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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정식 기자의 시승기> GM CTS쿠페...어메리칸 럭셔리 쿠페란 이런 것
보는 순간 느낌이 왔다. 이 차의 주인은 강인한 카리스마를 지녀야 한다는 것을.

차가 내뿜는 기(氣)가 워낙 세다 보니 웬만한 주인은 감당할 수 조차 없는 차였다. 바로 캐딜락 CTS쿠페다.

1902년 미국에서 처음 탄생한 캐딜락은 역사와 전통의 브랜드로 유명하다. 특히 금세기 들어 주춤하고 있는 미국 자동차 산업에게는 자존심과 같은 브랜드다.

CTS는 지난 2002년 첫 선을 보였다. 한국에서는 영화 매트릭스의 자동차로 유명세를 치렀다. 하지만 캐딜락이 몸이 슬슬 근지러웠나 보다. 4도어 세단이 아닌 쿠페 변종을 만들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캐딜락 CTS쿠페’는 3.6ℓ V6 VVT 직분사 엔진에 하이드라매틱 6단 자동변속기를 지녔다.

솔직히 최고출력 304마력에 최대토크 37.8㎏ㆍm의 성능표는 최근 흐름을 봤을 때 파워풀한 심장은 아니다. 하지만 일단 디자인 만으로도 이 차의 매력은 차고 넘친다. 4도어 세단에 적용해도 길에서 보면 확 튀는 특유의 심하게(?) 각이 진 디자인은 쿠페에 적용되면서 실제로 보니 ‘좀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눈에 띈다.

사실 앞모습은 CTS 세단에서 거의 변화가 없었다. 이제는 약간은 심심해 보이는 라디에이터 그릴도 세단과 거의 동일한 디자인이 그대로 채택됐다. 깜짝 놀랄 변화는 옆모습부터 시작됐다. 차의 골격에서 가운데 기둥을 말하는 ‘B필러’ 그리고 천장에서 트렁크라인으로 연결되는 이른바 ‘C필러’는 어떤 차에서도 볼 수 없었던 과감한 디자인이면서 웅장함을 보여주었다.

후미등은 재규어 뉴XJ의 맹수의 발톱 자국 디자인과 비슷하면서도 미국차 클래식카에서 볼 수 있는 특유의 수직 램프 DNA까지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트렁크는 각이 진 ‘V’자 형 디자인의 각도를 더 좁혀 스포티함을 강조했다.

자동차 바디 속으로 숨어버린 도어 손잡이와 뒷범퍼의 가운데로 모인 더블 머플러는 세심한 디자인 마무리를 느끼게 해줬다.

내부는 도어 개폐기가 당기는 손잡이 형태가 아닌 버튼식이라는 것외에는 CTS 세단과 비교했을 때 거의 차이가 없었다. 특징은 뒷자리는 일단 앉고 나면 쿠페임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아주 넉넉한 공간이 나온다는 것. 벤츠 E클래스 카브리올레서도 읽혔듯, 최근 출시되는 쿠페들의 디자인은 뒷자리의 활용도를 높이는 추세다.



이 물건의 카리스마는 주행을 하면서 더욱 느껴졌다. 고속주행 성능은 미국 머슬카의 유전자를 물려받았음에도 뿌리는 캐딜락 특유의 고급스러움을 잃지 않겠다고 외치는 듯 하다. 6단 하이드라매틱 변속기는 쿠페답지 않게 왠만한 도심 주행에서 고RPM을 사용하지 않도록 세팅됐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공인연비는 8.8㎞/ℓ, 도심 실연비는 6㎞/ℓ 정도다. 일단 1.8톤에 달하는 무게가 연비에는 부담이다. 하지만 이는 반대로 해석하면 새시 부터가 일반 쿠페와는 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말한다. 당연히 주행시 전해지는 핸들링이나 급가속ㆍ급제동 시 안정감은 동급 경쟁차들에 비해 우월하다.

옥의 티는 차 자체의 단점이 아닌 수입될 때 당시의 사양에서 나타났다. 차량에 기본 장착된 사양이 여름용 타이어여서 한겨울, 특히 눈이 많은 날씨에는 거의 주행이 불가능할 정도다. 가격은 부가세를 포함해 6380만원. 세단과 거의 차이가 없는 가격이다. 디자인적 취향에 따라 선택이 가능하도록 만든 전략적 가격정책이 돋보인다.

<윤정식 기자@happysik>
yj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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