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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화영이 만난 골프人] 27년 골프 레슨한 최완욱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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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완욱 박사는 27년간 골프 레슨을 해왔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경기도 화성 남수원 골프장의 3층 규모 골프연습장에는 골프 레슨 경력 27년의 최완욱(51) 박사가 운영하는 마일스톤 골프 아카데미가 있다. 아담한 체구에 그을린 구릿빛 얼굴의 최 박사는 “주춧돌을 하나씩 놓는다는 이름으로 아카데미 이름을 마일스톤이라 지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체육학 박사 학위를 받고 일반 골퍼를 가르치는 데도 권위 의식이라고는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다.

십여 명 내외의 주니어 골퍼와 프로, 일반 아마추어 골퍼까지 망라한 마일스톤을 거쳐 간 선수들은 최근 2년간 8승을 거두었다. 지난해 한국남자프로골프(KPGA) 시즌 최종전인 카이도 투어챔피언십에서 첫승을 거둔 최고웅(30)이 있고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드림투어에서 1승을 거두며 상금 선두에 오른 이승연(20)은 최근 2년 사이 벌써 3승을 올렸다. 주니어 골퍼로는 중학 3년생인 이우현 군이 전남도지사배 등 지역대회에서 3승을 했다.

최 박사는 재야에서 묵묵히 골프를 연구하고 가르쳐온 학구파 교습가다. 지금까지 가르친 골퍼만 수천 명을 넘긴다. 단순히 남들 레슨만 해온 게 아니라 꾸준히 자기개발에도 힘썼다. 1991년 세미프로가 된 뒤 1993년 미국 샌디에이고 골프아카데미(SDGA)를 다녔고, 이듬해 LA인근 알론도 골프장 프로샵에서 1년간 근무했다. 미국 생활 2년을 끝내고 고국에 돌아와서는 광릉 포레스트CC에서 도스트린골프아카데미 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39세이던 2006년에 만학(晩學)으로 용인대학교 골프학과에 입학한 뒤 석사를 마쳤고, 지난 2015년 6월 용인대에서 운동 생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교습을 하는 틈틈이 단국대학교 외래교수로도 출강하고 있다. 그 와중에 타이틀리스트에서 운영하는 운동 퍼포먼스 교육(TPI) 레벨3 단계를 따서 타이틀리스트 앰배서더로도 활동하고 있다.

1991년부터 27년간 골퍼들을 가르쳐온 최 박사는 운동 역학과 신체의 본질에 입각한 레슨을 한다. 지난 6월부터는 골프 레슨 애플리케이션인 이어(EAR)골프를 후배 프로들과 함께 만들어 각종 레슨 영상을 올리고 수많은 골퍼와 소통하고 있기도 하다. 그의 레슨을 듣다보면 신체에 대한 깊은 이해에 바탕한 스윙 철학이 술술 나온다.

최박사는 “샷을 어떻게 하는지는 기술에 불과하다”면서 “개개인의 신체 능력을 먼저 파악한 뒤 그에 따른 골프 레슨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알 듯 말 듯 호기심이 생겨서 단도직입 다양한 질문을 난사(亂射)했더니 막힘없는 답변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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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프로는 남수원 연습장에서 트랙맨 등 샷 측정기와 첨단 스윙 분석기를 다각도로 활용한다.


마일스톤 아카데미는 어떻게 만들어졌고 교습진은 어떻게 꾸렸나?
아카데미는 2014년 설립해 5년이 됐다. 10년 경력의 김성훈 헤드 프로와 역시 10년 피트니스 교습 경력의 김정도 트레이너와 함께 운영한다. 골프를 근본적인 것과 역학적인 데서부터 접근한다. 샷 기술은 부차적이고 원리부터 접근한다. 그래서 피트니스를 중시하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체육학은 몸을 가르치는 학문 안에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마일스톤 아카데미에서 이뤄지는 레슨은 어떤 것인가?
모든 장비의 첫번째는 몸이고 그걸 잘 알고 활용해야 한다. 타이틀리스트 퍼포먼스(TPI) 레벨 3단계까지 수료하고 앰버서더로 활동중인데 그렉 노즈 박사의 바디 피팅(Body Fitting) 개념을 골퍼들에게 접목하고 있다. 동작의 최대 범위(Range of Motion) 테스트를 해서 골퍼의 운동 능력에 따라 각기 다른 해법을 모색해 나간다.

