■ 강원FC 이근호(만 33세, 235경기 67골 42도움)

이근호의 ‘연습생 신화’는 끝이 없다. 2005년 인천 유나이티드에 연습생 신분으로 입단해 2군을 전전했다. 인천을 시작으로 대구FC-주빌로 이와타(J리그)-감바 오사카(J리그)-울산 현대-상주 상무-엘 자이시SC(카타르)-전북 현대-제주 유나이티드를 거쳐 현재는 강원FC에서 뛰고 있다. 그는 ‘저니맨’으로 총 10개 구단을 경험했다. 구단에서 버림받은 것이 아니라 능력을 인정받아 팀을 자주 옮겼다.

세련된 유형은 아니다. 드리블러지만 다소 투박한 플레이로 비집고 들어간다. 곱씹고 또 곱씹어봐도 참 악착 같다. 고참이 되면 게으를 법한데 여전히 풀타임 내내 뛰어다닐 수 있는 체력을 보유하고 있다. 끝까지 물고 늘어지니 수비 입장에선 곤욕이다. 화려함은 없지만 헌신의 아이콘이다.

올해 다시 한번 월드컵 출전을 앞두고 있다. 2014년 브라질 대회에서는 군인 신분으로 참가해 러시아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골을 뽑아내기도 했다. 손흥민을 살리기 위해서 파트너로 딱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최종 명단까지 함께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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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삼성의 염기훈이 올 시즌은 K리그 최초 통산 100도움을 기록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수원 삼성 염기훈(만 35세, 314경기 61골 100도움)

염기훈의 왼발은 날이 갈수록 날카로워진다. 지난해 도움왕을 놓쳤지만, 2015, 2016시즌 2년 연속 도움왕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에는 본인의 포지션은 측면 공격수보다는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경기가 많았기 때문에 도움 숫자가 다소 적었다.

염기훈은 올 시즌 K리그 최초 통산 100도움 고지에 올랐다. 지난 1일 K리그1 전남 드래곤즈 개막전에서 이기제의 골을 도운 것. 여기에 이동국에 이은 두 번째 70(골)-70(도움) 클럽에 도전한다. 염기훈은 “기록에 욕심을 두지 않기에 은퇴 전에 달성하는 것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그는 올 시즌 도움왕 탈환을 목표로 한다. 포지션도 본인의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왼쪽 윙어로 돌아갔다. 조나탄이 떠났지만 K리그 최고의 공격수 데얀이 푸른 유니폼을 입었다. 염기훈이 더욱 자유로워지기 위해선 오른쪽 측면을 담당하는 바그닝요, 임상협 등 동료들의 조력이 필요하다.

월드컵 출전도 꿈꾼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이후 8년 만이다. 대표팀과 다소 거리가 있었던 염기훈은 신태용 감독 부임 이후 꾸준히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의 왼발 한방을 믿는 눈치다. 권창훈, 이재성 등 쟁쟁한 경쟁자들이 즐비하기 때문에 최종 명단을 아직 장담할 순 없다. 염기훈은 8년 전 불명예를 씻고자 땀을 흠뻑 쏟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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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얀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는 박주영의 활약이 단연코 중요하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FC서울 박주영(만 33세, 184경기 59골 13도움)


올 시즌 박주영의 어깨가 무겁다. 수원으로 떠난 데얀의 공백을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팬들의 여론도 좋지 않아서 자칫하다간 팀 전체 사기가 떨어질 수 있다. 일단 출발은 무난하다. K리그 2경기 출전 1골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팬들은 무난함을 원치 않는다. 지난 시즌 데얀이 서울에서 기록한 19골에 근접해야 그나마 이적이 합리화될 수 있다. 에반드로, 안델손 등을 새로 영입했지만 여전히 물음표가 따르고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즌 초반 박주영의 활약이 단연코 중요하다.

박주영은 시즌 전체를 소화하기엔 버거울 전망이다. 무릎 상태가 완벽하지 않아서다. 따라서 그의 장기적인 대체자를 구해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박주영은 경기장 밖에서는 후배 양성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서울이 공을 들이고 있는 조영욱이 프로 1년차에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선 박주영의 도움이 절실하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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