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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구] 삼성은 ‘외국인 투수 잔혹사’를 끊어낼 수 있을까?

[헤럴드경제 스포츠팀=김동언 기자] 삼성 라이온즈는 스토브리그에서 외국인투수 영입에 가장 공들인 팀이다. 2015년 알프레도 피가로(13승)와 타일러 클로이드(11승) 이후 외국인 10승 투수가 나오지 않았다. 2017년 마크 위드마이어를 스카우트 코디네이터로 영입했고, 메디컬테스트 과정을 세밀화해 선수 선발에 심혈을 기울였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이번 시즌 영입된 팀 아델만과 리살베르토 보니야 역시 8경기에 선발 등판해 단 2승만을 거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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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구에 문제를 드러내며 빅리그 출신 에이스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아델만. [사진=삼성라이온즈]


팀 아델만


아델만은 지난 해 11월 30일 총액 105만 달러에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영입 당시 신시내티 레즈에서 풀타임 선발을 소화했던 선수로 엄청난 기대를 받았다.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빅리그 통산 4.97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KBO 데뷔전이었던 두산과의 경기에서 6⅔이닝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패스트볼이 높게 제구됐고, 빗맞은 안타가 많이 나오며 힘으로 타자를 압도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두 번째 등판이었던 넥센과의 경기에서 6이닝 동안 2실점으로 첫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이후 3번째 등판이었던 SK 전에서 7이닝 동안 2실점을 하며 KBO 리그 첫 승리를 따냈다. 289일 만에 삼성의 외국인투수가 선발승을 거둔 것이다. 하지만 다음 등판인 한화와의 경기에서 3⅓동안 7실점을 허용했다. 제구에 문제를 드러내며 5개의 볼넷을 허용했던 것이 뼈아팠다.

아델만은 시즌 4경기에 선발등판 해 1승 2패의 성적을 거뒀다. 방어율은 6.26으로 높았고, 탈삼진은 12개밖에 따내지 못했다. 맞춰 잡는 피칭을 주로 하는 아델만은 제구가 되지 않으면 그만큼 얻어맞기 쉽다. 4경기 중 2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지만 삼성이 기대했던 빅리그 출신 에이스와는 거리가 멀다. 매 경기 3볼넷 이상을 내줬고, 1회 피안타율이 0.389에 달한다. 불안한 제구를 바로 잡아야 본인의 주무기인 체인지업의 효과도 극대화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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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펜 출신으로 체력적인 문제를 드러낸 보니야. [사진=삼성라이온즈]


리살베르토 보니야

삼성의 두 번째 외국인투수는 ‘최소 아델만급’이라고 발표해 많은 팬들의 기대를 모았다. 실제로 브라이언 미첼, 켄달 그레이브맨, 딜론 지, 크리스 틸먼 등 수많은 빅리거의 이름이 거론됐다. 하지만 영입이 계속해서 미뤄졌고, 결국 10개 구단 중 가장 늦은 2월 13일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의 보니야를 총액 70만 달러에 영입했다.

보니야는 계약과 동시에 팬들의 우려를 자아냈다. 실제로 KBO 데뷔전이었던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3⅓이닝 동안 홈런 3개를 허용하며 9실점으로 무너졌다. 하지만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6이닝 동안 2실점을 허용하며 첫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두산과의 경기에서도 6이닝 동안 6실점을 허용했지만 자책점은 2점밖에 허용하지 않으며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보니야는 시즌 4번째 선발 등판이었던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마침내 첫 승을 거뒀다. 5이닝 동안 3실점을 허용했다. 실점은 적었지만 불안정한 제구로 많은 위기를 맞았고, 롯데 타자들이 찬스에 약한 모습을 보이는 등 운도 따랐다. 이날 경기에서는 150km에 육박하던 직구가 140km 후반대에 형성되면서 위력이 떨어졌다.

보니야는 시즌 4경기에 선발등판해 1승 2패의 성적을 거뒀다. 데뷔전 9실점 때문에 7.08의 높은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고, 탈삼진 역시 17개 밖에 되지 않는다. 150km에 육박하는 묵직한 직구가 주무기지만 불펜 출신이기 때문에 50개 이상 투구수를 기록하면 구속과 구위가 떨어지는 단점을 보이고 있다. 또한 변화구의 제구가 좋지 않기 때문에 타자들이 직구 하나만 노리고 타석에 들어와 공략해낸다. 체력과 변화구 제구를 보완한다면 지금보다 좀 더 좋은 성적을 낼 것이다.

밴덴헐크 영입?

올해도 아직은 삼성의 외국인투수는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팬들은 엄청난 금액을 지불하더라도 일본에 있는 릭 밴덴헐크를 다시 영입하라고 외치고 있다. 밴덴헐크는 2013년 KBO 최초 네덜란드 선수로 삼성에 입단했다. 부상 여파로 올스타 브레이크까지 성적이 좋지 못했다. 하지만 2군을 다녀온 이후에 계속해서 호투를 펼쳤고, 한국시리즈에서 3경기 8⅔이닝 동안 1.04의 자책점을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2014년에는 25경기에 선발등판 해 13승 4패 3.18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고, 180탈삼진을 기록하며 탈삼진 부문 1위에 등극했다. 밴덴헐크는 삼성 역사상 최고의 외국인 투수로 불린다. 하지만 1년에 40억 원을 받는 밴덴헐크의 높은 몸값 때문에 밴덴헐크를 데려오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럼 용병타자는?

팬들의 또 다른 의견은 외국인투수 한 명을 방출하고 파괴력 있는 용병 타자를 영입하자는 것이다. 그 타자는 외국인선수 한 시즌 최다 홈런을 때려낸 야마이코 나바로다. 나바로는 2014년 총액 30만 달러의 저렴한 몸값으로 삼성에 합류했다. 몸값 탓에 최악의 영입이라는 반응을 보였지만 계약 첫 해 2루수 사상 2번째로 30홈런을 때려낸 선수가 됐고, KBO 통산 3번째로 외국인선수가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하는 결과를 낳았다. 다음 해에는 48개의 홈런을 때려냈고, 2년 연속 20-20클럽에 가입하는 ‘역대급’ 활약을 펼쳤다.

현재 삼성은 외국인투수뿐 아니라 0.232로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는 득점권 타율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구자욱-다린 러프-나바로로 이어지는 클린업트리오는 득점력 빈곤에 시달리는 삼성에게 많은 득점을 가져다 줄 것이다. 또한 타격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강민호를 6번으로 내려 타격에 대한 부담을 덜어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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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시절 역투를 펼치고 있는 해커. [사진=NC다이노스]


해커는 어때?

가장 현실적은 대안은 KBO 복귀를 노리는 에릭 해커의 영입이다. 해커는 2013년 NC 다이노스에 입단해 4년 동안 44승 27패 3.5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지난 해 12승 7패 3.42의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젊은 선수들을 지향하는 NC의 팀 특성상 재계약에 실패했다.

다른 구단의 오퍼가 예상됐지만 협상은 진행되지 않았고, 현재 소속팀 없이 개인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KBO 개막일, 본인의 SNS 계정에 KBO 엠블럼을 업로드하며 복귀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또한 보니야의 데뷔전 부진 후 SNS 계정에 이승엽과 관련된 글을 업로드해, 삼성 입단 의지를 표명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일으켰다. 해커는 KBO 적응기가 필요 없고 확실히 10승을 책임질 수 있는 투수다. 2년 동안 10승 외국인 투수를 배출해내지 못한 삼성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인 카드가 될 수 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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