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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골프장의 발견] 라비에벨 올드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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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과 골프 코스의 조화로운 어울림이 특징인 라비에벨 올드 코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 ‘한국 골프장의 발견’ 시리즈는 골프 문화의 뿌리를 튼튼하게 하기 위한 지속적인 골프장 탐사 작업입니다. 단편적인 기사 형식을 넘어 실제 이용한 뒤의 후기, 인문적 모색을 통한 글쓰기와 시각 표현물(사진, 영상)을 통합하여 한국 골프코스들의 속살을 섬세히 들여다보는 탐사 길을 걷습니다. 이 컨텐츠는 대상 골프장의 협찬 없는 직접 경험을 통해 작성하였으며 글과 사진 등 내용은 게재 후에도 지속 업데이트 합니다(편집자 주)

하늘이 내린 ‘요산요수(樂山樂水)의 터’
이 코스의 아름다움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요...
라비에벨(La Vie est Belle)은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뜻의 프랑스어라고 합니다. 춘천시 남쪽, 산수 좋은 곳에 자리한 이 코스는 원래 ‘산요수(山樂水)’라는 이름의 회원제 클럽으로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2012년 시범라운드를 하면서 회원권을 분양하다가 실패하고 문 닫았던 것을, 코오롱 그룹에서 인수하여 퍼블릭 코스로 전환하고, 2015년 4월에 지금의 이름으로 정식 개장했습니다.

전 세계 골프장 정보를 제공하는 영국의 톱100골프코스(top100golfcourses.com)가 선정한 2017년 한국 골프장 랭킹에서 24위, 2018년 11위로 뛰어 오를 만큼 주목받는 코스입니다.

이곳은 처음 지으려 했던 이름의 뜻 그대로 ‘산 좋고 물 맑은’ 곳입니다. 춘천과 홍천을 잇는 길목, 강원도의 높은 산들이 시작되는 지점입니다. 뒤로는 수리봉(645m), 앞으로는 금학산(654m) 자락이 날개로 알을 품듯 부드럽게 감싸 안고 있는 자리이지요. 이 산들은 표면에 바위가 많이 없는 육산(肉山)이라 한다는데, 산골짜기에 이렇게 너른 분지가 어떻게 조성되었을까 싶을 만큼 하늘이 내린 골프코스 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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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으로 조성한 라비에벨올드 코스 클럽하우스.


‘무릉도원의 꿈’을 담은 한옥 클럽하우스
이곳에 오면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한옥으로 지은 클럽하우스입니다. ‘고래등 같은’ 기와집이죠. 한옥의 모양은 살리면서 내부의 구조와 시설은 서양식으로 해 놓았습니다. 사찰의 대웅전, 궁궐의 누대와 회랑, 서원의 누각... 이러한 한옥 외형의 여러 모티브를 가져와 영화 세트 속 한옥처럼 오밀조밀하게 지었습니다.

그리고 대형 통유리 창을 달아서 클럽하우스 본연의 탁 트인 조망을 확보하되 한옥의 운치는 살렸습니다. 조용히 안거하는 선비의 한옥이 아니라, 사람이 와서 즐기는 모임터로서의 한옥을 현대 건축으로 재해석하여 지은 건물이라고 봅니다. 이 한옥 건물이 땅 모양과 잘 어울립니다. 골프장 지을 자리를 찾다가 깊은 산중에서 이 넓고 포근한 분지를 발견한 사람의 가슴은 얼마나 두근거렸을까요.

처음엔 안문환 씨가 개발을 시작한 골프장이라지요. 그 분이 이 터에서 꾸었을 꿈이 짐작이 갑니다. 그 분은 우리나라의 여러 유명 코스를 설계하고 시공했다는데, 이곳에 세상 어디에도 없는 ‘한국식 골프 무릉도원’을 지으려 했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세계에서 유일하고 독특한 골프장을 꿈꾸었던 듯합니다. 클럽하우스는 깊은 산중의 이상향을 다스리는 영주의 성채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클럽하우스는 김영택 님이 설계했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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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 홀 티잉 구역.


