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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상현의 세계 100대 골프여행] 캥거루와 함께 라운드 '레이크카리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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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5 7번 홀과 그옆으로 캥거루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 호주 서부의 해안 도시 퍼스는 지중해성 기후 덕분에 사시사철 온화한 날씨 속에 골프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의 코스 스타일은 멜버른과 달리 내륙 코스들로, 캥거루들이 페어웨이 위를 뛰어다니는 진기한 구경을 하면서 유칼립투스 나무 숲 속의 도전적인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이 곳을 대표하는 두 개의 코스는 바로 레이크카리녑컨트리클럽(Lake Karrinyup Country Club)과 준달럽이다. 특히 레이크카리녑은 호주 서부에서 가장 뛰어난 골프 코스로 손꼽힌다. 1929년에 개장한 코스는 퍼스 중심가에서 북쪽으로 불과 20분도 안 걸리는 거리의 바다에서 멀지 않은 숲 속에 자리잡았다. 1924년 호주 오픈 우승자인 알렉스 러셀(Alex Russell)이 설계했다. 그는 이 코스 외에도 호주의 이름높은 파라파라우무비치, 로열 멜버른 동코스, 멜버른의 야라야라 등 명코스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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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 홀 페어웨이의 캥거루들.


레이크카리녑에서의 라운드는 유칼립투스 나무들이 무성한 가운데 독특한 모습의 자생종 나무들이 자라고 있어 마치 거대한 식물원에서 플레이하는 느낌이다. 페어웨이 좌우 관목 사이에서 놀고 있는 캥거루들도 눈길을 끈다. 18홀 내내 주변 풍경에서 눈을 떼기 힘들다.

전장은 파72 6531미터의 긴 코스로, 중상급 플레이어라면 6277미터 거리의 블루티에서 플레이해도 도전과 재미를 함께 누릴 수 있다. 넓은 페어웨이 곳곳에 불그스름한 황토색 모래가 깔린 벙커는 강렬한 인상을 준다. 업 다운이 상당하고 도그레그 홀들이 많아 흥미롭고 박진감 넘치는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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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4미터의 짧은 파4 1번 홀.


레이크카리녑에서는 호주의 내셔널타이틀 대회인 호주오픈이 네 번이나 개최되었다. 1968년에는 잭 니클라우스, 1974년에는 게리 플레이어가 우승컵을 들어올렸을 정도로 세계적인 선수들이 이 코스에서 경쟁했고, 2002년과 2003년에는 유러피언투어 조니워커클래식이 개최되어 남아공의 스타인 레티프 구센과 어니 엘스가 우승했다. 특히 2003년 대회 때 엘스는 경이적인 29언더파의 기록으로 유러피언투어 사상 최저타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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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난이도 높은 파4 2번 홀 그린 전경.


코스는 다소 짧으면서 무난한 294미터의 파4 홀로 시작된다. 이어지는 428미터 파4 2번 홀은 반대로 가장 어려운 홀 중 하나다. 오르막 블라인드 티샷에 이어, 벙커들에 둘러싸인 그린까지 가파른 내리막 세컨드 샷을 보내야 한다.

415미터 파4 6번 홀은 코스에서 가장 커다란 그린을 가지고 있지만, 짧지 않은 전장에 그린도 거대한 벙커들에 둘러싸여 있어 파를 기록하기가 쉽지 않다. 핸디캡 1번 홀이다. 블루티에서도 547미터나 되는 파5 7번 홀은 두 번의 긴 샷을 쳐서 페어웨이에 공을 보내는 것도 어렵지만 높이 솟은 포대 그린 위에 어프로치 샷을 올리는 과제를 남기는 난이도 높은 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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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미터 파3 8번 홀.


전장 201미터의 파3 8번 홀도 인상적이다. 연못 건너 높이 자리한 그린의 앞, 뒤를 깊은 벙커들이 지키고 있어 클럽 선택에 고민을 안긴다. 이어 급격한 오르막 파4 9번 홀로 전반이 마무리된다.

평범한 후반 첫 두 홀을 지나면, 135미터 파3 12번 홀이 골퍼를 맞이한다. 짧은 전장에도 불구하고 그린이 작아 볼을 올리기가 결코 쉽지 않다. 핸디캡 6번인 이유는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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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3 12번 홀 그린과 주변의 자생종 나무들.


13, 14, 15번 홀은 급격한 오르막과 내리막이 뒤바뀌며 롤러코스터처럼 흐른다. 특별히 난이도가 높은 것은 아니지만, 주변 풍경에 한 눈 팔면 순식간에 타수를 잃을 수 있다. 파4 16번 홀은 428미터의 긴 전장 덕분에 난이도가 높은 홀로 꼽힌다. 하지만 긴 우드로 오르막 세컨드 샷을 정확히 구사할 수만 있다면 정규 온도 가능하다. 코스는 긴 내리막 파3 17번 홀에 이어, 난해한 세컨드 샷이 요구되는 도전적인 파4 18번 홀로 마무리된다.

18홀을 돌면 쉬운 홀과 어려운 홀이 끊임없이 반복되면서 지루하지 않은 라운드를 경험할 수 있다. 캥거루가 갤러리처럼 코스를 돌아다니고 호주의 들꽃과 유칼립투스 등 수림 속에 빠져 라운드하는 자연의 라운드를 체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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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4 6번 홀 페어웨이와 주변의 유칼립투스 나무들.


레이크카리녑은 2년 전부터 색다른 형식의 유러피언투어인 ISPS한다월드슈퍼6퍼스(ISPS Handa World Super 6 Perth)를 개최하고 있다. 대회 형식이 독특한데 처음 3일 동안은 일반적인 스트로크 플레이를 벌여 상위 24명을 추린 뒤에 마지막 날에는 6홀마다 승자를 가리는 녹아웃 매치플레이(Knock-out match play)를 펼쳐서 최종 우승자를 가린다. 첫해는 퍼스 출신의 브레드 럼포드가 우승했으나 지난해는 태국의 키라덱 아피반랏이 우승했다. 이번 주 목요일부터는 제3회 대회가 열린다고 한다.

[사진과 글=백상현 화이트파인 파트너스 대표, 골프 여행가] *이 글은 필자의 사이트 <세계100대 골프여행(top100golftravel.com)>에서 발췌했습니다. 필자는 전 세계 5대륙 830여곳의 명문 코스들을 여행사 도움없이 직접 부킹하고 차를 몰고 가 라운드 한 국내 최고의 골프여행 전문가입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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