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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품+외식+문화’ 삼박자 어우러진 ‘꼼데 거리’를 아세요?
“요즘 ‘꼼데 거리’가 뜬다는데 가봤니?“ ”어디야? 이름이 특이하네“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꼼데가르송 길’이 ‘제2의 가로수길’로 부상하며 멋장이들 사이에 화제가 되고 있다.

‘꼼데 거리’란 서울 이태원에서 지하철 6호선 한강진역 쪽으로 곧게 뻗은 700m의 길을 일컫는 말. 지난해 8월 명품브랜드 꼼데가르송의 플래그십 스토어(대형 단독매장)가 문을 열면서 ‘꼼데 거리’란 별칭이 붙었다. 예술을 즐기고 멋과 유행을 추구하는 감각파들이 모여들면서 이 거리는 단숨에 입소문을 탔다.

꼼데가르송(Comme des Garcons) 거리는 요즘 자고나면 근사한 맛집과 멋집이 속속 들어서며 ‘새 옷’을 갈아입고 있다. 때문에 낡은 건물과 감각적인 샵들이 공존하는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특히 유명 건축가와 설치 미술가의 스튜디오가 들어선 데다, 카드회사의 멋진 콘서트홀과 뮤지컬 전용극장 등이 문을 열 예정이어서 성장 가능성은 더욱 높을 것으로 꼽힌다. 현대카드가 2013년 완공을 목표로 꼼데가르송 뒷편에 지하 4층~지상 4층 규모로 앞에 짓고 있는 콘서트홀의 경우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 상(賞)’을 수상한 일본의 실력파 건축가 세지마 가즈요(妹島和世)와 니시자와 류에(西澤立衛)가 설계해 화제다. 결국 꼼데 거리를 뒤에서 보란듯 호위하고 있는 삼성미술관 리움(Leeum)과 함께, 이 지역은 문화애호가들에게 ’꼭 가봐야할 코스’로 부상할 전망이다.

서울서 가장 트렌디하고 핫(hot)한 거리로 꼽히는 한남동 꼼데가르송 거리의 모습. 명품패션과 카페, 예술 등 삼박자가 어우러지며 감각파 멋장이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사진=안훈 기자/rosedale@
‘꼼데가르송 거리’의 중심이 되는 꼼데가르송 빌딩은 유명 디자이너 레이 카와쿠보가 직접 디자인한 것으로, 외관부터 인테리어까지 건물 전체가 한점의 거대한 예술품이다. 내부엔 의류 매장뿐 아니라 아트갤러리, 고급 레스토랑까지 문화ㆍ예술ㆍ상업 공간이 한 데 어우러져 있다. 건물의 각층은 경사진 터널로 연결되며 꼼데가르송의 13개 브랜드가 전시돼 있다. 지상 1층에는 유기농 건강식 카페 ‘로즈 베이커리’와 ‘플레이 박스’가 젊은이들의 발길을 끈다. 건물 지하의 아트갤러리(한남Six)에서는 일본 꼼데가르송 갤러리에서 선보였던 작품이 순회전시되곤 한다.

꼼데 거리는 낡은 상점과 유흥주점이 있는 이태원의 옛 번화가와 사뭇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한적하고 고급스러우면서 동시에 개성이 넘치는 것. 낡은 주택과 현대식 건물이 뒤섞여 있는 좁은 길을 걷다 보면 흡사 유럽 어느 거리에 온 듯한 기분이 든다.

꼼데가르송에 앞서 이 거리에 문화ㆍ예술의 이미지를 심은 것은 누가 뭐래도 2004년 개관한 삼성미술관 리움이다. 리움 개관 후 건너에 SPC그룹의 디저트카페 ‘패션5(PASSION 5)’가 오픈하며 미식가들이 몰려 들었고, 세계적 명성의 셰프 에드워드 권이 압구정동및 청담동을 마다하고, ‘더 스파이스(The Spice)’라는 식당을 야심차게 오픈하자 한남동은 ‘트렌드의 첨단’을 달리는 아이콘이 됐다. 그리고 지난해 꼼데가르송 매장이 들어서면서 예술, 쇼핑, 음식의 삼박자가 완성됐다.

여기에 앙드레김 주얼리와 명품시계를 취급하는 M&B 매장, 아우디 등 수입차 전시장, 강남 유명 한식점인 삼원가든의 스테이크하우스 붓처스컷 등이 가세해 ‘명품과 외식, 문화가 함께 하는 거리’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꼼데가르송 거리’가 주목 받는 또다른 이유는 다른 번화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개성과 차별성 때문이다. 이 곳에는 금기나 터부가 없다. 다른 데 있으면 지나치게 튈 만한 것도 신선하고 독창적인 것으로 수용된다.

국내에는 아직 생소하지만 뉴욕에서 한참 인기몰이 중인 두부 디저트전문점 ‘교토푸(Kyotofu)’, 패션 디자이너 박수우ㆍ건축가 유이화 부부가 운영하는 부티크 겸 레스토랑 ‘B shop + B kitchen’ 등은 모두 신 개념의 생경한 샵이었지만 이 동네에선 너끈히 먹혔(?)다. 이들 새로운 상점은 단순히 먹거리나 물건을 파는 게 아니라 트렌드를 판다는 게 무엇인지 보여주었다.

한편 꼼데가르송 거리는 주변 지역에 미치는 파급력도 대단하다. 최근 1년 사이 이 일대는 상점이 급증하는 것은 물론 부동산 가격 또한 치솟고 있다. 그 만큼 매출이 높고, 성장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이 거리에 지점을 오픈한 디저트 카페 ‘코코 브루니’의 성현모(29) 점장은 “서울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트렌디하고 감각적인 문화예술 거리여서 이곳을 선택했다”며 “서울 전역에서 고객이 폭넓게 찾아오며, 관광객과 연예인도 적잖이 찾는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너무 번화하지 않으면서도 볼거리가 있는 곳이란 점이 매력이라는 것.

한남동 꼼데 거리의 잠재력을 가장 먼저 알아본 것은 삼성가(家)였다. 삼성가는 한남동 일대에 상당한 부지를 소유하고 제일기획, 리움 등을 일찌감치 자리잡게 했다. 꼼데가르송 역시 삼성 계열 제일모직에서 전개하는 브랜드다.

주말이 되면 꼼데 거리는 트렌드에 민감한 멋장이들이 앞다퉈 모여들며 거리가 활기를 띈다. 그런가 하면 인파 한 편으론 또다른 패션샵과 카페, 문화예술공간이 앞다퉈 입주하느라 공사가 한창이다. 기존 압구정동 청담동과 홍대, 삼청동 등을 공략했던 카페, 레스토랑도 하나 둘 분점을 내며 스며들고 있다. 바야흐로 한남동 ‘꼼데 거리의 시대’가 온 것이다.

앞으로 한강진역 옆에 뮤지컬 전용극장 ‘쇼파크’와 꼼데가르송 뒷편의 현대카드 콘서트홀까지 문을 열면 ‘꼼데 거리’는 먹을거리, 즐길거리, 볼거리 등 놀이문화와 예술까지 망라하며 모든 면에 걸쳐서 막강한 파워를 갖추게 된다. 여기에 과거 이태원에서부터 이어진 이국적인 분위기가 융합되면, 글로벌한 감각을 즐기는 멋장이들을 더욱 사로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태효정 인턴기자, 이영란 기자/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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