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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축구] ‘투지 강요’ 여전히 과거에 살고 있는 무리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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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상황에 처해 있는 맨유의 무리뉴 감독. [사진=프리미어리그]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복권빈 기자] 2002 한일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의 키워드는 ‘투지’였다. 한국은 엄청난 투지를 바탕으로 4강 신화를 이뤄냈다. 투지는 그동안 축구뿐만 아니라 스포츠 전 분야에서 성공을 위한 밑거름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이제 시대가 바뀌었다. 여전히 투지는 스포츠에서 중요한 덕목이지만, 투지만으로는 훌륭한 성적을 거둘 수 없다.

최근 맨유의 감독 주제 무리뉴가 이를 직접 증명하고 있다. 무리뉴는 이전부터 ‘안티풋볼’의 대명사였다. 무리뉴의 축구는 재미보다는 결과를 중요시했다. 전투적인 요소가 강했다. 강력한 수비를 우선시했고, 뛰어난 동기부여 능력을 통해 선수들의 투지와 충성심을 불러 일으켰다. 과거에는 이러한 지도 방법이 무리뉴에게 큰 성공을 안겼지만, 이제는 다르다.

무리뉴는 지난 2015-2016시즌, 첼시의 중위권 추락에 대해 책임을 지고 경질됐다. 이어 2016년 5월 부임한 맨유에서도 기대만큼의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첫 시즌에는 유로파리그에서 우승했지만, 리그에서 6위에 그쳤다. 두 번째 시즌에는 2위에 올랐지만 무관에 그쳤다. 맡는 팀마다 2년차에는 우승컵 들어 올렸던 무리뉴이기에 더욱 실망이 컸다.

이번 시즌 역시 기대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현재 맨유의 순위는 7위. 1위 맨시티와의 승점 차는 벌써 14점이다. 아직 시즌의 3분의 1밖에 안 지났지만 사실상 리그 우승은 어려워졌다.

부진의 책임은 결국 감독인 무리뉴 본인에게 있다. 과거와 달리 선수들은 억압보다는 자유로운 분위기를 원한다. 축구만이 아닌 모든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는 자연스러운 변화다. 그러나 무리뉴 감독은 여전히 강력한 규율을 강조한다. 선수들이 자신이 원하는 수준의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했을 때는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한다.

지난 25일 영국 언론 와 가진 인터뷰가 대표적이다. 앙토니 마샬, 제시 린가드, 마커스 래쉬포드, 루크 쇼를 한 번에 묶어 비판했다. 그나마 네마냐 마티치, 애슐리 영, 후안 마타 등 이러한 지도방식이 익숙한 베테랑급 선수들은 무리뉴가 주는 압박감과 그 속에 담긴 메시지를 이해하고 받아들인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가 익숙하지 않은 젊은 선수들은 자신의 실력을 100% 발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래쉬포드, 포그바와 같은 선수들이 소속팀에서와는 달리 대표팀만 가면 펄펄 나는 것도 이러한 이유와 무관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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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의 위르겐 클롭 감독. [사진=프리미어리그]


경쟁팀을 살펴봐도 이제 더 이상 과도한 기강이 성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현재 팀의 프리미어리그 1, 2위를 이끌고 있는 맨체스터시티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과 리버풀의 위르겐 클롭 감독은 무리뉴와는 상반되는 지도방식을 지닌 인물들이다.

두 감독 모두 자신만의 축구철학을 바탕으로 투지를 강요하기보다는 자유분방한 축구를 펼치기 위해 노력한다. 혹여나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더라도 선수 탓을 하기보다는 본인들이 책임을 진다. 당연히 팀의 결속력은 단단해지고, 선수들은 감독에게 자발적인 충성을 보여준다.

맨유는 세계적인 명문 구단이다. 그렇다면 세계 축구를 선도할 수 있어야 한다. 또 모든 선수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돼야 하며 매력적인 축구를 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무리뉴가 이끌고 있는 맨유와는 거리가 멀다. 전술적으로 전혀 매력적이지 못하며, 선수들은 감독 눈치만 살피고 있다.

물론 때로는 선수들이 프로답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하지만 선수들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것 역시 오롯이 감독의 몫이다. 언제까지 박지성처럼 헌신적인 선수만 그리워할 수는 없다. 축구사에 남을 명장으로 평가받는 무리뉴가 ‘꼰대’로 머무르지 않기 위해선 스스로의 변화가 필요하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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