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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책>아이와 함께 읽는 옛이야기
공동체의 정신과 문화는 이야기를 통해 전해진다. 이야기로 재구되지 않은 문화는 생명력을 잃고 사라지게 마련이다. 그런 의미에서 전통문화와 우리것을 이해하는 매개체로 이야기책만한 게 없다. 예전에는 할머니, 할아버지 무르팍에서 듣던 옛날 이야기를 재미있게 상상력을 덧입힌 이야기책을 통해 아이와 함께 읽어나가며 설 명절 동안 조상의 지혜를 나누는 것도 좋겠다.

학고재가 쇳대시리즈로 내놓은 ‘잠자는 호랑이 코털을 건드리다’는 우리 문화 속 ‘동물상징’에 담긴 동물들의 생김새에 대한 유래담과 민화가 들어있다. 호랑이, 개, 토끼, 소, 등 동물들은 인간과 동떨어진 존재가 아니라 조상들의 삶과 의식세계를 반영한 상징물로 생활 속의 친숙한 대상이다. 옛이야기에 등장하는 동물들의 지혜, 어리숙함, 충성심, 탐욕, 민첩함 등과 관련된 얘기들은 바로 세상 얘기나 다름없다. ‘잠자는 호랑이 코털을 건드리다’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다’ 등 동물들의 옛이야기와 속담, 민속신앙, 민화 등 다양한 전통 문화와 만날 수 있다.


쇳대시리즈 두 번째권인 ‘비굴이 아니라 굴비옵니다’는 우리나라 전통음식에 얽힌 역사와 우리 조상들의 생활문화를 알려 주는 옛이야기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여덟 가지 전통음식 오곡밥, 전골, 팥죽, 굴비, 막국수, 인절미, 비빔밥, 설렁탕이 어떤 이야기를 품고 있는지 역사 속의 얘기들이 흥미롭다. 또한 각 음식이 갖고 있는 고유한 빛깔들, 즉 오방색에 관한 정보는 재료를 고르고 고명을 얹으면서도 맛뿐만 아니라 모양에 정성을 기울인 선조들의 미의식을 눈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예종의 장인이자 사위인 이자겸과 굴비, 왕의 목숨을 살린 까마귀를 위한 오곡밥, 군인을 위한 특별식 전골 등 음식의 유래를 듣고 나면 음식은 그냥 먹을거리가 아니다.

‘한 판 놀아보자 탈춤’(문학동네)은 긴 한삼으로 하늘을 가르며 힘차게 땅을 박차 뛰어오르는 탈춤은 아이들도 좋아하는 우리춤이지만, 춤의 용어나 동작을 어른들도 제대로 아는 경우는 드물다. 우스꽝스럽고 과장된 탈에 대한 이해와 함께 양반과 말뚝이, 노장 스님과 취발이 등 주인공들을 만나면서 춤을 읽는 재미가 색다르다.


‘꼬마 와박사 소마 미륵사에 가다’(사계절)는 백제의 사비성에 살며 훌륭한 와박사를 꿈꾸는 소마의 이야기를 통해 백제의 농업 환경과 발달된 기술 문화를 들려준다.

‘할머니 제삿날’(비룡소)은 어른들의 일이거나 번거로운 일, 혹은 귀신 얘기 정도로 무섭게 여기는 제삿날을 돌아가신 할머니와 만나는 반가운 날로 그림으로써 전통문화와 가족 간의 정을 새롭게 부각시킨다.

이윤미 기자/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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