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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프상식백과사전 107] 마스터스의 링거 스코어 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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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우승한 패트릭 리드의 4일 링거스코어는 58타가 나온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미국 오거스타)=남화영 기자] 매년 한 곳에서 개최하지만 티샷에서부터 그린까지 어렵기로 소문난 마스터스에서 누가 잘 했을까?

마스터스닷컴은 최근 82회를 치른 이 대회에서 선수 별로 이 코스의 각 홀마다 가장 좋았던 스코어들을 누적 집계한 ‘링거 스코어(ringer score)’를 집계한 결과 레이몬드 플로이드가 18홀 47타로 가장 좋은 스코어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플로이드는 1965년부터 2009년까지 45년간 마스터스에 출전한 결과 서로 다른 홀에서 모두 7개의 이글을 잡았고 11개의 버디를 잡았다. 파3 홀에서는 5언더파였고, 파4 홀에서는 12언더파, 파5 홀에서는 8언더파를 쳤다. 후반 9홀에서는 23타가 누적되었는데 이 부분은 데이비스 러브 3세와 동률로 최저타 기록이었다.

마스터스에서 최다승인 6승을 거둔 잭 니클라우스의 45번(1959~2005년) 출전한 기록들 중에 좋은 스코어를 대입해보니 48타를 쳐서 2위였다. ‘황금곰’ 니클라우스는 전반 9홀이 23타로 후반의 25타보다 좋았다. 니클라우스는 6개의 이글 중에 4개(2,5,7,8번 홀)가 전반 홀에서 나왔다. 후반에서는 파5 홀인 13,15번 홀에서 이글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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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몬드 플로이드의 링거 스코어.


그밖에 통산 4승을 올린 타이거 우즈를 비롯해 애덤 스콧(호주), 필 미켈슨 등 9명의 역대 마스터스 챔피언이 49타의 링거 스코어를 기록했다. 동일한 최저타 기록 49타를 쳤어도 그린재킷을 입어보지 못한 선수는 역대 7번 출전한 세계 골프 랭킹 1위 더스틴 존슨, 9번 출전한 루이 우스투이젠(남아공), 11번 출전한 루크 도널드(잉글랜드) 등이다.

마스터스닷컴은 한 발 더 나아가 오거스타내셔널에서 기록된 모든 선수들의 스코어 중에 가장 좋은 스코어들만을 모았더니 18홀 32타가 나왔다. 특히 네 개의 파5 홀 모두에서 3타를 한 번에 줄이는 더블이글 즉 알바트로스가 나왔다.

진 사라센은 1935년 파이널 라운드의 15번 홀 235야드 거리에서 4번 우드 샷으로 홀인시켰다. 사라센은 더블이글을 기록하는 것과 동시에 마스터스 역사상 유일한 36홀 플레이오프를 하게 되었고, 크레이그 우드를 누르고 우승까지도 거머쥐었다. 오거스타내셔녈은 당시 사라센이 세운 위업을 기념하기 위해 15번 홀 그린으로 건너가는 돌다리 이름을 ‘사라센 브릿지’로 명명했다.

1967년 1라운드에서는 브루스 데블린이 파5인 8번 홀의 248야드 거리에서 4번 우드로 더블이글을 기록했고, 제프 매거트는 1994년 파이널 라운드의 파5 13번 홀 222야드 거리에서 3번 아이언으로 홀인시켜 3타를 한 번에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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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스의 역대 링거 스코어를 모으면 32타가 나온다. [사진=마스터스닷컴]


가장 최근에 나온 건 2012년 루이 우스투이젠(남아공)이 2번 홀 253야드 거리에서 4번 아이언 샷으로 잡은 알바트로스다. 그 해에 우스투이젠은 버바 왓슨과 연장전에 나갔으나 왓슨이 연장 두 번째인 10번 홀에서 놀라운 훅 샷을 성공시키면서 우승했다.

4개의 파3 홀에서 홀인원이 다 나왔다. 그중 240야드 4번 홀에서는 제프 슬루먼이 1992년에 기록한 게 유일하다. 155야드 12번 홀에서는 3번, 180야드 6번 홀에서는 5번의 홀인원이 나왔고, 170야드 16번 홀에서는 무려 20번이나 쏟아졌다. 지난해 매트 쿠차에 이어 올해 찰리 호프먼이 이 홀에서 홀인원을 했다.

