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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이거 우즈의 과제..드라이버 길들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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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사진)가 제100회 PGA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거둔 후 그의 우승 여부를 의심하는 사람은 사라졌다. 페어웨이에서 치는 아이언샷은 완벽에 가까워졌다. 그의 팬들은 PGA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보여준 환상적인 아이언 플레이에 흥분하고 있다. 하지만 PGA투어 통산 80승 달성을 위해선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드라이버샷의 부정확성이다.

당장 PGA챔피언십 최종일 선두그룹을 1타차로 추격한 상황에서 나온 71번째 홀(17번홀)의 드라이버샷 실수는 15번째 메이저 우승 기회를 날려버렸다. 2온이 가능한 파5홀에서 이글을 꿈꾸며 날린 드라이버샷은 페어웨이 우측 개울 옆의 해저드 구역에 떨어졌다. 최소한 버디를 잡아야 할 홀에서 힘겹게 파세이브를 했으니 우승은 그의 몫이 아니었다.

이런 일은 올해 계속 반복되고 있다. 80승 문턱에서 ‘아홉 수’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3월 베이 힐에서 열린 아놀드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즈는 선두에 1타 차로 다가섰으나 70번째 홀에서 나온 드라이버샷 실수로 우승의 꿈을 날렸다. 파5 홀인 16번 홀에서 티샷한 볼은 321야드를 날아갔으나 OB 구역으로 떨어졌고 결국 보기로 이어졌다. 뼈아픈 보기는17번 홀(파3)의 연속 보기를 불렀고 우승컵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차지가 됐다.

지난 달 커누스티에서 열린 디 오픈도 마찬가지였다. 우즈는 최종일 선두에 나서기도 했으나 전성기엔 상상하기 어려운 실수를 범했다. 1타차 선두로 맞은 11번 홀에서 티샷 실수로 더블보기를 범한 것. 드라이버샷이 밀리면서 러프지역으로 볼이 들어간 게 대세를 그르친 패착이었다. 우즈는 이 홀서 1~3라운드에 모두 버디를 잡았으나 마지막날 쓰리퍼트까지 겹치면서 2타를 잃고 말았다.

올시즌 허리부상에서 성공적으로 재기한 우즈는 우승 경쟁이 치열할 때 실수를 연발하고 있다. 우승 경험이 없는 선수가 첫 우승을 앞두고 압박감에 엉뚱한 실수를 하는 모습과 흡사하다. 닉 팔도 말한 15번째 클럽인 긴장(nerve)을 컨트롤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우즈의 드라이버는 올시즌 변덕스럽다. 드라이버샷 평균 거리가 304.7야드(34위)에 달한다. 웬만한 젊은 선수들을 능가하는 수치다. 하지만 페어웨이 적중률은 55.43%로 176위다. 그렇다 보니 그린적중률도 66.67%로 95위에 그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균타수는 69.43타로 8위다. 숏아이언의 정교함과 눈부신 벙커 플레이, 감각적인 퍼팅이 보완해낸 결과다.

우즈에게 드라이버샷의 방향성이 좋아진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짐작이 간다. 최전성기인 2000년 우즈는 20개 대회에 나가 9승을 거뒀는데 당시 페어웨이 적중률은 생애 최고인 54위(71.22%)였다. 당시 우즈는 작은 크기의 메탈 헤드에 무거운 스틸 샤프트를 사용했다.

해답은 이미 제시돼 있다. 과거 우즈를 지도한 부치 하먼이나 행크 헤이니 등 스윙 코치들은 “우즈가 거리에 집착해 테크닉의 발달을 해쳤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우즈는 심지어 러프에서도 빠른 스피드와 파워를 내기 위해 많은 시간을 웨이트 트레이닝에 투자했다. 하먼이나 헤이니는 우즈에게 “힘을 덜 주고 스윙하면 정확도를 높힐 수 있다”고 누차 강조했으나 설득에는 실패했다.

거리를 줄이면 정확도가 올라간다는 평범한 사실을 우즈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런 집착은 지금도 여전히 진행형인 듯 하다. 우즈는 하고 싶은 것은 희생이 따르더라도 꼭 하고 마는 성격이다. 그런 상황에서 캐리(날아가는 거리)로 300야드를 치는 브룩스 켑카나 더스틴 존슨(이상 미국),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건재하는 한 우즈의 메이저 우승은 쉽지 않은 도전이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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