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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카메라가 출시되고, 대중화된 지 몇 년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이제는 취미로 사진을 한다는 사람들이 꽤 많다. 이런 사진 대중화의 중심에 델피르가 있다.

문제1. 델피르의 직업은?

① 사진작가 ② 이미지 전달자

답은 2번. 델피르는 사진작가가 아니다. 사진작가의 작품을 책, 영화, 전시회를 통해 대중에게 전달하는 이미지 전달자다.

문제2. 델피르가 사진작가와의 공동 작업에서 가장 중시하는 것은?

① 일의 효율성 ② 우정 ③ 수익

역시 답은 2번. 델피르는 이렇게 말했다. “작업 공간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과 서로 공감하면서 얻게 된 깊은 우정이 없었다면 아마 어떠한 작품도 나오지 않았을 것이고 나 또한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델피르와 ‘친구들’이란 제목은 이번 전시에 잘 맞는다. 자, 이 두 가지를 알았다면 우린 『델피르와 친구들』을 감상할 준비를 마친 셈이다.

델피르와 친구들은 ‘사진의 미다스 손’이라 불리는, 출판인이자 전시기획자, 아트디렉터, 영화제작자인 델피르의 사진 인생 60년을 위해 그의 친구들이 헌정한 전시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로버트 프랭크, 요세프 코우델카, 로베르 두아노 등 20세기 세계 사진사를 움직인 거장 13명의 오리지널 프린트 185점과 델피르가 직접 기획한 사진집 150권이 전시되며, <이미지 전달자 델피르의 초상> 등 영화 4편도 상영된다. 

ⓒMichel Vanden, Eeckhoudt, Naked Dog, Belgium, 1993.
13人13色

내게 델피르와 친구들에서 가장 좋았던 점을 하나 꼽으라면 단연 ‘다양성’이다. 과거 몇몇 개인 사진전에서 비슷비슷한 느낌의 사진에 금방 흥미를 잃은 적이 있다. 그러나 이번 전시에서는, 사진작가 13명 각각의 개성이 살아 있는 사진을 감상할 수 있어 지루해질 틈이 없었다. 세상의 부조리를 불편할 정도로 생생히 보여주는 사진부터 화려한 패션 사진, 평범한 일상 사진, 강한 생명력이 느껴지는 아름다운 자연 사진까지, 모든 사진에 작가들의 재능이 유감없이 발휘돼 있었다. 주머니에 딱 들어갈 만한 크기의 포토포슈 역시 전시를 다양하게 한다. 시집처럼 들고 다니며 언제나 사진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한 델피르의 회심작인 포토포슈는 사진 대중화에 크게 기여했다고 한다. 앙증맞은 크기의 포토포슈 수 십개가 전시돼 있는 벽면은 눈을 즐겁게 한다.

특히, 델피르가 그의 친구들(세계 최고의 사진작가들)과 함께 작업을 하는 모습의 메이킹 포토를 보면, 그들의 끈끈한 우정과 시너지가 부럽기까지 하다.

보고 듣고 만지는 사진

이번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은 직접 몸으로 작품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대게 작품이 많은 전시에서는 처음에 의욕적으로 작품을 천천히 음미하다가 마지막엔 급격한 체력저하로 대충 ‘훑고’ 나올 때도 있다. 하지만, 『델피르와 친구들』에서는 그러지 않아도 된다.

전시장 중간 중간에 의자가 비치되어 있기 때문. 여기엔 작가들의 사진집도 놓여 있어 천천히 둘러보며, 여유롭게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 20세기 사진의 거장들의 작품을 내 것인 양 직접 만지고 들여다보며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곳에서는 무쇠체력인 사람일지라도, 어느새 사진집 하나를 들고 앉아 있는 자신을 발견할 지도 모르겠다.  

또, 모니터를 설치해 영상 관람이 가능한 것도 특징이다. 사실상 그동안의 전시는 단순히 관객이 먼 발치에서만 바라만보는 피상적인 관람이었지만, 『델피르와 친구들』은 작품 세계의 이해와 관객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친절한 전시였다.

전시된 사진 중엔 우리가 봤을 법한 유명한 사진도 몇 개 있다. 로베르 두아노의 ‘시청 앞에서의 키스’, 르네 뷔리의 ‘체 게바라’가 그렇다. 아는 사진을 실제로 봤을 때 느낌은 또 새롭다. 

ⓒRobert Doisneau_gamma rapho, 시청앞에서의 키스, 1950.

세계 최고 사진의 만남 『델피르와 친구들』

일시: 2010년 12월17일(금) ~ 2011년 2월27일(일) *12/27, 1/31 휴관(마지막 월요일)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3층

요금: 성인 1만원(시각예술전공 대학생 현장구매시 20%)

관람 시간: AM 11:00 ~ PM 7:00 (전시종료 1시간 전에 입장마감)

전시구성:

- 사진의 역사와 만나다

- 세기의 사진책을 만나다

- 신화가 된 사진을 만나다

- 영화로 만나는 거장의 숨결

문의: 02-710-0765 delpire@hani.co.kr

공식 홈페이지: www.delpirekorea.co.kr 

http://www.camhe.co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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