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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부상으로 美 유일체제 다시 없을 것”
“진짜 늑대가 나타났다. 그 늑대는 중국이다”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가 신년호 커버스토리에서 중국의 부상에 따른 미국의 일국 지배체제 몰락 문제를 집중 조명했다. 잡지는 과거 미국을 위협하던 소련이나 일본 등 ‘가짜’ 늑대와는 달리 중국의 위협은 “실질적인 것”이며 미국이 그동안 누렸던 일국 지배체제는 다시 도래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FP는 중국이 소련의 폐쇄 경제체제와는 달리 대외개방을 통해 30년간 꾸준히 성장해온 경제체제가 있고, 인구 면에서도 미국 인구의 절반에 못 미치는 일본과는 다르게 미국의 4배가 넘는 인구가 있기 때문에 머지않아 미국을 누르고 세계 1위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파멸? 기대하지 마라=FP는 “성장하는 법을 아는 국가들은 궤도에서 쉽게 이탈하지 않는다”면서 성장경험을 축적한 독일이 두 차례 세계대전 패배와 대공황 등을 겪은 후 1950년대 다시 강대국으로 올라선 예를 들었다. 중국은 전쟁 가능성이 희박하고 성장동력이 커 계속 성장가도를 달릴 것이라고 FP는 강조했다.

▶미국이 세계 1위? 글쎄=FP는 스탠퍼드대와 MIT 등 유수의 미국 대학엔 각국 인재들이 넘치지만 미국 기업이 일자리를 만들지 않는다면 이들은 대부분 고국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잡지는 포춘이 선정한 세계 최대기업 10위 안에 미국 기업이 두 개밖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군사 분야에서 미국은 지구 반대편의 정부를 몇 주 만에 전복시켰지만, 그 나라를 안정시키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는 것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증명됐다. 잡지는 “미국의 군 예산은 긴축에 들어간 반면 중국의 군사지출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면서 아시아태평양이 중국의 뒷마당이 될 날도 머지않았다고 밝혔다.

▶세계화가 서구의 가치 확산 못한다=FP는 세계화와 자유무역을 통해 경제가 성장한 국가는 민주주의로 이어진다는 가정과 새롭게 민주화된 국가들은 미국에 우호적일 것이란 가정은 모두 틀렸다고 지적했다. 1989년 톈안먼 사태가 났을 때만 해도 중국의 일당지배 체제가 20년 이상 지속될 것이란 서방 분석가는 없었다.

세계 최대 민주주의 국가인 인도는 도하 라운드협상이나 기후변화 문제에 미국과 입장을 달리했고, 브라질 역시 베네수엘라와 이란 문제에서 미국과 상반된 태도를 보였다. 터키는 민주화될수록 이스라엘이나 이란에 대해 미국과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세계는 ‘제로섬 게임’=FP는 넓은 지정학적 관점에서 보면 향후 세계는 제로섬 게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잡지는 “정치ㆍ경제 힘이 서에서 동으로 옮겨감에 따라 새 경쟁구도가 생긴 것”이라면서 미국이 1991년 소련붕괴부터 2008년 금융위기까지 누렸던 17년간의 유일 지배체제를 다시 경험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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