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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가와의 전면전, 추가인상 여지
한은 기준금리 0.25%P 전격 인상…배경·전망
자산시장 거품 징후

정부 미시 대응만으론 한계

통화량조절 정공법 택해

“연내 3~4회 더 올릴듯”


‘물가와의 전쟁’에서 몽둥이를 든 정부가 보병이라면, 통화량 조절이란 무기를 가진 한국은행은 공군 격이다. 보병만으로는 ‘물가전선’을 지키기 어렵다고 판단한 듯 보인다.

한은이 물가전쟁의 전면에 나섰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3일 새해 첫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다. 금리를 올려 시중의 돈줄을 죄야 물가를 잡을 수 있다는 일부 시장의 요구에 반응한 것이다. 게다가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는 시그널을 강하게 보냈다.

▶기준금리 인상배경=금통위의 기준금리 결정 전 시장에서는 두 가지 견해가 충돌했다. 최근 물가불안이 원유ㆍ곡물 등 원자재 가격 급등이 초래한 비용상승(Cost-push)형이냐, 아니면 빠른 경기회복으로 총수요압력이 커져서 생긴 수요견인(Demand-pull)형이냐는 논란이었다.

일시적인 비용상승으로 인한 물가불안 성격이 강하다고 본 쪽에서는 이럴 때 정부가 원자재 공급량을 늘리고, 공공요금 인상을 최대한 억제하는 식의 미시적 접근이 필요하지 자칫 금리나 환율을 건드리면 부작용이 크다고 주장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11일 ‘연초 물가상승 배경과 대책’ 보고서에서 “최근 물가 오름세는 비용상승(공급충격) 측면이 더 강하다”며 “기준금리를 올리면 해외자본 유입 증가, 환율의 급속한 하락, 서민과 중소기업의 자금사정 압박 등 부작용이 커 미시적 대응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수요압력이 누적된 결과로 본 쪽에서는 정부의 미시적 대응으로는 안된다며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려 시중에 넘쳐나는 통화량을 줄이는 게 근본 처방이라고 했다. 물가불안과 초저금리가 장기간 지속돼 주식ㆍ부동산 등 자산시장의 거품 징후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금리를 정상화하는 게 정공법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금통위 회의에서 총재를 포함, 6명의 금통위원은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하지 못했지만 결국 금리인상이란 정공법을 택하면서 물가안정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향후 전망=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날 정부는 물가안정종합대책을 발표했다. 향후 기준금리 인상 속도와 폭은 정부 대책의 효과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물가불안이 쉽게 진정될 상황은 아니다. 넘쳐나는 글로벌 유동성이 밀어올리는 원자재 가격을 잡는 데는 한계가 있고, 위태위태한 중국의 물가불안이 우리 경제에 전이되는 ‘차이나플레이션’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대내적으로는 부동산 가격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인플레 기대심리를 부추겨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몰릴 수도 있다.

금통위는 지난 6일 2011년 통화신용정책 운영 방향에서 “기준금리는 우리 경제가 견조한 성장을 유지하면서도 물가안정 기조를 확고히 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며 통화신용정책의 무게중심을 물가안정으로 옮겼다. 신창훈 기자/chuns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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