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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카르타 AG] 벤투 선택한 ‘김판곤의 안목’, 김학범호 통해 미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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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축구회관에서 파울루 벤투 감독 선임을 발표하는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 [사진=대한축구협회]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준호 기자]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이끌 새 사령탑이 결정됐다. 지난 17일, 김판곤(49) 대한축구협회(KFA)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이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울루 벤투 감독(49 포르투갈)을 한국의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벤투 감독 선임에 대한 의견은 분분했다. ‘벤투 감독이라면 4년을 믿고 맡겨볼 만하다’며 만족하는 분위기가 주도적이었지만, 한편에서는 보다 나은 감독을 선임하지 못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번 인선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데에는 이전과 달리 체계적이었던 감독 선임 절차도 한몫을 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김판곤 위원장이 있었다. 김 위원장은 먼저 한국 축구가 나아가야 할 명확한 방향성을 설정한 뒤, 그에 맞는 세계적 수준의 감독 리스트를 꾸리고, 그들과 실제 계약을 맺기 위해 분투했다. 17일 기자회견은 그간 비밀리에 부쳐진 김 위원장의 노력이 모두 공개된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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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말레이시아에 충격적인 1-2 패배를 당한 한국 U-23 대표팀. [사진=대한축구협회]


새로운 외국인 감독을 맞은 한국 축구 팬들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벤투 감독 선임 발표가 있던 그날 저녁, 인도네시아에서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 중인 23세 이하(U-23) 대표팀이 말레이시아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것이다.

1차전에서 바레인을 6-0으로 꺾으며 순항하는 듯했던 U-23 대표팀은 2차전 상대였던 말레이시아에게 고전했다. 로테이션을 이유로 1차전 선발 명단에서 6명을 교체한 김학범 감독(58)의 결단이 화를 불렀다. 한국은 전반전에만 두 골을 실점하고, 후반 종료 직전 황의조(26 감바오사카)가 한 골을 만회하는 데 그치며 말레이시아에 굴욕적인 1-2 패배를 기록했다.

결국 한국은 20일 키르기스스탄 전에 모든 걸 걸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만약 키르기스스탄에 패하면 한국은 16강에 오르지 못한다. 키르기스스탄에 승리해도 조 1위에 오를 수 없다. 한국이 키르기스스탄을 꺾고, 말레이시아가 바레인에 패배하더라도 한국은 승자승 원칙에서 말레이시아에 밀려 조 2위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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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판곤 위원장의 첫 선택이었던 김학범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대회 전 큰 기대를 모았던 김학범호가 초반부터 삐끗하면서, 관심을 사고 있는 것은 김판곤 위원장의 안목이다. 김학범 감독 선임은 김판곤 위원장의 첫 작품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회의 초대 위원장으로 부임한 김 위원장은 U-23 대표팀 감독으로 김봉길 감독(52)의 후임으로 김학범 감독을 선임한 바 있다.

김판곤 위원장의 김학범 감독 선임 절차는 이번 벤투 감독 선임 때와 비슷한 점이 많았다. 물론 주어진 시간의 차이는 있었지만, K리그1 및 FA컵 우승 경험, K리그2 승격 경험 등의 몇 가지 기준을 정하고, 그 기준에 맞는 감독 리스트를 꾸린 뒤 협상을 통해 최종적으로 김학범 감독을 선택한 과정은 큰 틀에서 벤투 감독 선임 과정과 유사했다.

당시 김판곤 위원장은 김학범 감독 선임 이유에 대해 “(김 감독이) 23세 이하 선수들을 잘 파악하고 있다. 지난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6경기 역시 모두 분석했다. 선수들에게 동기 부여 및 자신감을 심어주는 부분에 대해서도 많이 연구하고 있었다. 또 자신의 축구 철학과 소통 방식에 대한 명확한 계획이 있었기 때문에 선임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 역시 “(벤투 감독은) 우리와의 미팅에서 한국의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과 준비 과정을 분석했고, 자신의 축구 철학을 가미해 어떤 부분을 고쳐나갈지 이야기했다. 이를 통해 벤투 감독의 철학을 알 수 있었고, 그것이 한국 축구와 부합한다는 생각이 들어 선임했다”던 벤투 감독 선임 이유와 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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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밤 열리는 키르기스스탄 전을 준비하고 있는 한국 U-23 대표팀. [사진=대한축구협회]


그렇게 출항한 김학범호가 흔들리고 있다. 물론 아직 아시안게임은 끝나지 않았다. 말레이시아전 패배를 교훈 삼은 김학범호가 16강 토너먼트부터 재도약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김판곤 위원장의 첫 선택이었던 김학범호의 도전이 초라한 난파로 끝난다면, 벤투 감독을 향한 시선에도 불안감이 감돌 수 있다.

그래서 오늘밤(20일) 키르기스스탄 전, 그리고 그 이후의 토너먼트 결과가 특히 중요하다. 김학범 감독은 반드시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내야 한다. 자신을 선임한 김판곤 위원장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그래서 벤투 감독 선임 역시 현명한 선택이었음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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