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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구] 인기몰이 위한 KBL의 승부수, 1라운드 결과는 ‘효과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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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을 위한 KBL의 시도가 아직까지는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사진=KBL]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전택수 기자] 2018-2019 프로농구가 어느덧 1라운드 일정을 모두 마쳤다. KBL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대대적으로 규칙 개정에 나서며 지난 몇 년간 인기 하락을 어떻게든 막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실제로 프로농구는 지난 13-14시즌을 기점으로 5시즌 연속으로 관중 하락세를 보였으며, 17-18시즌에 집계된 총 관중 수는 약 76만 명으로 98-99시즌 이후 2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KBL이 올 시즌 단행한 변화는 크게 3가지다. 첫 번째 변화는 외국인선수에 대한 신장 제한이다. 장신 선수는 200cm, 단신 선수는 186cm를 넘을 수 없다. 외국인선수의 신장에 제한을 둠으로써 빠른 농구를 유도하고 득점력을 끌어올려 농구 흥행으로 연결시키겠다는 의도였다.

두 번째 변화는 평일 경기 시간을 7시에서 7시 30분으로 30분 늦춘 것이다. 직장인 농구팬들이 퇴근 이후 더욱 여유 있게 경기장을 찾을 수 있도록 배려한다는 의미다. 마지막으로 파울 규정을 대폭 수정함으로써 잦은 파울로 경기 흐름이 끊기는 데서 오는 지루함을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보였다.

그러나 KBL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1라운드만 놓고 보면 프로농구 흥행 결과는 좋지 않았다. KBL의 자료에 의하면 정규리그 1라운드에서 집계된 경기당 평균 관중 수는 2,571명이었다. 이는 20년 만에 최저 관중을 기록한 지난 17-18시즌 1라운드 평균 관중 2,826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기록이다. 자연스레 프로농구의 부흥을 위해 KBL이 시도한 3가지 변화에도 의구심이 뒤따르고 있다.

우선 김영기 전 총재가 밀어붙였던 외국인선수 신장 제한은 그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장신 외국인 선수의 경우 실패라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대부분의 구단들은 여전히 정통 빅맨 스타일의 장신 외국인선수를 활용하고 있다. 결국 키와 이에 따른 기량만 줄어들었을 뿐, 장신 외국인 선수들의 플레이스타일은 그대로인 것이다. 안양 KGC의 미카일 매킨토시 정도만이 김영기 전 총재가 의도했던 ‘기술자형 장신선수’로 분류할 수 있다.

단신 외국인선수의 경우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 긍정적인 변화 조짐이 나타났다. 조쉬 그레이, 섀넌 쇼터, 랜디 컬페퍼 등 많은 선수들이 스피드와 기술력을 앞세워 화려한 농구를 선보이고 있다. 언더사이즈 빅맨은 자취를 감췄다. 이에 따라 경기당 슛 시도, 속공 횟수 등이 지난 시즌보다 증가했으며 평균 득점 역시 올라갔다. 득점이 올라간다고 관중 수가 늘어난다는 보장은 없으나, 경기 내용이 더욱 재미있어진 것만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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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KBL의 히트작으로 꼽히고 있는 조쉬 그레이. [사진=KBL]


경기 시간 변화에 대해서도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몇몇 팬들은 평일 일과를 마치고 경기장을 찾기가 한결 수월해졌다며 이러한 변화를 반겼다. 특히 홈 경기장의 접근성이 아쉬운 인천삼산체육관과 안양실내체육관에 대한 팬들의 반응이 긍정적이었다. 반면 경기 시간 변화가 조삼모사에 불과하다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시작 시간이 30분 늦춰진 만큼 종료 시간도 30분 늦춰지기에, 귀가 시간이 너무 늦어져 경기장을 찾기가 더욱 불편해졌다는 의견 역시 심심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파울 규정 변화는 현장과 팬들 모두 대체로 반기는 모양새이다. 올 시즌 프로농구의 파울 콜은 가급적 경기 흐름을 방해하지 않으려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몸싸움에 대한 판정은 비교적 관대해졌으며, 고의적으로 흐름을 끊으려는 파울에 대해 적용되는 U파울 규정은 대폭 강화되었다.

한눈에 보아도 경기 흐름이 빨라졌고, 이는 속공 및 경기당 득점의 증가로 나타났다. 현장의 목소리 또한 농구에 더욱 집중할 수 있어 좋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대부분이다. 유일한 흠이라면 바뀐 규정과는 별개로 여전히 심판들의 석연치 않은 판정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1라운드가 종료된 시점에서 프로농구의 흥행 성적은 아직 합격점을 주기 어렵다. 물론 여기에는 늦춰진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일정 같은 외부적 요인 역시 감안해야 한다. 긍정적인 변화는 분명 나타났지만, 여전히 흥행을 위해서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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