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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사원장 거부 응집력으로 공천 개혁을
한나라당 공천개혁특위 위원장인 나경원 최고위원의 ‘상향식 공천 개혁’ 추진 발언에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국민을 대변해야 할 정당과 정치인이 계파 정치로 제 기능을 못하고 ‘끼리끼리 정당’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게 개혁 이유다. 방향은 종래 하향식 공천을 상향식으로 바꾸는 것이다. 공천 과정에 주민이 참여하고, 의정 활동을 객관적 지수로 평가해 반영하며, 공천심사위원회 폐지 대신 공천관리위원회를 신설하는 것 등이 주요 내용이다. 한 마디로 계파 보스가 쥔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준다는 것이다.

내년 19대 총선을 앞두고 여당이 공천 틀을 확 바꿔보겠다는 발상은 신선하고 바람직하다. 사실 그동안 공천은 국민의 의사와 관계없이 철저히 계파 간 나눠 먹기로 일관했다. 선거 때마다 공천심사위원회를 두지만 실제 공천은 밀실에서 은밀히 이뤄졌고, 그 과정에서 거액의 ‘정치 헌금’이 오가기도 했다. 공천의 영향력을 누가 행사하느냐에 따라 공천학살이니, 살생부니 하는 말이 나돌았다. 이 결과, 국회의원들은 본연의 의정활동은 뒷전인 채 공천권자의 의중 헤아리기에 급급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비민주적이고 전 근대적인 정치구조 때문에 우리 정치가 발전하지 못하고 지금껏 삼류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나경원 공천 개혁’이 성공한다면 이런 구태를 벗고, 정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여지가 생긴다.

그러나 의도가 아무리 좋아도 실행되지 않는다면 소용이 없다. 나 최고위원의 공천 개혁 방향이 알려지자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회의적”이라는 반응이 적지 않다. 가령 계파에 줄을 서는 정치인은 공천에 불이익을 주겠다고 했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현재 당내 최대 계파인 친이명박계와 친박근혜계의 핵심 인사를 누가 걸러낼 것인가.

물론 정치판에서 기득권 허물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당장 여당 지도부가 못마땅한 눈치다. 그렇더라도 잘못된 판을 바꾸는 개혁이 멈춰선 안 된다. 다행히 당내 소장파 의원 중심의 나 최고위원 개혁 지지 세력이 빠르게 늘고 있다. 이들과 함께 정치 생명을 걸고 추진하면 관행과 구태의 벽이 허물어질지 모른다. 청와대 비서 출신을 감사원장에 임명하는 게 부당하다고 반기를 든 한나라당 내 분위기라면 이런 공천 개혁 추진의 응집력은 충분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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