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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객원칼럼]또 고질적인 쏠림현상

  • 기사입력 2010-04-01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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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모 음악평론가

인디 문화 성공 돌풍

실제론 소수 작품만 관심

개별적 성공 축하하나

고질적 쏠림현상 경계해야

최근 이른바 인디로 불리는 비주류 음악과 영화의 약진은 눈부시다. 작년만 같아도 주류의 위세에 눌려 판매 차트나 박스 오피스의 상위권에 명함도 내밀지 못할 음반과 영화가 다수의 환호를 받으며 인상적인 실적을 거두고 있다. 사람 아닌 소의 우직함이 심금을 울리는 다큐멘터리 영화 ‘워낭소리’는 3월에 들어서 한국 독립영화 사상 신기록인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처음에는 예술영화관에서만 선보이던 이 작품은 갑작스런 회오리에 현재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도 상영되고 있다. 이것만으로도 획기적이다.

음악은 장기하와 얼굴들이라는 인디 밴드의 곡 ‘싸구려 커피’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막 출시된 이들의 신보는 근래 수년간 인디 앨범치고는 처음으로 판매량 차트에서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미디어들은 주류만이 존재한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인디 문화의 해’임을 희망차게 못박고 있다. 요사이 인디를 언급하지 않는 인터넷 뉴스와 신문이 없을 만큼 그간 생소했던 인디라는 용어가 부쩍 친숙해졌다.

‘워낭소리’와 ‘싸구려 커피’의 약진은 최근의 차가운 경제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비자들이 생필품 아니면 가능한 한 씀씀이를 줄이는 상황에서 문화의 경우는 분명하고 확실한 작품이 아니면 꺼리기 때문에 대중적으로 재미와 감동이 검증된 상기한 작품들에만 수요가 몰린다는 것이다. 일종의 소비자의 안전주의라는 해석이다. 일면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이런 풀이는 설득력이 부족하다. 상대적으로 경기가 괜찮았던 시절에도 음악, 영화, 뮤지컬 등 대중문화 분야에서 우리의 소비 패턴은 늘 소수의 몇몇 작품에 쏠림현상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너도나도 우르르’ 현상, 혹은 아주 못마땅해하는 사람들은 비하하는 투로 ‘개떼 근성’으로 부르는 이 고질적인 흐름은 판매량과 관객 동원과 같은 소비지수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제작 풍토에서도 두드러진다. 1990년대 초반 김건모의 레게음악이 성공하자 비슷한 스타일의 투투, 룰라, 임종환, 마로니에, 닥터 레게 등 무수한 가수들이 레게곡을 들고 나타난 것처럼 우리는 하나의 성공 스타일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한다. 작품성을 떠나 관객이 드는 조폭과 코미디 영화가 한 시대를 풍미한 것이나, ‘맘마미아’와 같은 뮤지컬에 관객이 몰리자 수도 없는 주크박스 뮤지컬이 쏟아져나오는 것도 별반 다름이 없다.

‘워낭소리’와 ‘싸구려 커피’를 두고 인디 문화의 희망과 미래라는 수식을 붙이지만 현재로 볼 때는 천만의 말씀이다. 만약 ‘워낭소리’가 독립영화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라면 다른 저예산 독립 예술영화들도 그만치는 아니더라도 나름의 관객이 목격돼야 한다. 하지만 ‘워낭소리’의 관람객 숫자만 늘어날 뿐 다른 인디 영화의 흥행이 호전되고 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장기하와 얼굴들의 경우도 만약 올해가 인디 음악의 차례라면 그들의 앨범 말고 딴 인디 음악인의 앨범들도 다수 주목을 받아야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오로지 장기하와 얼굴들에만 관심과 소비가 집중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그것 외에 매장에서 잘 나가는 인디 음반은 없고 여전히 다운로딩 횟수도 상당히 저조하다. 미디어의 화제로만 부상했을 뿐이지, 인디에 대한 관심이 대중적으로는 아직 추세화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워낭소리’와 장기하와 얼굴들의 개별적 성공에는 찬사를 보낸다. 그건 분명 재능, 센스 그리고 운이 결합해 주조된 빛나는 결과일 것이다. 하지만 대중문화계가 바라는 것은 소수 아닌 다수의 공생공존이다. 그것이 문화의 기반인 다양성을 이뤄내는 것이다. 주류 음악계가 수년간 몇몇 아이돌 그룹에 쏠렸다면 모처럼 기회가 온 듯한 비주류 음악계는 쏠림을 피해야 하지만, 슬프게도 현실은 닮은꼴이다. 이쪽이나 저쪽이나 같은 셈이다. 여럿을 보는 자세가 요구된다. 문화계 건강에 고질적인 쏠림현상보다 해로운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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