링거스코어가 가장 좋은 스코어의 조합이라면, 각 홀에서 가장 나빴던 스코어를 모두 합치면 97오버파 169타가 된다. 지난해 디펜딩챔피언인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가 올해 15번(파5 530야드) 홀에서 옥튜플 보기, 즉 8오버파 13타를 적어내면서 악명높은 이 기록 장부에 이름을 올렸다.

마스터스닷컴은 역대 출전 기록이 아닌 한 해 대회 4라운드 통합 기록도 집계했다. 그 결과 최저타 라운드는 1980년의 제리 페이트와 2010년의 리 웨스트우드가 기록한 56타였다. 페이트는 대회는 공동 6위로 마쳤으나, 4일 동안 각기 다른 홀에서 이글 2개, 버디 12개, 4개의 파를 기록했다. 웨스트우드는 최종 2위로 마쳤는데 홀별 성적을 합산하니 이글 하나, 14개의 버디에 파가 3개였다. 올해 우승한 패트릭 리드를 계산해보면 이글이 2개, 버디 10개, 파가 6개로 올해의 링거 스커어는 58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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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딩 챔피언 가르시아는 파5 15번 홀에서 8오버파 13타의 재앙을 만나기도 했다.


한 대회에서 역대 가장 많은 이글을 잡은 선수도 집계했다. 장타자 더스틴 존슨이 2009년에 기록했다. 존슨은 그해 공동 30위로 마쳤지만 8, 13, 14, 15번 홀에서 이글을 잡았다. 올해의 경우 아마추어로 출전한 재미교포 덕 김(김샛별)이 13번 홀에서 두 번, 그리고 18번 홀에서 샷 이글을 합쳐 세 개의 이글을 잡아냈다. 이글을 하면 오거스타내셔널은 수정컵을 부상으로 지급한다.

1968년 마스터스 마지막 라운드에서 로베르토 데 빈센초는 9번 아이언으로 시도한 어프로치 샷이 그대로 홀에 들어가면서 파4인 첫 홀에서 나온 다섯 번의 이글 가운데 하나를 기록했다. 하지만 빈센초는 17번 홀에서 버디인 3타를 기록하고서도 4라고 적는 스코어 오기 실수로 인해 밥 골비에게 1타 차 승리를 안겨준 비운의 선수이기도 했다.

다른 재미난 통계도 있다. 마스터스에 출전한 선수들이 역대 라운드에서의 스코어를 모두 모아보면 누가 가장 뛰어난 선수였을까? 지난해까지 집계된 바로는 마스터스에서 4승을 한 타이거 우즈가 평균 70.86타로 가장 좋은 타수를 기록했다. 우즈는 78번의 라운드에 출전했고 그중 한 라운드 최저타는 65타였다. 43세의 나이로 3년 만에 복귀한 우즈는 올해 73-75-72-69타를 쳤다. 이는 본인의 생애 평균 타수에는 모두 한참 모자란 성적이다.

그린재킷을 6번 우승한 잭 니클라우스는 163번의 라운드를 해서 최저타는 64타에 평균 71.98타를 쳤다. 45년을 출전하면서 마지막 5년 간는 매번 컷을 통과하지 못한 결과 평균 타수가 내려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더파 스코어를 기록한 점은 경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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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까지 역대 선수들 통산 출전 라운드의 평균 타수.


제이슨 데이, 로리 매킬로이, 저스틴 로즈 등 요즘 젊은 선수들이 니클라우스보다 평균 타수가 낮다. 하지만 지금이야 그렇게 보여도 그들이 나이를 먹으면서 서서히 평균 타수는 내려갈 것이다. 45년간이나 마스터스에 출전할지도 미지수다. 따라서 니클라우스의 평균 타수를 우즈의 그것과 직접 비교하는 것도 큰 의미는 없어 보인다. 우즈 역시 언제까지 출전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마스터스 챔피언에게 부여하는 평생 출전권은 당사자들에겐 특권이면서 동시에 명예의 보루이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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