짜릿한 샷 밸류 갖춘 양잔디 코스
이 코스에는 양잔디가 깔려 있습니다. 후덕하고 완만한 능선의 산에는 주로 활엽수들이 자생하고 있고, 팽나무, 단풍나무 등 조경수들이 코스 곳곳에 넉넉히 심어져 있습니다. 골프 하시는 분들은 누구나 잘 아시겠습니다만 활엽수림에 조성된 양잔디 코스는 봄, 여름 꽃 필 때 아름답고 특히 가을 단풍 들면 더 고운 풍경이 됩니다. 이 코스는 활엽수림 양잔디 코스의 진수를 보여준달 만큼 아름답습니다. 이곳에서 라운드 할 때 경관에 취하다 보면 스코어를 망칠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골프코스가 장중하고 화려합니다.

산중 코스의 묘미를 맛보게 하는 샷 밸류의 드라마도 흥미진진합니다. 각 홀마다의 완성도가 높고 매 홀이 전개되는 순서와 구성이 짜릿합니다. 아웃코스 1,2,3번 홀은 깊은 산중에 어떻게 이런 평지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싶게 탁 트여 있습니다. 드넓은 평지의 파5홀로 시작해서 리듬을 타고 난도를 높여가다가 4번 홀은 왼쪽의 큰 호수와 맞은 편 산의 능선이 함께 물결 치는 파3 홀로 특히 아름답습니다. 5번 오르막 파5홀은 쉬운 듯하지만 한 샷 한 샷 전략적으로 쳐야 하고 6, 7, 8, 9번의 난이도가 오르내리며 재미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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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에벨 올드 코스의 파3 4번 홀 티잉 구역.


잘 관리된 ‘세계 수준’의 퍼블릭
이 코스에는 벙커가 126개나 있습니다. 그 모양은 얄궂은 것에서부터 널찍한 것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티샷이 벙커에 빠지면 곤란한 곳이 적지 않으며 그린 주변 벙커도 꼭 있을만한 곳에 있습니다. 그린 주변의 경사와 모양은 한 쪽은 편안하고 한 쪽은 징벌적인 편입니다. 그린 근처 에이프런의 잔디는 타이트하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켄터키블루그래스 페어웨이는 잘 관리되어 있습니다. 러프는 ‘귀신풀’ 패스큐를 길러 놓은 곳이 많으므로 들어가지 말아야지요. 퍼블릭 코스로 많은 손님을 받으면서도 관리 상태가 좋은 것을 칭찬받아도 될 만합니다.

그린도 밀도가 높고 잘 관리된 편입니다. 그린스피드를 스팀프미터 측정 기준 3.0미터로 관리한다는데 그 정도는 나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2.8미터 스피드 정도만 유지돼도 퍼블릭 코스로서는 훌륭하다고 하겠습니다. 갤러리 동선만 배려할 수 있다면 국제적인 대회를 유치해도 될 만한 격과 질을 갖춘 코스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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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번 홀과 페어웨이 왼쪽으로 펼쳐진 다랭이논.


“꿈꾸는 15번 홀!”
후반 홀로 갈수록, 이 코스는 점점 더 저를 사로잡습니다. 무언가 동양적인 관조(觀照)와 사유(思惟), 소요(逍遙)의 미감이 넘쳐 흐릅니다. 특히 15번 홀에서 아무런 느낌 없이 무덤덤한 이는 정말 멋없이 무감각한 사람이거나 세상사에 초연한 도인일 것입니다. 15번 파5홀 페어웨이 왼편에는 다랭이논이 층층이 펼쳐져 있습니다.

남해 가천 비탈 언덕에 남아 있는 계단식 다랭이 논의 모습을 코스 한가운데 만들어 놓았습니다. 바라보며 페어웨이를 걷다 보면 머나먼 객지를 떠돌다 고향으로 돌아오는 길 같은 느낌이랄까요. 가슴이 막 설렙니다. 어릴 적 시골마을에 이런 다랭이 논이 있었는지 기억하시는지요.

