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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축구] 고집불통 사리, 총체적 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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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부진으로 입지가 불안해진 사리 감독. [사진=프리미어리그]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노진규 기자] 사리 감독이 이끄는 첼시가 흔들리고 있다.

첼시는 19일 오전 4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스탬포드브릿지서 열린 2018/2019 잉글랜드 FA컵 16강전에서 맨유에게 0-2로 패배했다. 이는 2012년 이후 첼시가 스탬포드브릿지에서 맨유에게 당한 첫 패배다.

문제는 이런 부진이 일시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최근 한 달 간 아스널(0-2 패), 본머스(0-4 패), 맨시티(0-6 패)에게 모두 한 골도 넣지 못한 채 완패했다. 시즌 초반 나오던 “이탈리아의 전술가가 첼시의 축구를 완전히 바꿔놨다”, “맨시티와 리버풀의 장점을 모두 합친 듯하다”와 같은 찬사는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이제는 ‘사리볼’의 정체가 뭔지 모르겠다는 비판적인 여론이 우세하다.

사리 감독은 답답할 정도로 일관된 선발 명단을 고집하고 있다. 굳이 경기 전 발표되는 선발 명단을 찾아보지 않아도 누가 출전할지 쉽게 예상 할 수 있다. 이는 자연스럽게 다양한 문제점으로 연결된다.

고집스런 선발 라인업은 우선 특정 선수들의 혹사로 이어진다. 에이스 아자르를 비롯해 주전 포백라인(알론소-루이즈-뤼디거-아스필리쿠에타), 조르지뉴와 캉테는 거의 매 경기 출전하고 있다.

이에 팀 내 최고의 유망주로 평가받는 오도이 같은 선수는 기회를 얻기조차 힘들다. 선수 선발에 있어서만큼은 보수적인 사리 감독의 성향 탓에 유망주가 뛸 수 있는 경기가 많지 않다. 이번 맨유 전 역시 0-2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사리 감독의 마지막 교체카드는 공격수 오도이가 아닌 수비수 자파코스타였다. 오도이는 출전 시간에 불만을 품고 바이에른 뮌헨으로의 이적이 유력하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뛰는 선수가 같으니 전술에도 변화가 없다. 사리 감독의 전술은 이미 파훼법이 나왔다. 4-3-3을 기본 형태로 하면서 수비형 미드필더 조르지뉴를 중심으로 공격을 전개하는 사리의 축구는 이제 모든 상대팀들이 알고 있다. 같은 자리에서 세계 최고의 능력을 보여주는 캉테를 전진배치 시키면서까지 본인의 ‘페르소나’를 중용하고 있지만 더 이상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발이 느린 양 풀백 마르코스 알론소와 아스필리쿠에타 역시 상대팀의 공략 대상이다. 이들이 깊게 전진한 틈을 타 뒷공간을 노리는 상대팀들의 전략은 여러 차례 반복되지만 효율적이다.

이에 팬들은 캉테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돌려놓는 방안, 폼이 떨어진 풀백들의 로테이션 등을 요구하지만 사리 감독은 아직 본인의 철학에 대한 믿음이 굳건하다.

불안정했던 사리 감독의 입지는 이번 FA컵 탈락을 계기로 더욱 흔들릴 전망이다. 현지팬들은 벌써부터 경질을 요구하고 있고 언론에서는 이미 사리 감독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첼시는 한 감독의 철학을 길게 믿고 기다려주는 구단이 아니다. 천하의 무리뉴와 콘테도 본인들의 스타일을 고집했지만 결국 감독직을 유지하지 못한 곳이 바로 첼시다. 사리 감독 스스로의 과감한 변화 없이는 첼시에서의 생활이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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