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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구] 경희대 알렉스, 꼭 귀화가 돼야 하는 이유

  • 기사입력 2018-08-15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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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 몸을 풀고 있는 알렉스의 모습. [사진=선수 제공]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장도영 기자] 지난 2월 프로농구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쳐왔던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라건아’라는 이름으로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2011년 국적법 개정으로 ‘체육 분야 우수인재 특별귀화’ 제도가 도입되면서 이전보다 쉽게 귀화가 가능해졌다.

이어 한국 배구 역사상 최초로 일반귀화가 아닌 특별귀화를 앞두고 있는 한 청년이 있다. 바로 경희대 알렉스(본명 진 알렉스 지위, 198cm, 25)다.

알렉스는 홍콩 대표로 참가한 2013 카잔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김찬호 감독에게 “우리 학교로 와서 배구해볼 생각은 없나?”라는 권유를 받았다. 홍콩은 대학부터 정식으로 운영하는 배구팀이 없어 당시 캐나다를 가려고 준비했던 알렉스는 아버지와 대화 끝에 결국 V리그 진출에 대한 꿈을 품고 한국과 처음으로 인연을 맺었다.

다른 나라와는 다르게 규칙적이고 계획적으로 운동을 소화하는 한국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 결심하게 된 가장 큰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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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12번)가 타고난 블로킹 감각으로 상대 공격을 차단하고 있다. [사진=선수 제공]


한국 남자배구에 꼭 필요한 인재

현재 알렉스는 자타공인 대학배구 최고의 유망주로 각광받고 있다. 센터와 라이트 포지션 2가지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높은 타점에서의 공격력도 뛰어나다. 여기에 타고난 블로킹(2017 대학배구리그 블로킹 1위 세트평균:0.884) 감각은 대학배구 다른 어느 선수도 따라갈 수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5월 25일에 열렸던 2018 FIVB 남자 발리볼네이션스리그에서 1승 14패(승점 6점)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거둔 남자배구는 출전 국가 16개국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 다른 문제도 많았지만 가장 큰 약점으로 중앙이 손꼽혔다. V리그 최고의 센터인 신영석(현대캐피탈)과 최민호(국방부)가 각기 다른 이유로 참가하지 못했고, 김규민(대한항공)이 고군분투를 했지만 혼자서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언급된 3명을 제외하곤 앞으로 한국을 이끌어갈 센터로서 지목된 선수가 아직까지 없는 상황에서 알렉스의 귀화는 관심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남자배구 사령탑을 맡는 김호철 감독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기회를 최대한 활용했으면 좋겠다. 이탈리아에도 3~4명의 귀화선수가 뛴다. 높이와 파워를 가진 귀화선수가 있다면 대표팀과 V리그도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라며 귀화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이것이 바로 김호철 감독이 알렉스의 귀화를 돕는 추천서를 써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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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의 가족사진(왼쪽)과 어머니가 좋아했던 인형을 가방에 매단 모습(오른쪽). [사진=선수 제공]


‘어머니와의 약속을 꼭 지켜야 해요’

알렉스가 처음으로 한국 땅에 발을 디딘 것은 2013년 10월이다. 학교의 환경과 앞으로 함께 운동을 하게 될 감독 및 코칭스태프와 팀 동료들을 만난 후, 고민 끝에 2014년 2월부터 정식으로 팀에 합류해 운동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별 탈 없이 타국에서의 적응을 하나 싶었지만 2014년 5월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고 급히 고국으로 돌아갔다. 다행히 임종을 지켰지만 충격이 컸던 알렉스는 당시 배구를 그만둘 생각까지 했었다고 한다.

두 달 정도 시간이 흐른 뒤 마음을 추스르게 되자 배구선수 출신인 어머니의 말씀이 떠올랐다고 한다. “아들아, 엄마는 꼭 네가 배구선수로서 성공을 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아버지와 여동생을 잘 보살펴주었으면 해.”

많이 힘들었지만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고, 알렉스는 결국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 지금까지 열심히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바로 ‘어머니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그는 어머니가 생전에 좋아하셨던 인형을 들고 다니는 가방에 달고다닌다. 힘들 때마다 그 인형을 보며 힘을 낸다.

한국에서 생활을 시작하고 현재까지 총 4년 정도의 시간 동안 큰 사고 없이 성실하게 학교도 다니고 각종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알렉스, 과연 대한체육회가 그의 뜻을 들어줄지 배구 관계자들과 많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알렉스는 <헤럴드경제 스포츠팀>과의 인터뷰에서 "지난달 30일 한 매체에서 제가 토레이에 가고 싶다는 식으로 오보를 냈더라고요. 테스트를 보려고 했던 것은 맞지만 귀화가 되지 않았을 때 보러가려고 한 겁니다. 기사를 너무 자극적으로 쓰셔서 많은 배구 관계자분들과 팬분들이 오해하시는 것 같아 속상했어요. 저는 한국에서 꼭 귀화가 돼 V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고, 기회가 된다면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국제대회에도 참가하고 싶어요. 이 내용을 꼭 써주세요"라고 말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한국어를 몇 마디 못하는 선수 여러 명이 특별귀화를 했다. 그렇다면 한국어를 수준급으로 구사하고 남자배구의 꼭 필요한 인재인 알렉스는 귀화는 막을 이유가 없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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