15번 파5홀부터 다랭이 논을 가운데 두고 돌면서 파5, 파4, 파3…… 세 개 홀이 조성되어 있는데, 제 얕은 경험으로는 이렇듯 사랑스러운 코스 조성을 다른 곳에서 본 적이 없습니다. 가까이 다가가 자세히 보니 다랭이 논 안에는 벼가 아니라 꽃이 천지로 피어 있군요. 제가 사진을 찍었을 때는 코스모스가 온통 아우성치며 핀 꽃밭이었습니다.

“인생은 아름다워”
참 서정적인 풍경입니다. 이런 곳에 사랑하는 이와 함께 오면 뭔가 돌이킬 수 없는 고백을 덜컥 해버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옛날로 돌아가 첫사랑 소녀에게 꽃 반지라도 만들어 끼워주고 싶은, 그런 부질없는 그리움도 피어 오르는 듯하네요.

멀리서, 가까이서 꽃을 계속 보고 있자니 아름다운 건지 처연한 건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말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그만큼 아름다움이 짙어서 그런 걸까요.

이 홀을 걷다가 비로소, ‘인생은 아름다워(La Vie est Belle)’라고 이 골프장 이름을 지은 것에 공감합니다. 어딘가에서는 삶의 힘겨운 터전이었을 다랭이논이 이렇듯 아름다움만을 위해 펼쳐진 들판에서 느껴지는 허무한 퇴폐미 속에서, 역설적이게도 ‘인생은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저절로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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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번 홀 티잉 구역.


유일한 한국적 풍광
그런데 이 꽃밭은 OB(Out of Bounds)구역입니다. 저도 빠뜨리고 말았습니다. 파5홀 80미터 남겨둔 세 번째 샷이 그린 옆 경사를 맞고 왼편으로 굴러 떨어졌는데 공을 찾아서 치려고 보니 OB 말뚝 안쪽이었습니다. 아름다운 것엔 독이 있기 마련이더군요.

마지막 18번홀도 엔딩 홀로서 손색없는 비장미가 있습니다. 오른쪽 커다란 호수를 따라 조성된 벙커도 아름답지만 그윽한 풍치의 한옥 클럽하우스를 바라보며 마지막 승부를 결정짓는 감정이 각각의 골퍼에게 다르게 다가올 것 같습니다. 세계 골프장 사진 컨테스트 같은 게 있다면 이곳에서 한옥 클럽하우스를 멀리 바라보며 찍은 사진을 내보내면 어떨까 싶습니다. 세계 골프장 중에서 유일한 풍광일 테니까요.

“좋구나~!” 판소리 같은 흐름
이 골프장을 만든 설계 철학이 어떠니 하는 이야기는 부질없이 느껴집니다. 결국 자연과 사람의 이야기겠지요. 골프가 인생과 같다느니 하는 이야기가 틀리지는 않겠지만 골프는 결국 자연 속에서 하는 인간의 이기적인 놀이입니다. 이 ‘놀이’ 속에서 어떤 사람들은 잃었던 꿈을 되찾곤 하니 좋은 골프장은 인간의 삶에 기여하기도 할 터입니다.

이 골프장에서는 특히 한국인들의 옛 기억, 잃었던 꿈, 슬프고 아름다웠던 추억, 그리고 극복의 이야기들이 파노라마처럼 떠오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드는군요. 이 코스를 라운드 하는 것은 어쩌면 한마당 판소리의 흐름 속을 걷는 느낌 같기도 합니다. 골프장 이름은 프랑스어인데 우리말로 ‘좋구나~’하는 판소리 육음이 저절로 나오는 것은 저만의 흥겨움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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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들인 정자 조경.


미관과 생태를 안배한 조경
이 산중에 아무리 너른 분지가 원래 있었다 해도 골프장을 조성하면서 자연을 많이 훼손하지 않을 수는 없었겠습니다. 골짜기의 좁은 부분은 깎아 평평하게 넓은 터를 만들고, 바위를 옮기고 물길을 내는 공사를 많이 한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마치 원래 그대로의 자연 상태인 것처럼 조화롭게 되살려 놓으려는 노력을 많이 한 것으로 보입니다.