일반 골퍼 대상 프로그램도 운영하나?
2년 전부터 토털아카데미를 지향한다. 해외 전지훈련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10회 150만원을 받는다. 주니어와 아마추어 모두 똑같이 가르친다. 골프를 위한 최고의 체력과 운동 능력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밖에 쇼트 게임 프로그램, 타석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으며 필드 프로그램을 통해 개인별 능력을 측정하고 상담을 통해 구질과 바디 피팅을 병행한다. 또한 관절의 가동성, 근육의 질량은 트랙맨으로 분석 측정한다.

레슨 기술보다 분석에 중점을 두는 것 같은데?
올바른 관찰이 바로 레슨이다. 골퍼마다의 신체 능력을 제대로 파악한 뒤 그걸 제대로 쓰는지 분석한 뒤에 최대한의 효율을 낼 수 있도록 하는 게 좋은 레슨이다. 골퍼를 만나면 처음에는 많은 얘기를 나누고 그 다음 타석에 나가 트랙맨으로 스윙 영상을 촬영하고 K베스트 등의 장비를 써서 운동 능력을 분석한다. 그날 레슨을 마치면 스윙 의견서를 출력해주고 진행한 내용을 메일로 정리해서 보낸다. 레슨은 사람마다 처방이 다른 것이다. 교습가는 마치 주치의가 환자를 돌보듯 각기 다른 처방을 내린다.

골프학부에 들어간 지 10년 만에 박사학위까지 받았는데 어떤 내용인가?
골프를 하면서 이론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껴 2006년 용인대 학사부터 시작해 박사 학위를 받았다. 운동생리학(고관절 주변 근육) 논문을 썼다.

골프 프로가 된 계기가 있나?
부친께서 광진구 능동에서 골프채를 만들고 피팅을 하셨다. 서울 컨트리클럽이 바로 옆이라 어릴 때부터 골프가 익숙했다. 88년에 골프를 시작했다. 최윤수, 이명하 프로 등 동네 형들을 보면서 자랐으니 자연스럽게 골프가 생활이자 업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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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완욱 프로(왼쪽 5번째)를 위시한 십여명의 프로들이 이어골프 앱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동영상으로 하는 골프 레슨도 만들었는데?

골프도 항상 수요와 공급을 잘 파악해야 한다. 몇 년 전부터 골프장 과잉공급 시대가 온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몇 년 전 지인과 함께 골프장 부킹사이트를 만들려 했다. 거기에 넣을 콘텐츠를 고민하다가 레슨 영상을 만들었다. ‘골프프레스’라는 이름으로 80편 정도의 영상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걸 발전시켜서 지난 6월 골프 레슨 앱을 런칭했다. 짧은 시간이지만 2천명 정도 내려받았다.

레슨 애플리케이션인 이어골프는 어떻게 운영되나?
레슨 프로의 스윙 분석, 골프 동영상 등을 올리고 주고받는 곳이다. 골프 교습이 이전에는 현장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요즘 공간을 넓히고 소통하는 방식을 확장한 게 이어골프다. ‘이어’의 뜻은 레슨의 상호작용 중에 필요한 주요 가치인 공감(Empathy) 자기표현(Assertiveness) 그리고 존중(Respect)의 이니셜인 EAR을 묶어서 이름붙였다. 학생과 교습가가 한 자리에 없더라도 스윙을 스마트폰으로 찍어서 보내면 그것을 분석하고 해법을 설정해서 다시 보내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인터뷰를 마치고 그가 간단한 레슨을 해주었다. 스윙 전에 오른팔이 뒤로 꺾이는 각도부터 측정했다. 그리고는 두 가지 해법을 제시했다. 중장기적인 운동 요법을 통해 뻣뻣해진 오른 팔을 이완시킨 뒤 보다 이상적인 스윙을 할지, 아니면 현재 상태의 오른팔이 구현하는 각도에 맞춰 스윙을 할지 두가지 모두 해법이 제시됐고, 이해하기 쉬웠다. 박사님다운 해법이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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