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역전의여왕‘, 패러디찾기
MBC 월화극 ‘역전의 여왕’ 속에 담겨진 숨은 패러디 암호 찾기가 재미를 톡톡히 주고 있다. ‘시크릿가든’ 못지 않게 ‘역전의 여왕’도 박지은 작가 특유의 어록과 패러디의 향연으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안겨주고 있다.

‘역전의 여왕’과 ‘시크릿 가든’은 ‘드라마 크로스오버’라는 신조어를 낳았다. ‘시크릿 가든’에 출연중인 오스카 역의 윤상현은 ‘역전의 여왕’의 원조격인 ‘내조의 여왕’에서 김남주(천지애)와 태봉이라는 역할로 호흡을 맞췄던 인연이 있다. 이에 ‘시크릿 가든’에서 윤슬(김사랑)은 오스카에게 “천지애와 있었잖아!”라며 화를 냈고 윤상현의 헤어스타일은 김남주의 미니포셋 헤어와 닮았다는 이유로 시청자들에게 “태봉이가 아직도 천지애를 잊지 못했다”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역전의 여왕’에는 특별기획팀 홈쇼핑 모델로 섭외하려 했던 ‘박채린’이라는 인물이 있다. 이는 ‘시크릿 가든’에서 오스카의 스캔들 상대로 나왔던 박채린과 같은 이름이어서 등장하지 않는 허구 속 인물 하나하나에까지 재미를 더하는 작가의 참신함을 엿볼 수 있었다. 꼬픈남 박시후(구용식)와 까도남 현빈(김주원)은 재벌남이라는 이색 설정과 각각 껌딱지커플 비서강우와 연애에 바쁜 김비서와 돈독한 호흡을 보이고 있어 절묘하게 닮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지난 25회에서 구용식은 기획팀으로 가게 된 황태희에게 “내 팀장이 구용식이다. 왜 말을 못해! 왜 말을 못하냐고!”라며 ‘파리의 연인’ 속 박신양 대사를 패러디해 ‘귀요미 술주정’이라는 이슈를 낳았다.

또한 19회에서는 황태희가 구용식의 구애를 받고 TV를 보다 상상의 나래를 펴는 장면에서 ‘욕망의 불꽃’ 속 사모님 신은경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큰 웃음을 줬다.

뿐만 아니라 예능 프로그램인 ‘슈퍼스타K’를 패러디 해 구용식이 특기팀 팀원들에게 “제 점수는요”라며 신제품 개발 관련 점수를 매기는 장면과 딸 소라가 태희에게 껌을 주며 “친구랑 나눠 먹어”라고 말하는 CF 패러디도 화제를 낳았다. 첫 회에서는 봉준수(정준호)가 옛애인 백여진(채정안)에게 “그래 널 부숴버리려고 그런다”라며 드라마 ‘청춘의 덫’을 패러디하기도 했었다. 또한 주유소집 아들과 선을 본 유경(강래연)에게 강우(임지규)는 “어떻게 사랑이 변하냐”며 영화 ‘봄날은 간다’를 패러디해 절절한 울음 속에서도 특유의 재치를 잃지 않았다.

직접 출연하지 않아도 대사 속에서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카메오들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황태희는 골드미스 시절 황미실이라는 자신의 별명을 언급하며 “사람은 실수할 수 있다. 그러나 내 사람은 그럴 수 없다”는 미실의 대사를 인용했다. 또한 유경이 교제하는 남자의 이름은 팔봉빵집에서 일하는 ‘김탁구’, 법조계의 인맥을 자랑하던 용식에게 비서강우는 ‘마혜리 검사’를 부르면 되겠느냐고 묻는 등 시청자들은 대사 속에 등장한 카메오들의 이름 하나하나에도 폭소했다.

1cm 앞까지 바싹 다가가 “그럼 이제 내 맘대로 해도 되는 거죠”라고 폭풍고백을 해 태희의 눈빛을 흔들리게 했던 용식의 폭풍고백은 같은 드라마 속에서 비서 강우에 의해 패러디 돼 감동을 또다른 재미로 각색 시켰다.

강우는 용식과 외국으로 떠나기로 결정됐던 상황에서 유경에게 이제 같은 회사 직원이 아니니 유경씨를 내 맘대로 해도 되겠냐며 용식의 폭풍고백을 그대로 재현한다. 한적한 골목에서 유경을 기다리던 진지한 모습과 갑자기 다가가는 모션까지 용식을 완벽 재현한 강우의 고백 패러디에 사람들은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연애관련 서적을 독파하고 있는 용식과 실제와는 동떨어진 이론만을 늘어놓는 강우 두 사람의 껌딱지 커플 호흡은 패러디를 통해서도 또한번 큰 웃음을 안겨줬다.

‘역전의 여왕’은 지난 26회에서 자체 최고 시청률 20.8%(AGB닐슨 수도권)를 기록하며 월화극 1위의 왕좌를 지켰다. 26회에서는 황태희 자신도 몰랐던 용식에 대한 마음을 준수 앞에서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려 앞으로 세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진전될 지 귀추를 주목시키고 있다.

제작진은 “역전의 용사들이 각자의 삶을 주체적으로 선택하고 꾸려나가는 모습을 시청자들이 흐뭇하게 지켜봐 주시는 것 같다”며 “드라마 속의 감동과 재미가 시청자들이 살아가는데 힘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wp@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