중간 중간에 보이는 바위들에서도 원래의 모양을 살려 놓으려 애쓴 흔적이 보이고 비탈에 심어놓은 억새와 들풀들도 저마다 조화로운 생태를 찾아 어울린 모습입니다. 그냥 버려진 듯 보이는 공간의 들풀들도 가만히 보면 세심하게 미관과 생태를 안배한 조경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늘집과 코스 한가운데 있는 한옥 정자 등도 주변 경관에 어울리도록 공이 많이 들어간 건축물들이네요.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한옥 건축을 이렇듯 완성도 있게 밀어부친 코스 개발자의 꿈과 뚝심이 느껴집니다.

코오롱 <우정힐스>가 관리
이렇게 완성도를 높이며 시간을 끌다가 결국 회원권 분양 시기를 놓치게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2천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골프회원권 시장이 호황이었기에 골프장은 허가만 받으면 회원권 분양해서 공사비를 충당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산요수CC’라는 이름으로 개발 시작할 때만 해도 그런 분위기로 보였는데 개발 과정에서 회원권 시장이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자금을 충당할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른 바 ‘막차를 놓친’ 것이겠습니다.

결과적으로 코오롱이라는 대기업에 넘어가면서 퍼블릭으로 바꾸어 개장하였기에 우리는 누구나 이곳을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같은 코오롱 그룹 소유 <우정힐스CC>에서 이곳의 관리 운영을 함께 맡고 있습니다. 우정힐스는 우리나라 최고 명문 코스 중 하나이니 그 경험과 눈높이로 관리되는 이곳의 코스 상태가 우수한 것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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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로 본 라비에벨 입지. 춘천과 홍천 사이 수리봉과 금학산 사이에 코스가 위치한다.


‘불행이 만든 걸작’
서울에서 거리가 가깝지 않은 곳인데도, 이 골프장 라운드를 예약하기는 쉽지 않다고 합니다. 인기가 워낙 좋다는 군요. 풍광 좋은 곳의 훌륭한 코스인 까닭도 있고, 대기업의 안정된 운영진이 관리하다 보니 마케팅과 서비스가 좋은 이유도 있겠습니다. 시설을 이용하다 보면 뭔가 ‘잘되는 집의 여유’ 같은 것이 넘쳐 흐르는 느낌입니다.

어찌 보면 이 코스는 ‘불행이 만든 걸작’이라는 생각도 듭니다(당사자에겐 정말 미안한 표현입니다). 지금의 현실에서 보면 서울에서 이 정도로 먼 거리에 있는 골프장은 어지간한 대기업이 소유한 것 말고는 회원제 코스의 성립이 불가합니다. 이 코스가 처음 조성될 때는 가능하게 보였겠죠. 그런 한편 이 정도의 공들인 코스와 한옥 클럽하우스를 짓는 시도는 고급 회원제 골프장 아니면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선택된 회원들을 위한 골프의 무릉도원’을 만들겠다는 꿈이 불행히 스러지면서 이렇듯 환상적인 퍼블릭코스로 남게 된 역설적 결과라고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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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蛇足)? 아쉬움 또는 가능성
영업이 잘 되는 골프장이니 신경 쓰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이 골프장은 좀 더 높게 평가 받는 명소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엇보다도 이곳은 그 구성 자체로 충분한 이야깃거리를 갖고 있습니다. 클럽하우스를 비롯한 건축물의 정서적 매력은 물론이고 한 홀 한 홀이 갖고 있는 스토리의 잠재력, 코스 전체의 흐름이 갖는 이야기의 서사적 연결성 등이 참 흥미롭습니다.

