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러시아WC] 정말 ‘트릭’이라면 충분히 16강은 가능하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복권빈 기자]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각 출전국들은 마지막 시간을 평가전과 집중훈련으로 보내며 스퍼트를 올리고 있다. 한국 대표팀 역시 마찬가지다. 평가전을 통해 조직력을 다지고, ‘파워 프로그램’으로 불리는 체력 훈련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최근 분위기는 좋지 못했다. 지난 1일 출정식 겸 월드컵 전 국내에서의 마지막 평가전으로 진행된 보스니아와의 경기에서 1-3으로 완패했다. 7일 펼쳐진 볼리비아와의 마지막 공개 평가전에서도 기대 이하의 경기력으로 0-0 무승부를 거뒀다. 팬들의 기대는 더욱 낮아졌고 실망만 커졌다.

신태용 감독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스웨덴 전을 대비한 일종의 ‘트릭’이라 답했다. 약체로 평가받던 상대와의 경기에서 졸전을 펼친 후 나온 대답이었기에 쉽사리 납득하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신태용 감독의 말을 굳이 의심할 이유는 없다. 볼리비아와의 경기에서 나온 전술과 경기력이 정말로 ‘트릭’이라면 한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을 그렇게 비관적으로 볼 이유는 없다.

이미지중앙

F조 1위가 유력한 독일의 감독 요하임 뢰브. [사진=FIFA]


1위가 유력한 독일

일단 독일은 우리의 경쟁상대가 아니다. 그만큼 독일은 압도적이다. 공격부터 수비까지 월드클래스 선수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토마스 뮐러, 마르코 로이스, 메수트 외질, 제롱 보아탱, 토니 크로스 등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약간의 불안함은 있다. 9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기에서 승리하기 전까지 A매치 5경기 연속으로 승리가 없었다. 하지만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 독일은 전통적으로 월드컵 직전 평가전에서 결과보다는 실험을 추구한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월드컵 전 마지막 평가전에서 오랜만에 베스트 멤버를 가동해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승리(2-1)를 거두면서 이제 실험이 끝났음을 알렸다.

16강 경쟁국들과의 전력 차도 무시할 수 없다. 그나마 독일을 위협할 것으로 보이는 멕시코도 1년 전 펼쳐졌던 컨페더레이션스컵 4강에서 2군이 나선 독일에 1-4 완패를 당했을 정도다. 독일은 큰 변수가 없는 한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

멕시코, 스웨덴에는 겁먹을 필요 없다

결국 멕시코, 스웨덴과의 경쟁이다. 멕시코는 6연속으로 16강 진출에 성공한 팀이다. 스웨덴은 이탈리아를 무너트리고 월드컵에 진출했다. 분명 훌륭한 결과를 거둔 두 팀이지만 그렇게 겁먹을 필요는 없다. 한국이 절대 전력에서 뒤처지지 않기 때문이다.

멕시코에는 이번 시즌 눈에 띌 만한 활약을 보여준 선수가 없다. 웨스트햄에서 뛰고 있는 멕시코의 간판 공격수 하비에르 에르난데스는 이번 시즌 8골을 넣는 데 그쳤다. 시즌 후반기에는 주전 경쟁에서도 밀렸다. 에르난데스뿐 아니라 주축 공격수들이 모두 부진했다. 헤수스 코로나(FC포르투)는 3골, 라울 히메네스(벤피카)는 6골을 기록했다. 이르빙 로사노(PSV아인트호벤)가 17골을 넣으며 주목 받았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 여겨지는 에레디비지에에서의 기록이다.

수비진과 미드필더진 역시 소속팀에서의 입지가 불확실하다. 간판 수비수 미겔 라윤은 후반기에 세비야로 임대를 간 후 6경기 출전에 그쳤으며, 안드레스 과르다도(레알베티스)와 엑토르 에레라(FC포르투) 등 주축 미드필더들도 이제는 주류 무대에서 밀려난 상황이다.

스웨덴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주전 투톱인 올라 토이보넨과 마커스 베리 모두 큰 위협이 되지 못한다. 토이보넨은 이번 시즌 툴루즈 소속으로 프랑스 리그1 22경기에 나섰지만 1골도 넣지 못했다. 그나마 마크쿠스 베리(알아인)가 25골을 넣었지만, 그 무대는 아랍에미리트(UAE) 리그였다.

2016-2017시즌 분데스리가 도움왕에 올랐던 에이스 에밀 포르스베리(라이프치히)는 이번 시즌 극도의 부진에 시달렸으며, 맨유에 입단하며 기대를 모았던 빅토르 린델로프 역시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이미지중앙

F조 최고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손흥민이 온두라스 전에서 골을 넣은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KFA]


반면 유럽에서 뛰는 한국 선수들은 준수한 시즌을 보냈다. 특히 손흥민(토트넘)의 존재는 한국 대표팀에게는 빛과 같다. 잉글랜드 무대와 유럽 챔피언스리그를 오가며 18골 11도움을 기록했다. 멕시코와 스웨덴 통틀어 단 한명도 손흥민과 견줄만한 활약을 펼친 선수는 없었다. 황희찬(잘츠부르크)도 이번 시즌 총 12골을 넣는 등 훌륭한 시즌을 보냈다. 특히 유로파리그에서 놀라운 활약을 펼치며 팀을 4강으로 이끌었다. 황희찬 역시 손흥민과 마찬가지로 그 어떤 멕시코, 스웨덴 선수들보다 이번 시즌 유럽에서 많은 주목을 받은 선수였다. 주장 기성용(전 스완지시티) 역시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꾸준히 주전으로 뛰었다.

변수는 자신감

계속해서 부정적인 예상만이 한국 대표팀을 휘감고 있다. 해외 언론과 도박사들은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한국 대표팀에 대한 비아냥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안정환 해설위원이 방송에 나와 얘기했던 것처럼 섣부른 예상은 한국 선수들의 자신감과 정신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자신감의 하락은 16강 진출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아무리 철저하게 준비해도 본래의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면 경기를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상대를 면밀히 분석하는 것뿐 아니라 정신적으로 더 강해질 필요가 있다. 자신감이라는 변수를 제대로 제어할 수 있다면 독일의 16강 진출 동반자는 충분히 한국이 될 수 있다.

sport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