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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늘집에서] 제 자리로 돌아가고 있는 김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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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김효주(사진)가 제73회 US여자오픈에서 연장접전 끝에 패해 준우승을 거뒀다. 우승을 했다면 더할 나위없이 좋았겠지만 준우승도 큰 성과다. 특히 지난 2년여간 빛을 잃고 방황하던 김효주에겐 자신감을 회복할 모멘텀이 될 전망이다.

김효주는 최종라운드에서 무결점 플레이를 펼쳤다. 큰 승부의 긴장감 속에서 보기없이 버디 5개를 잡아냈다. 12번 홀과 15번 홀에서 나온 21m와 15m 버디 퍼트는 운(運)이 많이 따랐다. 그래도 홀 근처까지 볼의 방향과 거리를 맞추는 것은 선수의 능력이다.연장 첫 홀서 나온 9m짜리 버디 퍼트도 놀라웠다. 잃었던 천재성이 재현되는 분위기였다. 김효주의 얼굴엔 모처럼 생기가 넘쳤다.

김효주는 2016년 1월 퓨어실크 바하마 LPGA 클래식에서 우승한 후 오랜 시간 슬럼프를 겪었다. 작년엔 LPGA투어 22개 대회에 나가 톱10에 4번 밖에 들지 못했으며 컷오프도 4번이나 당했다. 올해도 김효주는 이번 US여자오픈 전까지 8개 대회에 나갔으나 톱10은 한번도 없었으며 컷오프도 세 번이나 당했다.

김효주는 지난 겨울 미국에서 전지훈련을 했다. 줄곧 태국에서 겨울을 났으나 변화를 꾀하자는 생각에 전지훈련 장소를 바꿨다. 로스엔젤레스 인근 벤추라 카운티의 무어파크 컨트리클럽에 훈련캠프를 차린 김효주는 가장 좋아하는 선배인 김지현과 함께 안성현 코치의 지도를 받으며 착실하게 동계훈련을 소화했다.

코치가 바뀌었다고 스윙에 크게 손을 댄 것은 아니었다.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체력훈련이었다. 일주일에 세 번씩 강도 높은 체력훈련을 실시했다. 체력이 약하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온 김효주로선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이를 악물고 힘든 시간을 이겨냈다. 김효주가 이번 US여자오픈에서 30도가 넘는 찜통 더위 속에도 마지막 날 5언더파를 몰아친 것은 지난 겨울 흘린 구슬땀의 결과였다.

집중력은 체력이 뒷받침된 결과다. 김효주는 이번 US여자오픈에서 향상된 데이터를 남겼다. 드라이버샷 평균 거리가 235.46야드(34위)를 기록했는데 페어웨이 적중률은 91.7%로 1위였다. 아이언샷의 정확도를 보여주는 그린 적중률은 63.2%로 25위였으나 홀당 평균 퍼트수는 1.50개로 공동 2위였다.

김효주는 이번 US여자오픈 3,4라운드를 김지현과 함께 했다. 3라운드는 김지현, 미셀 위와 함께 했고 마지막라운드는 김지현과 2인 플레이로 치렀다. 김효주는 심리적으로 의지가 되는 가까운 선배 언니와 동반 라운드를 해 한결 경기가 수월했다는 말을 했다. 그동안의 부진 원인엔 심리적인 이유도 있었음을 보여준다.

이번 US여자오픈 준우승으로 한순간에 모든 게 바뀔 순 없을 것이다. 다음 대회에서 컷오프를 당할 수도 있는 게 골프다. 그래도 국내 대회에서 조차 컷 통과에 급급했던 김효주로선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일 것이다. 용기를 내 시도한 변화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만 해도 커다란 소득이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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