영국과 미국 등의 세계적 유명 골프장들이 코스 자체만으로 훌륭하다 평가 받는 것은 아니겠습니다. 세월을 통해 그 코스에 새겨진 사연과 사건들이 이야기로 결합되면서 명문코스의 아우라를 갖게 되는 것이죠. 그런 코스의 모습을 흉내 내서 만드는 것으로는 세계적인 코스가 되기 어렵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이 코스는 스스로의 창조적인 스토리 잠재성을 많이 가진 것으로 보입니다. 그 잠재력을 깨워 일으키면, 지금과는 차원이 다른, 훨씬 유명한 코스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한옥 클럽하우스에서 한옥의 솔 내음을 맡으며 코스를 바라보는 기분은 병산서원 만대루에서 보는 경관의 느낌에 버금갑니다. 한옥이 주는 정감은 역시 푸근합니다. 이 골프장은 숙박시설도 잘 갖추고 있군요. 좋은 계절에 이곳에 며칠이고 머물며 노닐면 무릉도원의 신선 부럽지 않겠습니다.

몇 가지 소소한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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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랭이논 옆으로 꽃들이 활짝 만개한 오비구역.


아름다운 다랭이 논은 OB 구역
15번 파5홀 왼편으로 펼쳐진 층층계단 다랭이 논은 이 코스의 명물입니다. 멀리서 보면 논이고 가까이 가서 보면 꽃밭인데 가을엔 코스모스가 만발해 있었습니다. 한옥 클럽하우스에 다랭이 논의 조합이 한국인 정서에 울림을 줍니다. 15번 홀을 시작으로 16번 파4, 17번 파3홀이 이 다랭이 논을 에워싸고 돕니다. 이 경계에는 OB 말뚝이 박혀 있으니 아름다움에 현혹되지 않게 조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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왁포토존.


4번 홀, 사진 찍는 자리
아웃코스의 시그니처 홀이랄 만한 4번 파3홀에 있는 포토존. 모기업 코오롱의 스포츠웨어 브랜드인 ‘왁(WAAC)’ 로고와 심볼캐릭터 형상을 세워놓았습니다. 전망이 좋으니 사진 찍으라는 자리이겠지요. 이곳에서 찍은 사진 컨테스트 같은 행사도 여는 모양입니다.

공들인 정자와 자연 조경
이 골프장 곳곳에서 코스에 대한 애정과 공이 많이 들어간 흔적을 볼 수 있습니다. 인코스 3번홀과 4번홀 사이에 있는 정자도 그런 애정을 잘 보여줍니다. 플레이와 상관없는 해저드 구역 안의 바위들을 자연미가 느껴지도록 재배치 조경하고, 그 한가운데에 한옥 정자를 세워놓았습니다. 가까이 가서 보면 조형과 디테일이 아주 섬세하게 완성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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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하우스


한옥 클럽하우스에서 보는 풍경
전반 홀이 끝나고 잠시 쉬었다 가는 스타트 하우스 안에서 밖을 바라보는 풍경입니다. 한옥의 칸 구조를 살리면서 통유리로 창을 내어, 마치 병산서원 만대루에서 바라보는 산수 같은 느낌도 자아냅니다. 이 클럽하우스 한옥의 건축 방식과 디테일이 한옥의 고유한 건축미에서 벗어난 점에 대한 지적을 하는 분도 있는 것으로 압니다만, 문화 유적을 복원하는 것이 아니고 골프장 클럽하우스를 지은 것이고 보면 이렇게 하이브리드한 접근은 창조적이라 칭송받아야 한다고 봅니다.(제가 보기엔 한옥 본연의 아름다움도 섬세하게 살려 낸 것 같습니다. 다만, 한옥 모양으로 짓느라 돈이 너무 많이 들어갔겠군요!)

숙박시설과 듄스 코스
라비에벨 올드코스 바로 옆에 듄스코스가 있습니다. 듄스(Dunes)는 모래언덕이라는 뜻으로 이 코스는 올드코스와는 상반된 느낌의 링크스형 코스입니다. 그리고 <빌라듄스>라는 모던한 스타일의 숙박시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트윈룸 구조의 4인실에서부터 스위트룸, 12인실의 연회룸까지 있다고 합니다.

글과 사진 류석무
글쓴이는 기업 경영자입니다. 하는 일이 골프에도 다소 관계를 맺고 있어서 골프 상식에 밝고 업무상 골프장을 많이 다니다 보니, 좀더 생각과 목적이 있는 골프를 하겠다는 생각에서 ‘도화도주’라는 필명으로 골프에세이를 쓰고 있습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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