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A대표팀 두 번째 경기를 성공적으로 치른 이강인. [사진=대한축구협회]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박범규 기자] 기분 좋은 대승이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0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2022 FIFA(국제축구연맹)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2차전에서 스리랑카에 8-0, 대승을 거뒀다. 4골을 기록한 김신욱과 손흥민(2골), 황희찬(1골), 권창훈(1골)이 상대 골망을 흔들며 대승에 일조했다.
이날 경기 대승으로 대표팀은 벤투호 출범 이후 최다골 기록을 기존 4골에서 8골로 경신했다. 이 외에도 이강인의 성공적인 성인 대표팀 정착, 선수단 체력 관리 및 점검, 팀 전체의 자신감 상승 등의 소득을 얻으며 15일 펼쳐질 북한과의 3차전을 기분 좋게 준비할 수 있게 됐다.
# 이강인의 성공적인 A대표팀 정착
이강인(18)에게 이번 스리랑카전은 생애 두 번째 A매치였다. 상대가 피파랭킹 202위의 최약체로 꼽히는 팀이긴 했으나 만 18세의 이강인은 도움 1개를 포함, 중원에서 맹활약하며 A대표팀 연착륙에 성공했다.
이날 경기 이강인의 활약상은 도움 1개라는 수치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했다. 침투 패스는 날카롭고 창의적이었으며, 활동량도 준수했다. 동료 선수들과의 호흡 같은 문제는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다. 벤투 감독 역시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소속팀에서 뛰었던 포지션이 아니었음에도 좋은 경기를 했다”며 그를 칭찬했다.
이강인이 성인 무대에 적응하고 있다는 점은 아시아지역 예선을 앞두고 있는 벤투호에 분명한 호재다. 객관적인 전력이 약한 팀을 상대할 가능성이 높은 대회 특성상 이강인이 가진 강점은 상대 밀집 수비를 파훼할 수 있는 확실한 무기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상대가 누구였든 이강인이 성인 무대에서 좋은 활약을 보였다는 점은 분명히 반가운 요소다.
# 선수단 체력 관리 및 점검
전반 이른 시간부터 득점에 성공한 대표팀은 후반 16분 손흥민 대신 권창훈을 투입하며 변화를 가져갔다. 15일 펼쳐질 북한 원정을 대비해 핵심 전력인 손흥민에 휴식을 부여하는 동시에 권창훈의 컨디션을 점검한다는 복안이었다. 교체 투입된 권창훈은 19개월 만에 A매치 득점을 기록하며 자신의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이후 벤투 감독은 후반 23분 김민재 대신 박지수를 투입했고, 7분 뒤엔 남태희를 빼고 ‘신예’이동경을 넣으며 교체카드 3장을 모두 사용했다. 두 교체를 통해 벤투 감독은 대표팀 경력이 적은 박지수(25)와 이동경(22)에게 경험을 부여하는 동시에 직접 필드 위에서 관찰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월드컵이 3년 뒤에 열리는 만큼 어린 선수들의 성장 가능성을 지켜보려는 그의 장기적인 플랜이 담긴 교체이기도 했다.
‘더 높은 곳을 향해.’ 김신욱은 이날 4골을 터뜨리며 자신의 진가를 입증했다. 사진은 0번째 골을 넣은 후 특유의 세리머니를 하는 모습. [사진=대한축구협회]
# 자신감 상승
무엇보다 스리랑카전 8-0 대승으로 얻은 가장 큰 소득은 선수들의 자신감이다. 벤투호 출범 이후 첫 선발로 나선 김신욱(31)은 홀로 4골을 터뜨리며 자신의 기량을 입증했다. 손흥민은 PK 득점을 통해 지난해 겪었던 실축 악몽에서 벗어났고, 권창훈은 19개월 만에 A매치 득점포를 가동하며 오랜 부상 후유증을 털어냈다.
다양한 득점 루트를 통해 골을 만들어 냈다는 점도 팀의 자신감을 높인다. 측면을 활용한 크로스, 세트피스, 중앙 지역에서의 패스 등 대표팀은 자신들의 장점을 이용해 8골이나 득점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5일 뒤 어려운 평양 원정을 앞두고 있는 대표팀에게 있어 많은 골만큼 좋은 보약은 없다.
기분 좋은 대승을 거둔 대표팀은 오는 15일 평양 김일성 경기장에서 북한과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3차전을 치른다. 북한 측의 늦은 일처리 탓에 13일 베이징을 경유해 14일 평양 입국 이후 곧바로 다음날 경기를 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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